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 “아직 성장단계지만 선제적 대응 필요해”

세계적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친환경 정책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전기차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원재료 수급 및 폐기물 감소 방안으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도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찬기 고등기술연구원 센터장은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에서 진행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행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국내외 개발 현황과 산업화 전망”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오래 사용하면 에너지 용량이 줄어든다. 배터리에 전류가 흐르다 보면 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이 상변화를 일으키면서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에너지 용량이 초기 용량에 비해 70% 이하로 줄어들면, 주행거리가 감소하며 충·방전 속도가 급격하게 저하된다. 따라서 이 같은 배터리는 폐배터리로 간주하며, 전기차에 계속 사용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 폐배터리도 여러 방면에서 재활용 및 재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주로 배터리 재사용(Re-use)와 배터리 재활용(Recycling)으로 구분된다. 배터리 재사용은 폐배터리를 해체하지 않고 그 상태를 평가해 ESS, UPS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ESS는 재생에너지를 저장해 놓는 에너지 저장장치를 말하며, UPS는 안정적으로 교류 전력을 공급하는 ‘무정전 전원장치’를 말한다. 잔존 용량을 감안해 배터리를 재사용하면 자원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

재활용은 재사용과 달리, 배터리를 해체해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의 금속을 회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찬기 센터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광물이 따로 나오는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배터리용 금속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재활용을 하면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수급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원재료 확보를 위한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가 좀 더 높은 상황이다.

특히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차전지는 50% 이상 양음극 활물질로 구성돼 있는데, 여기에 포함된 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K배터리 기업들을 중심으로 배터리를 지속 생산하고 있는데,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면 각 배터리에 필요한 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이 센터장의 의견이다.

한 배터리 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아직 폐배터리가 많이 배출돼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3~4년 뒤에는 전기차 폐배터리가 다수 나올 전망이다. 배터리의 주기는 통상적으로 5~6년 정도 걸리는데,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 2018년~2019년이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 3~4년 뒤에는 폐배터리가 다수 나온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설명이다. 따라서 배터리 재사용 및 재활용 방안을 구축하는 것은 중요하다.

실제로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제활용 시장은 2020년 172억달러(한화 약 20조1240억원)에서 2025년 232억달러(약 27조144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며, 연평균성장률 6.1%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시장도 마찬가지로 2020년 1억6600만달러(약 1941억3700만원)에서 2025년 2억2200만달러(약 2596억2900만원)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센터장은 “현재 우리나라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경우 대기업 및 배터리 관련 업체들의 재활용업 진출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며 “전구체 및 활물질 제조사도 재활용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찬기 센터장은 “무엇보다 폐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공급처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폐배터리 확보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아메리카, 유럽, 중국 등지에서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뒤이어 이 센터장은 “각 공정별로 소요되는 전력이 다른데, 이를 고려한 생산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며 “여기에 공정 자동화를 통해 공정 효율을 높여 원재료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 배터리 수요도 증가하는데, 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원료 또한 수요에 맞춰 수급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효율적인 생산라인 구축과 공정 자동화를 통한 원재료 확보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찬기 센터장은 “폐수처리 시설은 발생 폐수 처리 비용을 고려한 자체 폐수처리 시설 확보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물을 이용한 ‘습식공정법’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확보한다. 이 과정에서 폐수가 발생하는데, 전기차 및 배터리 사업 자체가 친환경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폐수처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아직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이야기들이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속해서 친환경 정책이 확산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보완해야 할 영역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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