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의 인상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일자리 수를 감소하게 한다”는 통념을 실증적 연구를 통해 반전시킨 미국의 경제학자가 11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를 비롯, 노동 시장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고 사회과학에서 자연실험(natural experiments)을 통해 인과 관계를 도출해 낸 3명의 학자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조슈아 D. 앵그리스트 매사추세츠주 공과대학(MIT) 교수, 귀도 W. 임벤스 스탠퍼드대 교수가 공동 수상자다.

데이비드 카드 교수는 지난 1994년 지금은 고인이 된 앨런 크루거 스탠퍼드대 교수와 함께 실증 연구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수)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증가시켰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논문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펜실베이니아 주, 뉴저지 주 등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린 곳의 패스트푸드 업계를 들여다 봤다. 당시, 그리고 지금도 지배적인 사고는 “임금이 올라가면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 일자리를 줄인다”는 것이지만 오히려 최저임금이 늘어났는데도 고용이 증가했단 사실을 발견했고, 이 결과를 토대로 많은 나라들이 최저임금을 인상하게 된다.

이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인 1993년 전미경제학회(AEA)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79%가 “최저임금이 청년 및 저숙력 노동자들의 실업률을 높인다”는데 동의했는데, 2000년 설문에서 같은 답을 한 회원은 46%에 불과했다. 경제학의 한 통념(conventional wisdom)을 깼다고 볼 수 있다.

카드 교수는 이민자들이 많이 몰려오면 현지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통념도 깼다. 1980년 이민 허용 결정 이후 배를 타고 미국으로 향한 행렬, 즉 마리엘 보트 리프트(Mariel Boatlift)을 통해 쿠바인들이 대거 유입됐는데, 이것이 마이애미에서 일하는 저숙련 현지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 낸 것. 후속 연구를 통해 오히려 이민이 늘어나면 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수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도 도출하기도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