중국 ‘헝다 사태’는 시작일 뿐….부동산 ‘조정의 회오리’

헝다(恒大·Evergrade)에서 시작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난, 채무불이행(Default) 가능성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할 지경이라는 것.

헝다는 지난달 두 차례 달러채권 이자를 못 냈고 지난 11일에도 달러채 3건에 대한 이자 1억4800만달러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약 77억달러, 2023년엔 108억달러나 된다. 헝다의 부채는 1조9500억위안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할 정도.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 브러더스 사태의 중국판이 재현될 수도 있단 얘기가 나오는 건 과언이 아니다.

당다이(當代·Modern land China)가 오는 25일 만기인 채권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상환을 3개월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고, 신위안 부동산(鑫苑·Xinyuan Real Estate)은 15일 만기 채권 등에 대한 부실채권교환(DDE) 제안을 한 상태. 화양녠(花樣年·Fantasia Holdings Group)의 자회사 비구이위안(碧桂園) 부도 가능성에 설에 이어 12일엔 신리(新力·Sinic) 홀딩스의 디폴트 가능성도 전해졌다. 오는 18일 만기인 2억5000만달러 채권에 대한 원금은 갚지 못할 것이란 것이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부채 한도를 설정하고 축소를 요구하며 채권 발행을 제한하는 이른바 ‘3대 레드라인’ 규제를 내린 이후 올들어 본격적으로 이 같은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구매가 줄며 개발업체들의 매출도 줄고 있다. 커얼루이(CRIC)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총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36% 줄었고, 헝다를 비롯한 10대 개발업체로 범위를 좁히면 매출 감소폭은 44%까지 커진다. 중국 경제의 20%를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또 가계 자산의 상당 부분이 주택과 부동산에 묶여있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조정은 가계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단기적인 경기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부동산 업체들의 판매 부진은 고용과 지방정부 재정 등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12일(현지시간)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수정하면서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8.0%로 기존 전망치대비 0.1%포인트 낮췄다. 지난 4월에 8.4%를 제시했던 것에 비하면 현저하게 하향 조정됐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전망치를 8.2%에서 7.8%까지 낮췄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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