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들은 데이터 장악력과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그 위력을 십분 발휘한다. 초기에 사용자를 늘려 가파르게 성장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플랫폼에 ‘귀속’되고, 플랫폼 기업들은 고객 이탈을 덜 걱정하면서 이윤 추구에 더 적극적으로 매달릴 수 있게 된다. 결제 기능을 갖고 있을 경우 오프라인과의 ‘락인'(lock-in) 효과가 더 강력하게 발생하는 건 물론이다.

빅테크들이 이렇게 커 왔다. 구글은 어플라이드 시맨틱스(Applied Semantics)를 인수, 애드센스를 발전시켰고, 집대시(ZipDash) 등을 사들여 구글 맵을 탄생시켰다. 유튜브 인수는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부문도 그런 식으로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유망 기업을 사들여 본격화했다. 페이스북도 경쟁사 인스타그램을 인수했고 증강현실(AR) 업체 오큘러스를 사들여 경쟁력을 장착했다.

카카오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 및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는 SK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8개에 달한다. 영어 교육(야나두), 음원(멜론), 패션(지그재그) 등 분야도 다양하다.

‘타다 사태’ 이후 택시 시장을 꽉 잡은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택시 스마트 호출 요금을 인상했다. 독점적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을 그대로 시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T 앱에 들어가 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하는 사업도 매우 다양해서 주차 대행, 세차, 방문 세차 및 정비, 퀵서비스까지 한다. 골목 상권을 침해한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리운전 시장 1위인 업체도 인수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그동안 ‘앱’을 통해서만 대리운전을 했던 외연을 ‘전화호출’까지로 넓힐 수 있게 된 것.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야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이었겠지만 ‘전화호출’ 대리운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던 3000여개 중소 영세업체들이 “이 시장마저 가져가려 하느냐”며 크게 반발했고 동반성장위원회에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도 했다.

소비자들의 측면에선 속수무책으로 플랫폼 기업의 가격 인상 등의 정책에 따라갈 수밖에 없게 되지만, 한편으로 소비자들은 “편리하니까 그 쯤은 감수하겠다”고 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반독점 법이 그런 식으로 적용돼 왔다. 독점 기업일지라도 소비자 가격이 안정적으로 제시되고 있다면 규제에서 피해나갈 수 있었던 것.

그래서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인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새 위원장인 리나 칸은 ‘소비자 후생’이란 걸 재정의하자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FTC가 기업 단속의 무게 중심을 소비자 후생에 뒀던 걸 버리고 앞으로 ‘불공정 경쟁 방지’쪽으로 옮겨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칸 위원장과 함께 반독점 규제의 칼날을 휘두르게 될 팀 우 국가경제위원회(NEC) 기술·경쟁정책담당 대통령특별보좌관은 저서 ‘빅니스'(Bigness)에서 “활발한 경쟁, 경쟁의 소멸, 혁신, 상품의 품질, 그리고 가격까지 중요한 수많은 것들은 측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유일하게 예측될 수 있는 건 (기업 규제의) 느슨함이 체계화돼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곧 제대로 된 법률가와 경제 전문가들을 이용해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몇몇 조건에만 동의해 주면 정부는 사라져버릴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현실을 비판했다.

또 소비자 후생이란 기준을 채택해 생긴 문제 중 하나는 연속적인 합병으로 업계를 강화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기업집중, 즉 빅니스의 저주가 민주주의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부를 독식하게 되면 불평등은 더 심화될 것이고 이는 사회 정치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