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한창인데?…중국 바이트댄스, 홍콩 증시 간다

중국 정부의 서슬퍼런 감시, 메가톤급 규제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字節跳動)가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초만 해도 뉴욕증시 상장을 계획했던 바이트댄스는 당국의 말을 안 듣고 뉴욕증시 상장을 해버렸다 ‘괘씸죄’에 걸린 디디추싱(滴滴出行), 그리고 온라인 트럭 배송 및 트럭 공유 플랫폼인 풀트럭얼라이언스이 그랬던 것처럼 사이버 보안 규제를 맡고 있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과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이 만남 이후 바이트댄스는 뉴욕증시 상장에 대한 꿈을 접었다.

FT는 그러나 바이트댄스가 올해 4분기나 내년 초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산당에 매우 협조적이고 ‘끈끈한’ 연대가 맺어져 있는 걸로 알려진 바이트댄스는 뉴욕증시는 물론, 최근엔 “홍콩 증시도 안 간다”고 했었다. 공식 성명을 통해 “최근 IPO와 관련한 언론의 추측 보도가 있었지만 현재는 준비돼 있지 않고 아직 IPO 계획은 없다”고 발표하기까지도 했다.

알리바바를 ‘초토화’한 중국 정부 당국의 통제 강화 바람 속에서 지난 5월 38세의 젊은 창업자 장이밍(張一鳴)은 바이트댄스의 법정 대표직을 내놓았다. 기업문화와 사회적 책임 같은 사안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다들 정부 규제와 통제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물밑 준비는 하고 있었던 모양. F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지적한 데이터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고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9월까지 당국으로부터 최종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것이라고. 그나마 ‘충성심’이 강하고 ‘공산당 친화적인’ 기업이라 정부 당국이 봐주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가 계속될 것이기 떄문에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고 해도 바이트댄스가 얼마나 선전할 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경제 성장 속도를 늦출지언정 규제의 고삐를 쥐는 힘을 적어도 당분간은 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ANZ은행의 리처드 예셍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교육, 기술 등에 대해 전면적으로 규제하고 단속하는 건 더이상 경제 성장 촉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사회적 불평등, 데이터 보안 위험, 그리고 지속가능한 환경 문제 등과 씨름하겠다는 것이다”라면서 “사회적 평등과 국가 안전이 최우선 순위로 재설정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토미 셰 OCBC은행 중화권 연구전략 부장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의 규제 움직임은 중국 경제가 본질적으로 사회주의란 점을 상기한다”면서 “공동번영이라는 과제가 중국 경제가 효율성을 추구하는 단계에서 이제 공정성을 추구하는 단계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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