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선택해 온 다양한 일을 바라보면 ‘똘끼’ DNA를 갖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나 넥슨, 넷마블 어느 회사에서도 인도라는 시장을 쉽게 두드리지(tapping) 못했습니다. 크래프톤이니까 도전하고 두드린다고 생각합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크래프톤을 설명한 단어는 ‘똘끼’다. 2007년 창업한 블루홀은 ‘테라’ 이후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지 못했고, 10년을 견디다 회사가 문을 닫기 직전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배틀그라운드는 미국의 PC 콘솔 게임 시장에서 먼저 반응을 얻은 후 이후 국내에서도 인기 게임의 반열에 올랐다. 지금은 인도, 중동 등 국내 게임업체들이 그간 제대로 진출하지 않았던 시장에서 ‘국민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런 크래프톤이 내달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크래프톤은 국내 게임사로서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으나, “히트작이 배틀그라운드 하나 아니냐,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 기업가치가 과대평가 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아왔다. 이런 의구심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가 27일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했다. 27일은 크래프톤이 2주간 진행해온 수요 예측을 마무리하는 날이기도 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장병규 의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게임 시장은 성장하고 변화하고 있다. 조직이 자기파괴적 혁신을 하는 것은 옳지만 어려운 일이다. 크래프톤은 자기파괴적 혁신을 할 수 있는 회사라는 걸 봐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수요 예측을 마무리하고 확정된 최종 공모가를 기준으로 내달 2일과 3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금액은 최대 4조3000억원(희망공모가 상단 기준)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며,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이날 크래프톤의 경영진이 간담회에서 강조한 것은 회사의 비전이다. 김창한 대표는 “게임은 세계 28억명이 즐기는 메가 콘텐츠 산업”이라며 “미래에는 온라인,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더욱 강조될텐데 크래프톤의 역량은 미래 버추얼 월드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크래프톤 배동근 CFO, 김창한 대표, 장병규 의장.

상장 이후 경쟁력과 관련해 크래프톤 측은 미래 가치 제고를 위한 무기를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하나는 신작과 IP다. 배틀그라운드 중심의 펍지 유니버스를 출시 예정작인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NEW STATE)’를 포함하여, 2022년 출시 예정인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The Callisto Protocol)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 프로젝트명 ‘카우보이(COWBOY)’ 등으로 넓힌다는 전략을 세웠다또한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활용해 게임제작과 함께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시키는 등 새로운 글로벌 메가 IP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IP 활용방안과 관련해서는 게임이라는 하나의 미디어에 한정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숏필름, 다큐, 웹툰, 애니메이션 등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할 수 있는 여러 미디어 포맷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 대표는 “각각의 콘텐츠가 주는 즐거움이 우선적 목표이며, 그를 통해 펍지 유니버스가 깊고 넓어지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두번째 무기는 기술, 그중에서도 ‘딥러닝’이다. 남세동 대표가 이끄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보이저엑스와 협업, GPT 3(일론 머스크가 만든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기업 OpenAI가 공개한 언어 생성 모델)와 같은 거대 자연어 처리 모델을 공동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특정 주제로 한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AI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오픈 도메인 대화’ ▲음성을 텍스트로,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 ▲2D와 3D 캐릭터의 움직임 생성 등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메타버스’라고도 불리는 ‘버추얼 월드’를 위한 기술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시장을 무기로 꼽았다.  김창한 대표는 “인도와 중동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첫번째 국민게임이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에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가 국민 게임이 되고 난 후 한국인이 좋아하는 게임이 모두 블리자드에서 나왔듯이 인도와 중동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첫 국민게임이 되면서 마켓 리더가 될 기회를 잡았고 반드시 실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로 마련된 자금의 활용방안도 공개됐다. 크래프톤 측은 상장을 통해 회사로 유입된 자금 중 70%를 ▲글로벌 콘텐츠 및 플랫폼 시장 내 인수합병과 투자에 쓴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나머지 30% 중 절반은 ▲글로벌 사업영역 확장에 나머지 절반은 ▲원천IP와 신규 게임 개발 ▲AI 및 딥러닝 등 미래기술 강화를 위한 R&D 투자 등에 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년전부터 전세계의 잠재력(potential) 있는 IP와 역량 있는 개발 스튜디오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그들과 실제로 교류하고 있다”며 “아울러 인도, 중동, 더 나아가 북아프리카까지 게임을 중심으로 영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며 기술적 이니셔티브를 위해 고성능 장비를 확충하려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려했던 중국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발언이 나왔다. 배동근 CFO는 “중국 매출은 엔드 유저의 관점에서 보면 과반에 못 미치므로 중국 매출에 대한 의존다가 높다는 부분은 바로 잡고 싶다”며 “서구권 개발사들이 중국에 의존하는 부분이 모바일 관련된 부분인데 크래프톤은 신작 ‘뉴스테이트’를 만들면서 모바일에서 최고의 기술력,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했으므로 트리플A의 역량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 가치와 관련해서 장병규 의장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 이렇게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해본다면 투자자들이 크래프톤을 다시 바라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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