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1을 발표하고 모바일 OS로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모바일 OS로서는 우선 태블릿 혹은 다양한 스크린 지원이 가능하도록 바뀐 것이 특징이다. 화면의 오토 피벗(세로로 전환했을 때의 화면 전환)이나 분할, 가상 키보드 업데이트 등이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소식은 안드로이드 앱 지원 여부였다. 안드로이드 앱 지원은 아마존과 손잡고 아마존 앱스토어의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기본적으로 인텔이나 AMD가 사용하는 x86 아키텍처 프로세서는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할 수 없다. 명령어는 반도체에 맞춰 작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윈도우 앱은 윈도우에서만, iOS 앱은 iOS 혹은 iPadOS에서, 안드로이드 앱은 안드로이드에서 실행되도록 설정돼 있다.

애플은 이후 ARM 계열 프로세서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iOS와 맥 OS의 반도체 계열을 맞췄다. 따라서 M1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맥 OS에서는 iOS와 iPadOS의 앱을 네이티브 실행할 수 있다.

크롬북 역시 안드로이드를 실행할 수 있다. 이제 모바일 앱을 실행할 수 없는 컨슈머용 PC OS는 윈도우뿐이었다.

윈도우 10의 사용자 휴대폰 앱

이에 윈도우는 폰의 앱을 미러링해 직접 실행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사용자 휴대폰 앱을 삼성과 함께 선보였다. 이것은 직접 실행이 아닌 미러링이다. 갤럭시 스마트폰과 윈도우 10을 블루투스 등으로 연결해야 실행할 수 있고, 스마트폰의 하드웨어를 사용해 앱을 실행하는 것으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안드로이드 앱 미러링 서비스는 예전부터 모비즌, 미러로이드 등의 서비스로 인해 가능했다.


그런데 윈도우 11은 이제 안드로이드를 직접 실행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텔의 브릿지 기술 때문이다. 브릿지는 x86 장치에서 여러 앱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런타임 포스트 컴파일러다. 쉽게 말하면 애플의 인텔 칩->ARM 칩 앱 번역 기능인 로제타 2의 역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텔 프로세서는 안드로이드 앱을 실시간으로 빠르게 번역해 윈도우 11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성능은 물론 안드로이드 폰에서 직접 실행하는 것보다 빠르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대다수의 앱이 정상 속도로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브릿지는 안드로이드 앱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의 앱을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정책상 iOS 앱은 실행할 수 없겠지만 리눅스 등의 앱도 실행 가능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브릿지는 실시간으로 실행된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앱을 컨버전하지 않아도 된다.

인텔 측에 x86 아키텍처를 사용한 모든 제품, 그러니까 AMD도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인텔 측은 “인텔 칩셋에서는 정상 구동되며, AMD도 이 기술을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별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인텔과 윈도우의 독점 기술은 아니다”고 답했다. 즉, 인텔 CPU에서 안드로이드 앱은 확실히 실행되며, AMD 칩셋도 조치를 취할 경우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칩이 아닌 ARM 계열 칩셋을 사용한 윈도우 11 노트북들 역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할 수 있는데, 네이티브 실행인지 아닌지는 아직까지 MS 측에서 밝히지 않고 있다. 최대한 네이티브 실행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ARM 계열 칩셋을 쓴 윈도우 노트북은 서피스 프로 X, 갤럭시 북 고(GO) 등이 있다.

아마존 앱스토어를 실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마존과 연계할 경우 구글의 인앱 정책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아마존은 대표적인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 제조사이며, 구글 제작 안드로이드가 아닌 오픈 소스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만든 파이어 OS를 사용한다. 아마존이 판매하는 파이어 태블릿 등이 파이어 OS를 사용하고 있다. 아마존과 다른 제조사가 협의해 만드는 파이어 TV 등도 파이어 OS를 사용한다. AOSP로도 안드로이드 OS를 만들 수 있지만 이경우 구글 서비스(지메일, 플레이 스토어, 구글 독스 등) 앱을 사용할 수 없다. 자체 앱스토어를 갖고 있는 아마존 입장에서는 플레이 스토어의 부재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물론 앱 수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더 많다.

아마존이 만든 안드로이드 OS 파이어 OS를 탑재한 파이어 HD 10 태블릿

즉, 윈도우 11은 아마존 앱스토어에 올라온 파이어 OS 앱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며, 이 앱은 정상적인 안드로이드 앱이다. 아마존은 윈도우 11에 스토어를 탑재함에 따라 아마존 앱스토어 생태계에 많은 앱을 유입하게 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두 회사 모두에게 이득인 셈이다.


다만 버전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는 11까지 출시됐지만, 파이어 OS의 최신 버전 파이어 OS 7은 안드로이드 9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9 앱을 실행한다고 보면 된다.

아마존 앱스토어에 있는 모든 안드로이드 앱을 윈도우 11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 문의 결과, 아마존은 올해 말 윈도우에 안드로이드 앱을 게시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과 연락할 예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윈도우 11 출시 시기에 맞춰 안드로이드 버전을 업그레이드한 파이어 OS와 아마존 앱스토어가 등장할 것도 예상해볼 수 있다. 아마존에 앱을 제출하지 않은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은 위의 링크에서 아마존 앱스토어에 앱을 제출할 수 있다.

윈도우 11은 2022년 출시된다. 윈도우 10 정식 구매자에 한해 무료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며, 윈도우 10을 갖고 있지 않은 사용자들에게는 윈도우 11이 별도로 판매된다(The upgrade from Windows 10 to Windows 11 will be available for free to devices that meet the minimum technical specifications. New devices that come with Windows 11 preinstalled will be available at a wide array of price points as they are today with Windows 10.). 가격은 출시 시기에 고지한다고 MS 측은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