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D2C를 해야 하는가

최근 이커머스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D2C(Direct to Customer)’다. 아마존이나 쿠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판매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웹사이트나 앱을 만들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자는 접근이다. 과거에는 이런 접근을 ‘자사몰’이라 불렀었는데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가 이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D2C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D2C에는 장단점이 있다. 중간 유통채널 없이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럽게 판매당 마진이 높아진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 고객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부득이하게 고객을 찾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단순히 눈앞의 수익만 계산하면 D2C는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마케팅 효과가 좋으면 온라인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를 이익으로 바꿀 수 있지만, 마케팅 효과가 좋지 않으면 수수료보다 더 많은 비용을 쓰게 될 수도 있다. 특히 수수료는 판매된 경우에만 발생하지만, 마케팅 비용은 판매되지 않은 경우에도 나가게 된다.

그럼에도 D2C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준비해야 할 전략이다. 나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플랫폼의 고객이 아닌 나의 고객으로 만들고,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경험을 통해 로열티를 높이기 위해서는 D2C가 필수적이다.

카페24 송종선 이사는 지난 17일 바이라인플러스가 개최한 웨비나 ‘D2C(Direct To Customer)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D2C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D2C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저주파 마사지기와  메트리스로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매출의 80% 이상이 D2C를 통해 발생한다고 한다. 기존 유통 체계나 플랫폼의 영향에서 벗어나 직접 고객을 만나는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원래 화장품을 온라인에서 파는 미디어커머스 회사로 시작했는데 마케팅 전문회사가 인수하면서 콘텐츠 제작 역량과 디지털 마케팅 역량이 만나게 됐다.

송종선 이사는 “D2C 매출비중이 70~80%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유통에서 굉장이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고 그 사업을 통해서 획득된 고객을 기반으로 사업을 더 확장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이사는 “D2C에 성공하는 회사들은 브랜드가 하나가 아니라 추가적으로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부가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룰루레몬도 D2C 성공사례로 유명하다. 룰루레몬은 요가복 등을 판매하는 기능성 스포츠 의류 브랜드인데, 매출의 60% 이상이 아마존이 아닌 D2C에서 나온다. 룰루레몬은 자체적인 몰을 운영하기 때문에 고객경험을 컨트롤 할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주문한 후 오프라인에서 수령하거나 오프라인에서 요가 및 명상시설 체험을 제공하면서 온라인에서의 판매를 유도하기도 한다. 룰루레몬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브랜드를 경험하게 된다.

전통의 명품 브랜드도 D2C에는 관심을 갖는다. 초고가 브랜드로 유명한 에르메스는 D2C 온라인 서비스를 개시했다. 작은 핸드백 하나도 1000만원이 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특출난 고객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송 이사는 “D2C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라고 말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를 하면 브랜드는 고객의 데이터를 쌓을 수 없다. 그는 “내 사이트에 와서 구매하는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내가 보유할 수 있기 때문에 주도권을 갖게 된다”면서 “(데이터 없이) 눈 뜬 장님처럼 남에게 의존해서 장사하는 것이 아니라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이사는 D2C를 해야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해외진출을 들었다. 그는 “D2C 몰은 해외진출을 위한 베이스 캠프”라면서 “D2C 몰이 있어면 어느 국가든 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카페24를 통해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다국어로 온라인 공식몰을 개설했다. 소속 스타의 라이브 공연이나 굿즈를 판매하는데 전세계 170개 국가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연예인을 좋아하는 전세계 팬들이 모이다보니 이들에게 타깃 상품을 판매하는 다른 기업이 입점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기도 한다.

눈화장 용품을 판매하는 시스터앤은 아주 짧은 동영상으로 쉽게 화장하는 법을 가르쳐 주는 방식으로 해서 3년만에 매출 300억원을 기록했다. 시스터앤의 매출은 5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D2C 성공사례로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나이키다. 나이키는 외출이나 운동이 어려워진 코로나 시기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이는 D2C 전략의 성공 덕분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송 이사는 “카페24는 20년간 D2C를 지원해온 전문기업”이라며 “상품의 공급, 국내든 해외든 필요한 물류, 판매를 할 수 있는 D2C 솔루션, 디자인, 국내외 마케팅, 해외 판매 운영을 위한 번역과 고객서비스(CS), 해외 마켓에 대한 입점 등 모든 것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루언서라거나 상품을 잘 팔 수 있는 콘텐츠가 있는 분이라면 고객은 창의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