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이노베이션 데이는 혁신을 다루는 행사입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어떻게 기술을 활용하여 비즈니스 혁신과 성장을 가속화하는지 전달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AWS 이노베이션 데이에선 다소 허황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사례들이 이야기되기도 합니다. 허황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아직 우리 눈앞에 상용화돼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상용화되기엔 비싸고, 기술적인 한계도 존재하는 사례들이 나열됩니다.

모빌리티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우리 생활 혹은 산업 현장에서 쉽게 보이는 전기 택배차, 공유 전동킥보드, 무인 자동화 셔틀과 같은 것들이 아닌 미래지향적인 주제가 논의됩니다. 예컨대 100% 탄소 중립 초음속 여객기라던가, 온디맨드 무인 물류가 가능한 스마트시티라던가, 여행용 우주선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는 실제 21일 열린 AWS 이노베이션 데이 기조연설에서 소개된 기술들입니다.

지속가능한 초음속 여객기, 붐수퍼소닉

올리비에르 클라인(Olivier Klein) AWS 아시아퍼시픽 기술 총괄은 현시점 단거리를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이동하는 방법은 많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도 물류와 여객 양단에서 다양한 활용이 논의되고 있는 전기차, 수소차, 태양광자동차 등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는 현시점에 초장거리를 빠르게 여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항공’밖에 없다고 지목합니다. 그가 AWS 이노베이션 데이에서 미국 항공 스타트업 ‘붐수퍼소닉(Boom Supersonic)’을 소개한 이유입니다.

붐수퍼소닉은 지난해 10월 초음속 항공기 시제품 XB-1을 개발, 공개한 업체입니다. XB-1은 2030년 실제 승객을 태우고 비행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Overture)’의 기술 시연을 위해 개발됐습니다. XB-1은 현재 지상 시험가동 중이며 올해말, 또는 내년초에 비행 시연이 예정돼있습니다.

붐수퍼소닉의 목표는 ‘초음속 여객기’의 상용화입니다. 과거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의 실패를 ‘더욱 저렴한 비용’과 ‘더욱 빠른 속도’, ‘친환경성’으로 극복하겠다는 게 붐수퍼소닉의 청사진입니다.

붐수퍼소닉이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의 컨셉(자료: 붐수퍼소닉)

붐수퍼소닉에 따르면 오버추어의 운영비용은 과거 콩코드 여객기에 비해 75% 저렴하고 두 배 이상 빠릅니다. 무엇보다 붐수퍼소닉은 모든 오버추어 항공기를 100% 탄소 중립 구조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대기에서 탄소를 추출하여 액체연료로 변화시키는 차세대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고요. 때문에 붐수퍼소닉에 탑승하는 승객들은 지구에 해가 될 걱정을 하지 않고 초음속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요.


블레이크 스콜(Blake Scholl) 붐수퍼소닉 CEO는 “초음속 항공기는 무엇보다 비행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예를 들어서 뉴욕에서 아침에 출발해 런던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당일에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는 일이 가능하다. 하루 안에 할 수 있는 일과 도달할 수 있는 세상의 범위를 넓혀주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의 실험장, 우븐시티

클라인 AWS 아시아퍼시픽 기술 총괄이 소개한 두 번째 모빌리티 기술 사례는 토요타가 지난 2월 착공을 시작한 스마트시티 ‘우븐 시티(Woven City)’입니다. 우븐 시티는 2020년 1월 열린 CES 2020에서 토요타가 처음 발표한 컨셉입니다. 후지산 동부(히가시후지, 東富士)에 위치한 175에이커 규모의 폐공장터 부지를 활용하여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우븐시티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망라한 실험장이 될 전망입니다. 도시 전체에서 사람과 물건이 원활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방법과 레이아웃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도시를 건설하기 전부터 사전 설계했습니다. 예컨대 도시 인프라를 위한 디지털 운영 체제를 포함하여 데이터와 센서를 통해 가상과 물리 영역을 연결하는 AI 기술이 우븐시티를 통해 테스트될 예정입니다.

우븐시티 컨셉(사진: 토요타)

우븐시티에는 토요타의 기업성장 철학인 ‘카이젠(改善, 개선)’이 반영됐다고 합니다. 토요타가 생산 공정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했던 것처럼 우븐시티 또한 미래 스마트시티 개발, 확산을 위한 기반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선해나간다고요.

