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쿡신문] 제2의 IT 버블이 재현될 것인가

 

우리는 지금 제2의 IT 버블 안에 있는 것일까요? 스타트업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규모가 2924억 달러(약 337조원)라고 합니다. 지난 해 1년 동안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이 3026억 달러인데, 반년만에 거의 근접한 것입니다. 1억 달러 이상 자금이 오가는 소위 ‘메가 라운드’ 수도 2021년에 751개로 증가해 이미 작년에 제기된 665메가 라운드를 넘어섰습니다.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에 249개의 기업이 10억 달러의 가치를 받는 ‘유니콘’이 되었습니다. 유니콘이라는 표현은 “스타트업이 상장 전에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것은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것처럼 희귀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것인데, 올 상반기에만 작년 한 해동안 나온 유니콘 수의 거의 두 배가 등장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보면서 1999년을 연상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당시는 닷컴(.com)이라는 도메인만 가지고 있으면 투자금이 몰려들던 시절입니다. 1995년에서 2000년 사이에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400% 상승했습니다. 매출도 시원찮고 큰 전망이 있어보이지도 않는 회사들이 ‘닷컴회사’라는 이유로 엄청난 투자를 받았고, 창업자들은 갑자기 백만장자가 됐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시절을 ‘버블(거품)’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죠. 버블은 계속 부풀어오르다가 한 순간에 꺼집니다. 버블이 꺼지면 그동안 아몰랑 투자를 했던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게 마련이고, 한동안 투자가 급속도로 위축돼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무너져버립니다. 새로운 세기가 열리자마자 닷컴버블은 꺼졌습니다. 2002년 10월까지 나스닥 주가는 최고점 대비 80%비 폭락했죠.

정말 지금은 제2의 닷컴버블일까요?

지난 5년간 대형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IT회사들의 주가는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시가총이 2조 달러를 넘긴 회사가 두 개(애플, 마이크로소프트)나 되고, 아마존과 구글의 시가총액도 2조 달러를 넘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만 해도 ‘꿈의 시가총액’이라며 1조 달러를 누가 먼저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기사들이 나왔었는데, 3년만에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넘긴 회사가 2개나 나온 것입니다. 이 분위기가 조금 더 계속되면 머지않아 2개사가 더 추가될 전망입니다. 참고로 코로나19가 있기 전 2019년 우리나라 국민총생산(GDP)가 1조6470조 달러 정도입니다. 한 회사의 시가총액이 세계 10권 안팎인 우리나라 GDP보다 훨씬 커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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