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 전기차에 안정적 전력 공급하는 새 기술 공개
미국의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전기차 전력 공급을 일정하게 하는 새 기술을 공개했다.
30일라이언 매넉(Ryan Manack)IT 마케팅 이사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2025년까지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새 제품 공개로 전치가 설계의 복잡성이나 주행거리 증가 등 전기차 보급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제품 ‘UCC14240-Q1’는 1.5W 절연 DC/DC 바이어스 공급 모듈이다. 바이어스란 내부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신호전극 등에 전압이나 전류를 가하는 기술을 말한다.
UCC14240-Q1가 하는 역할은 전력이 공급되면서 전압이 변할 때 일어나는 변화를 최소화하고, 1.5W의 전력을 꾸준하게 공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UCC14240-Q1를 탑재하면 자동차를 운행하는 상황에서도 1.5W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TI 측은 설명했다.
TI는 자동차 부문에서 7000개 이상의 아날로그·임베디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40년 가까이 축적된 오토모티브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경험을 쌓아 왔다. UCC14240-Q1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통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고 설계를 단순하게 만드는 데 도울 것이라고 TI 측은 전망했다.
105℃에서도 전압 변화는 1%
TI 측이 새 제품을 고안하면서 신경 쓴 것은 자동차 운전시 변화하는 온도와 진동 여부다. 자동차의 내연기관의 온도는 운행 시 87℃에서 105℃까지 올라간다. 또한, 자동차를 가동하면 계속 진동이 발생한다. 물리적으로 충격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디바이스를 가동하면 전력 손실이 일어나고, 에너지 효율성도 낮아진다.
라이언 매넉 이사는 “고온이나 저온, 혹은 진동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환경에서 가동되는 디바이스에는 고성능 바이어스 공급 모듈이 필요하다”며 “TI의 신제품은 105℃의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언 매넉 이사에 따르면, UCC14240-Q1 모듈을 탑재하면 부품에 걸리는 전압의 변화가 1% 내에서만 일어난다. 전력반도체에 사용되는 SiC 반도체는 보드에 탑재되면 저항이 불안정해진다. 입력되는 전압이 조금만 바뀌어도 SiC 반도체의 저항은 크게 바뀌는데, 반도체 내 저항이 크게 바뀌면 디바이스가 안정적으로 가동되지 못하고, 전력 손실이 일어난다. 따라서 디바이스에 공급되는 전압을 통제해야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
라이언 매넉 이사는 “TI의 신제품은 -40℃~150℃ 사이의 온도에서도 전압의 변화가 1% 이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전력을 상온과 유사하게 공급할 수 있다”며 “UCC14240-Q1을 적용하면 자동차가 운행하는 중에도 전압의 변화 없이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기는 줄이고, 전력밀도는 높이고
UCC14240-Q1는 기존에 사용되던 바이어스 공급 모듈에 비해 크기도 작아졌다. 그간 외부에 탑재되던 ‘푸시풀 증폭기’를 모듈에 내장하면서 크기를 줄였다.
바이어스 공급 모듈에는 전력 변환 효율을 높이고 큰 진폭의 신호를 처리하기 위한 푸시풀(Push-Pull) 증폭기가 탑재돼야 한다. 기존 모듈의 경우에는 푸시풀 증폭기가 외부에 탑재돼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 모듈의 높이는 약 11mm 정도 됐다.
UCC14240-Q1 모듈 하나의 높이는 3.55mm다. 기존 제품에 비해 높이가 7mm가량 줄어든 것이다. 푸시풀 증폭기가 내장되다 보니 외부에 노출되는 공간이 줄어들어, 실제로 모듈을 탑재할 때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라이언 매넉 이사는 “크기가 줄어들었음에도 UCC14240-Q1은 기존 바이어스 공급 모듈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60% 높다”고도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TI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OEM 업체들과 UCC14240-Q1 제공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매넉 이사는 “완성차 업체들 중에서는 몇 개월 내 전기차 양산에 UCC14240-Q1를 도입할 계획을 가진 곳도 있다”며 “UCC14240-Q1 사용 사례와 데이터를 모집하고, 구체적인 성능을 고객과 대중들에게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