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라이브커머스’는 ‘네이버쇼핑라이브’와 뭐가 다를까?
이제 ‘틱톡’에게 “댄스나 웃긴 짤 만들어 공유하는 플랫폼”이란 이미지도, “과연 수익 창출이 가능할까”라는 의문도 모두 옛것이 됐다. 지난해 중국 내에서 서비스 중인 라이브커머스가 GMV 469억 위안(한화 약 8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타오바오와 콰이쇼우에 이어 3위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이다. 이제 완전히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틱톡은 “준비되는 대로 국내에서도 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틱톡 라이브커머스는 하나의 현상”과도 같다. “처음 이커머스가 등장해 상거래의 판도를 바꿔놨듯, 틱톡식 라이브커머스는 중국 내 이커머스의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틱톡을 활용해 판매와 구매를 시도하고 있으며, 플랫폼 특성상 더 많은 숏폼 콘텐츠가 쏟아져나오는 구조”라 평가했다.
현지 미디어 그룹인 남방재경전매체그룹(南方财经全媒体集团)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틱톡 라이브커머스의 1회 방송당 평균 시청자 수는 108만546명으로, 업계 1위인 타오바오 보다도 약 3만명이 높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틱톡 측이 스스로를 소개하는 문구를 통해 추측해볼 수 있겠다. ‘숏폼 비디오 콘텐츠 커뮤니티’ 틱톡은 라이브커머스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틱톡 라이브커머스와 네이버 쇼핑라이브 비교해보기
틱톡 라이브커머스만의 특징은 틱톡 서비스를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비교해봤을 때 한층 두드러진다. 업계에서는 크게 3가지 영역에서 두 서비스를 비교해볼 수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틱톡이 네이버와 라이벌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① 소비자의 접근 방식
먼저 틱톡과 네이버쇼핑라이브는 각각 소비자의 서비스 접근 및 활용 방식이 다르다. 네이버쇼핑라이브는 커머스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방문하지만, 틱톡은 꼭 그렇지 않다. 커머스 이전의 용도대로 숏폼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방문했다가 자연스럽게 라이브커머스로도 유입되는 구조다. 애초에 콘텐츠 이용자와 제품 소비자의 경계가 무너져 있다.
팔로잉 중인 크리에이터가 라이브 중이라 터치했더니 커머스 관련 방송을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고, 흥미롭게 본 영상이 광고 표시가 된 커머스 관련 홍보 콘텐츠였을 수도 있으며, 메인 피드 내 라이브 버튼을 터치해 각종 커머스 방송을 살펴볼 수도 있다. 라이브커머스 화면도 기존 틱톡 UI와 크게 다르지 않아 장벽 없이 양쪽을 오가며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굳이 나누자면 네이버쇼핑라이브는 목적형 쇼핑으로, 틱톡 라이브커머스는 발견현 쇼핑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② 판매자의 플랫폼 활용 방식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려면 무엇을 준비해 어떻게 판매해야 할까?’ 무척이나 어려운 질문이다. 해답을 찾기 위해 네이버쇼핑라이브를 살펴보면 대충만 해도 방송 송출이 가능한 스튜디오와 각종 장비, 방송 진행을 위한 내용 기획, 큐시트 구성, 시청자 이벤트 등 준비할 것들이 많아 보인다. 물건 구매를 목적으로 찾아와 준 소비자들에게 잘 갖춰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반면 틱톡 라이브커머스는 분위기가 다소 독특하다. 멋진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방송부터 거리 노점의 판매 모습을 아무런 대사도 편집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등 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소비자가 자유롭게 콘텐츠 및 라이브를 둘러보듯, 판매자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방송할 수 있다. “부담 없이 숏폼 영상을 생산할 수 있게 도와 이용자 모두를 크리에이터로 만들겠다”라는 틱톡의 운영 방식이 라이브에도 적용된 모습이다.
현지 관계자는 “영세업자들이나 노점상들도 틱톡 라이브를 켜놓고 장사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미 틱톡 앱 내에서 터치 몇 번으로 메뉴 확인과 결제, 배송이 가능하도록 구현되어 있기에 특히 식당들은 재료 구매 과정이나 음식 제조 과정, 매장 분위기 등을 전달하는 데에 틱톡을 많이 활용한다. 시청자는 라이브가 마음에 들면 해당 식당을 팔로잉하거나, 식당이 판매 중인 밀키트 등을 구매하는 식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③ 커뮤니티의 구축과 유지
가장 큰 차이는 라이브 시청 및 구매 활동 이후에 발생한다. 네이버쇼핑라이브의 경우 제품 구매는 네이버쇼핑으로 넘어가 진행된다. 이후에는 네이버에서 쇼핑하듯 결제, 쿠폰 사용, 적립, 라이브 추가 적립, 찜하기, 톡톡문의, 쇼핑 기록 관리, 배송 현황 확인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1위 플랫폼의 편리한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틱톡은 라이브커머스 관련 활동을 다시 콘텐츠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데이터로 삼는다. 배정현 틱톡코리아 이사는 굿인터넷클럽에서 개최한 웨비나 ‘숏폼 콘텐츠, 플랫폼 그리고 MZ세대’를 통해 “틱톡은 사용자의 앱 내 활동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추천 기능을 고도화해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구축 및 유지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이용자의 쇼핑 관련 정보 활동 또한 콘텐츠 추천 기반이 됨을 의미한다.
틱톡 판매자는 라이브를 통해 유입된 시청자 및 팔로워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다시 콘텐츠 생산에 들어간다. 이는 라이브커머스 관련 제품이나 방송 콘텐츠일 수도 있고, 일반 숏폼 동영상 콘텐츠일 수도 있다. 어떤 형식이든 팔로워들과의 관계 형성과 유지, 커뮤니티 운영을 위한 콘텐츠 생산이 지속돼야 한다. 틱톡의 노출 알고리즘 또한 유튜브 등과 마찬가지로 지속성을 기본으로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틱톡 vs 블로그 모먼트’ 성립될까
네이버라고 숏폼 플랫폼이 없을까? 있다. 네이버 ‘블로그 모먼트’는 네이버 블로그 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숏폼 동영상 에디터다. 여전히 사용자의 일상과 각종 리뷰를 공유하는 대표적 플랫폼으로 자리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를 숏폼 동영상으로도 만나볼 수 있도록 지난해 초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틱톡과 유사한 ‘챌린지’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사용자 확보에 힘쓰고 있다.
블로그 모먼트가 활성화되면 이 또한 충분히 네이버쇼핑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틱톡 라이브커머스의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에 발맞춰 네이버 또한 대응할만한 카드를 갖추고 있다. 단, 국내 숏폼 콘텐츠의 주된 이용자는 여전히 10대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있다. 구매력 측면에서 윗세대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연 이를 극복해낼 틱톡의 국내 커머스 전략은 무엇일지, 또 네이버의 맞수는 어떤 것일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