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하게 벌어들인 돈의 극히 일부만을 세금으로 내 왔던 빅테크들의 조세회피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 등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이 이런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 하게 글로벌 최저법인세율이란 것을 정했고 그 기준은 최소 15%로 하기로 합의한 공동 선언문(코뮤니케)를 발표했다. 수익성 높은 다국적 대기업의 이익 일부는 사업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과세하도록 한다는 기준도 분명히 했다.

이로써 지난 30여년간 벌어졌던 글로벌 법인세율 인하 움직임이 끝날 수 있게 됐고,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애플(GAFA) 등 빅테크들이 조세회피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없어지게 됐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적절한 곳에서 올바른 세금을 내도록 보장하는 합의”라고 설명했다.

빅테크들은 국가간 세율의 차이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고세율인 본국에 내야하는 법인세는 낮추고 세율이 낮은 곳에 자회사(주로 페이퍼컴퍼니)를 두어 적게 세금을 내는 방식으로 움직여 왔다. 법인세율이 12.5%에 불과했던 아일랜드 등이 단골로 이용돼 왔다. 이를 국가간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ase Erosion and Profit Shift)으로 보고 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막는 방법을 논의해 왔었다. (관련기사 링크)

이번 합의안은 다음 달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논의되는데 여기서 잘 합의가 이뤄지면 10월께 최종 결정돼 국제 협정이란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가 다음 주 G7 정상회의를 갖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어깨에 힘을 실어주게 됐음은 물론이다.

물론 합의가 쉽진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은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등에 이번 합의에서 세금 부과권을 얻게 됐으니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세는 인하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즉답을 원했으나 유럽 국가들은 이번 합의가 체결, 비준되고 나서야 세금을 폐지할 수 있다고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최저법인세율 합의의 최대 수혜국은 미국이다.

이들 빅테크들은 본사가 있는 미국에 법인세를 납부하게 될텐데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원하는 증세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예산안에서 이 조세 제도가 향후 10년간 미국에 5000억달러의 세수를 가져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중대하고 전례 없는 약속”이라며 “미국 내 법인세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며 이는 미국과 전 세계 중산층과 근로자들의 공정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업에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해주고 세계 경제가 번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최근 발표된 유럽연합(EU) 세금 조사국(Tax Observatory) 보고서는 글로벌 최저법인세율이 15%가 되면 연간 480억유로(580억달러)가 세금으로 납부될 걸로 예상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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