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시장점유율 3위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사가 뉴욕증시 기업공개(IPO) 신청을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인텔의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설이 돈 지 한 달 만에 구체적인 IPO 추진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10월 중으로 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나 2022년 초에는 구체적은 IPO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예상 기업가치는 250억달러(한화 약 29조3175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텔의 IDM 2.0 선언과 함께 반도체 생산역량을 늘리고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외신 보도대로 글로벌파운드리가 IPO를 추진하게 된다면,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계획도 무산된다.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합병 여부를 둘러싼 양사의 이해관계는 상충한다. 인텔 입장에서는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글로벌파운드리 입장에서는 다른 기업에 매각하는 것보다 자체 경쟁력을 키워가는 것이 더 유리하다.

우선 인텔은 IDM 2.0 선언을 시작으로 처음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파운드리 포트폴리오가 없는 인텔 입장에서는 앞서 파운드리 시장을 가동했던 기업의 포트폴리오와 공정법 등 다방면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인텔 입장에서는 세계 3위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는 것이 IDM 2.0 실현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글로벌파운드리 입장에서는 자체 사업을 확장해 나가 IPO를 하는 것이 더욱 유리하다. 글로벌파운드리는 현재 인텔의 경쟁사인 AMD와 2024년까지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글로벌파운드리가 인텔에 인수합병 된다면, AMD 등 반도체 제조사는 경쟁사에 설계도를 제공하며 위탁생산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파운드리가 AMD의 자회사였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글로벌파운드리는 AMD와의 계약을 우선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글로벌파운드리는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인데, 지금 이 시점이 반도체 수급난에 의한 파운드리 수요 증가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IPO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해당 전문가는 “작년 말부터 미국 정부와 기업공개 관련 이야기를 해 왔기 때문에, IPO를 할 가능성은 이전부터 존재했다”며 “특히 미국은 현재 반도체 수급난 해결을 위해 반도체 사업 활성화 방안 등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를 틈타 글로벌파운드리도 자체 사업 역량을 강화해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글로벌파운드리는 현재 자사 산업을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 6월에는 싱가포르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했고, 이후 지난 7월에는 본사가 있는 뉴욕 몰타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고, 기존 파운드리에도 제조용량을 늘리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1759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체 경쟁력을 지속해서 높여가는 것이다.

결국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 우선, 인텔은 아직 글로벌파운드리에 공식적으로 인수합병을 제안하지 않았다. 설령 인텔이 제안을 해서 인수합병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정부 차원에서 독과점에 대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아직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기에는 어렵다. 하지만 현재 업계가 인텔 파운드리가 TSMC·삼성전자와 함께 3파전을 이룰 것이라고 추측하는 점, 그리고 글로벌파운드리가 세계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3위 업체라는 점에서 독과점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도 높은 독점 금지 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기에는 여러 제약이 많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인수합병보다는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글로벌파운드리는 인텔과의 인수합병 소식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다만 소식통은 “현재로서는 명확하게 결정된 바가 없으며, 계획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IPO 시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