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 사업 부문을 독립회사로 분할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주회사로서 역할을 할 방침이다. 배터리 사업에 간접적으로 관여한다는 아쉬움에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지만, 장기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SK배터리가 머잖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 사업 모두 업계에서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판단해, 각 사업을 독립회사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각 독립회사는 ▲SK배터리(배터리 사업부문, 가칭) ▲SK E&P(석유개발 사업부문, 가칭)으로 10월 1일에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의 분할 전/후 조직도 (출처: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분리된 회사들의 지분을 100% 소유하며, 지주회사 체제로 각 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SK배터리와 SK E&P의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을 담당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Green Portfolio Designer & Developer)’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각 독립회사가 진행하는 사업은 기존 SK이노베이션의 각 부서에서 진행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SK배터리는 그간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에서 추진하고 있던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배터리 선순환 체제 구축을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다. SK E&P는 석유개발 생산과 탐사, CCS(Carbon Capture & Storage, 탄소 포집∙저장)사업을 담당한다.

SK이노베이션의 그간 사업 성적은 나쁘지 않았고, 전망도 밝은 상황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이 2022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부터는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되기 시작해 2025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ESS, 로봇 사업 등 신사업에 배터리를 적용하고,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BaaS 플랫폼 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의 실행도 가속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배터리 사업의 ESG 경영을 완성하기 위해 상시적인 배터리 생애주기 측정(Life Cycle Assessment; LCA)과 개선을 추진하고, 이에 기반해 ‘30년 RE100 달성 추진, ‘35년 카본 넷 제로(Carbon Net Zero)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이번 SK배터리 분사로 회사는 각 부문에 더욱 집중해서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사 발표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일 대비 3.75% 하락한 24만3500원으로 거래 종료됐다. 그간 배터리 사업을 직접 담당하던 SK이노베이션이 지주회사로서 간접 지배하게 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친환경 정책의 확산 등으로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 배터리 사업에서 한 발을 뺀 것에 대한 주주들의 실망감이 주가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이번 분할이 SK이노베이션의 경쟁력을 확보할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배터리 시장 전문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분사를 하게 되면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거나, 새롭게 기술을 확보하는 등 가시적으로 달라지는 장점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해외 기업들도 SK이노베이션이냐 SK배터리냐의 차이로 협업을 결정하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SK배터리로 분사를 한다는 것은 배터리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배터리 사업과 석유사업 부문을 분배해서 투자했던 기존의 체제와 달리 배터리 사업에만 효율적이고 명확하게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배터리 시장에서 배터리 경쟁력만을 가지고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전문업체로서 자금조달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SK배터리의 상장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아니냐고 추측한다. 배터리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SK배터리는 배터리 전문 회사로서 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시장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분사를 하게 된다면, 배터리 전문기업으로서 투자를 효율적으로 받고 집중 성장시킬 수 있다. 따라서 IPO가 다가온 시점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시켜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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