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비가 인상된다.(관련 기사 : 택배비는 왜 또 올랐을까?) 관련해 지난 6월 택배노조 측은 “택배사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의 2차 합의문을 환영한다”라며 “택배비 인상 및 인상 금액이 합의문 이행에 쓰이는지 지켜볼 예정”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약 2개월이 지난 지금, 택배노조는 ‘과로사해결비용으로 이윤추구 CJ대한통운 규탄 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이 과로사해결비용 명목으로 인상한 택배비 절반 이상을 이윤추구에 활용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또 “CJ대한통운 계획 대로라면 택배기사의 집하 수수료는 오히려 삭감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

‘택배요금 인상분 합의’ 공개

택배노조 측은 규탄 회견을 통해 “CJ대한통운과 택배대리점연합회 간의 ‘택배요금 인상분 170원의 사용처 관련 합의 내용’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핵심은 “인상분 170원 중 분류인력 고용비용 50.1원과 산재고용보험 명목 추정치 15원을 제외한 나머지 105원가량을 CJ대한통운이 챙겨간다. 그러면서 분류인력 고용 등은 모두 대리점에게 전가했다”라는 것이다.

모두 발언하는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

이 계산대로라면 CJ대한통운은 “연간 1800~2000억원의 초과이윤을 얻는다”라는 것이 택배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는 사회적합의문 전문 4조 ‘택배사업자 및 영업점은 택배요금 인상분을 분류작업 개선,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가입 등 택배기사 처우 개선에 최우선적으로 활용하며, 택배기사에게 비용이 전가되지 않도록 한다’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한편 이번 합의 내용으로 인해 택배기사의 집하 수수료가 오히려 삭감될 수 있다는 주장은 어떻게 제기된 것일까. 기본적으로 택배기사는 전체 택배요금 가운데 일정 수수료를 수익으로 가져간다. 택배요금은 화주 백마진, 택배회사와 대리점이 가져가는 수익, 상하차·운송·터미널 운영 등 운송 단계별 비용, 그리고 택배기사의 집하 및 배송 수수료로 나뉘어 분배되는데, 현재 집하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요금의 약 24% 정도로 알려져 있다.

① 택배요금 인상분 170원 별도 책정

택배노조가 공개한 ‘택배요금 인상분 합의’ 내용에 따르면 인상분 170원은 택배요금이 아닌 별도 요금으로 책정된다. 즉 2500원이 계약금액이면, 이 중 2330원만 전산에 입력되고, 나머지 170원은 별도 집계된다는 것이다. 즉 택배기사가 2500원이 아닌 2330원 중 24%의 집하 수수료를 받게 되면서 수수료가 삭감된다는 주장이다.

② 대리점 계약에 따른 이중 삭감


택배회사는 택배 대리점에게 수수료를 정산하면서 자신들이 제시한 목표인상액에 미달할 경우, 미달 금액만큼 차감하여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택배사가 제시한 목표인상액은 100만원이었으나 대리점이 90만원만 달성했다면, 차액 10만원을 대리점에게 지급할 수수료에서 차감하는 구조다. 택배노조는 “택배기사의 집하 수수료는 대리점을 거쳐 지급되기 때문에 결국 택배요금 집계 구조와 대리점 미달금액 차감으로 인해 집하 수수료는 이중적으로 삭감된다. 현행 30% 정도 삭감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외에 배송 수수료 삭감과 관련해서도 자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측 “정해진 내용 없다”

관련해 CJ대한통운 측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해 대리점연합회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아직 정해진 내용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추정과 왜곡을 바탕으로 합의 이행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의 비난 행위에 유감을 표한다”라는 입장이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자동화 휠소터를 도입하는 등 택배기사들의 분류작업 부담을 줄이기 위한 투자를 진행해왔다. 업계 유일하게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도입했다고 밝혔으며, 이번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15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이 제시한 분류인력 수는 택배기사 5명당 1명이나, 택배노조는 최소 3명당 1명을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여전히 양측 의견은 갈리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 발표에 따르면 택배 배송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택배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해서라면 일정 기간 늦어지는 것에 동의한다’라고 답변한 의견은 87.2%이고, 택배비가 인상될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인상액이 택배 종사자 처우 개선 등에 사용된다면 동의한다’라고 답변한 의견은 73.9%로 나타났다. 모 택배 산업 관계자는 “이번 택배노조 측의 주장이 CJ대한통운에게는 기업 브랜드와 비용 등 모든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