일례로 우븐시티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도시 전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가상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여 엔지니어들은 도시 전체의 안전한 이동흐름을 최적화할 수 있는 다양한 레이아웃을 종전대비 5~10회 이상으로 반복하여 변경, 평가, 개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임스 커프너(James Kuffner) 우븐플래닛(Woven Planet Holdings Inc) CEO는 “세계의 많은 도시는 100년 전 등장한 전통적인 의미의 자동차에 최적화돼 설계됐다”며 “오늘날 비행 모빌리티, 온디맨드 모빌리티, 퍼스널 모빌리티 등 새로운 이동 수단의 등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도시를 설계한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물론 도시 디자인은 유기적으로 진화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명확한 기본 계획이 없고 우연히 무언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븐시티 프로젝트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우주로 나아가는 유일한 방법, 블루오리진

클라인 총괄이 마지막으로 소개한 모빌리티 기술 사례는 아마존의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입니다. 블루오리진은 상업적 우주비행이 가능한 준궤도 및 궤도로켓을 만들고 있는 업체인데요. 20일(현지시간)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두 명의 동승자와 함께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로켓 ‘뉴 셰퍼드’에 탑승하고 약 3분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귀환하여 화제가 되고 있죠.

아리안 코넬(Ariane Cornell) 블루오리진 이사에 따르면 뉴 셰퍼드는 블루오리진이 궤도 이상의 너머로 나아가는 로드맵의 ‘첫 단계’라는 설명입니다. 블루오리진은 뉴 셰퍼드를 통해 로켓의 발사, 착륙, 재정비, 재비행하는 방법을 테스트했으며, 그 중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소로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를 꼽았습니다.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는 비전을 이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우주접근 비용’을 줄이는 것이고, 그 방법론이 바로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라는 게 코넬 이사의 설명입니다.

이번에 우주 비행에 성공한 뉴 셰퍼드 역시 완전히 재사용 가능한 로켓으로 설계됐으며, 실제로 이번 비행 이전부터 여러 차례 재활용 됐습니다. 물론 한 번 발사에 사용하면 손상되는 부품이 없는 것은 아닌데요. 이런 부품들을 쉽게 교체하고 필요한 경우에 수리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뉴셰퍼드에 적용했습니다. 블루오리진은 이를 ‘운용적 재사용성’이라 부르더군요.

발사 준비중인 뉴 셰퍼드의 모습(사진: 블루오리진)

블루오리진이 뉴 셰퍼드 다음으로 2022년 하반기 발사 예정인 로켓의 이름은 ‘뉴 글렌’입니다. 높이 20m에 약 11만 파운드의 출력을 내는 로켓엔진 하나로 구동됐던 ‘뉴 셰퍼드’와 달리, 뉴 글렌은 높이 100m에 3805만 파운드 출력에 해당하는 7개의 BE-4 엔진으로 구동되는 대형 로켓입니다. 뉴 셰퍼드 대비 35배 강력한 엔진 출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블루오리진의 설명입니다.

블루오리진은 뉴 글렌을 우선 인공위성과 같은 품목을 우주에 올리는 것부터 테스트 한 이후 승객을 태우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입니다. 블루오리진의 설명에 따르면 뉴 글렌은 규모를 기반으로 우주 운항 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이러한 비용절감 효과를 고객에게 전달하겠다고 합니다. 나아가 뉴 글렌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우주에서 살고, 일하게 만들겠다는 블루오리진의 비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블루오리진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코넬 이사는 “미래에는 제라드 오닐 프린스턴 대학 교수가 제안한 오닐 식민지(O’Neill Cylinder)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인공중력을 만들기 위해 회전하는 우주 식민지에는 도시, 숲, 개울, 놀이공원, 농장 등 우주에서 인간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허황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가능한 미래 현실”이라며 “하지만 이런 미래는 우주 접근 비용을 낮추지 않고서는 이룰 수 없다. 블루오리진은 아마 우리나 우리 손자들은 볼 수 없겠지만, 우리 손자의 손자들은 무엇인가 이루어진 것을 볼 수 있는 미래를 가능하게 하는 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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