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던 투자, 모두가 누리게 하겠다”

토스증권이 지난 2월 출범하면서 밝힌 포부다. 2030밀레니얼 세대와 초보 투자자를 위한 모바일 증권사를 표방한다. 이러한 토스의 의지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매수, 매도 등 어려운 용어대신 구매하기, 판매하기로, 복잡한 호가화면을 직관적으로 설계하는 등 “쉽게 쉽게 가자”며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토스가 쉬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술이 있다. 기존 증권사들과 전혀 다른 방향성을 추구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 구조부터 인프라, 기술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이 토스증권의 자부심(?)이다. 토스증권이 어떤 기술을 채택했고, 어떻게 기술을 바라보는지 오창훈 토스증권 최고기술경영자(CTO)를 만나 들어봤다.

오창훈 토스증권 최고기술경영자(CTO)

토스증권을 소개해달라.

토스증권은 그동안 토스가 쌓아온 운영 경험이나 서비스 노하우, 기술들을 바탕으로 쉽고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주식 투자를 어려워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만들었다. 현재 토스증권에는 약 10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디자이너, 개발자, 데이터, 애널리스트 등 다섯개의 사일로(Silo) 조직으로 이뤄져 있다.

토스증권, 기술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있는지?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아키텍처는 원장시스템, 채널계, 정보계로 이뤄졌다. 조직은 개발팀, 전략팀 등 업무별로 나눠졌다. 반면, 토스는 주식 서비스에 필요한 기능에 따라 조직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디스커버리 사일로(팀)는 홈화면에 나오는 영역과 종목 상세화면을 맡고 있다. 한 팀이 해당 영역 자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다. 이렇듯 팀이 추구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 보고 있다.

토스증권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서비스를 만들고 적용하는 속도다. 예를 들어, 한 사일로가 원하는 기능을 적용하고 싶다면, 내부에서 협의가 이뤄지고 테스트 환경에서 증명한 뒤 시스템에 반영하면 된다. 오늘 논의한 것이 내일 서비스에 반영될 정도로 기능검증 환경이 잘 되어 있고 의사결정이 빠르다.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각 사일로가 주목해야 할 지표들이 있다. 매일 대시보드에 나온 그래프를 확인하고 분석한다. 주식 트렌드부터 시작해 단계별 구매 패턴, 정보 검색 과정 등을 도출한다. 이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 의견이 많은 우선순위로 두고 개발을 하고 있다.

최근 흥미로웠던 데이터 중 하나는, 토스증권에서 신규가입자 유치를 위해 1주, 2주 주식 증정 이벤트를 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많은 사용자들이 이벤트로 증정한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사용자들이 주식을 바라보는 관점도 조금 다르다. 커뮤니티 등을 보면, 토스에서 증정 받은 주식을 식물 키우듯이 “내 주식 잘 크고 있다”는 글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토스증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10년 전 스마트폰으로 인해 모바일 버전의 서비스가 출시되면서, 가장 바뀌지 않은 것이 ‘증권’ 앱이다. 매물 동향, 외국인 투자 동향 등 핵심지표를 일일이 찾아서 봐야 하는 등 사용이 복잡하고 어렵다. 반면, 토스증권은 쉽게 가려고 한다. 일반 투자자나, 초보 투자자들이 쉽게 매도 매수를 할 수 있고, 도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흥미로웠던 일화로, 서비스 개발 초기 코스콤이 원장을 구축해줬는데 프로토타입을 설명해주자 “이걸로 주식 서비스가 가능하냐”는 반응이 나왔다. 오히려 이 반응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사람들이 복잡하고 많은 기능이 들어간 것을 증권 앱이라고 생각했다면, 쉬운 것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토스증권의 아키텍처,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아키텍처는 원장시스템, 정보계, 채널계 등으로 이뤄졌다. 중앙처리장치(CPU), 램(RAM) 등 물리적 하드웨어를 추가하는 ‘스케일 업’을 한다. 서버 하나에 CPU를 추가하거나 램 용량을 증설하는 방식으로 한계가 있다. 실례로 원장시스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SW)의 종류가 많은 편이다. 만약 시스템 환경을 변경할 경우 SW의 지원을 위해 업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이때 기존 시스템과 호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토스증권도 원장시스템, 정보계, 채널계는 기존 증권사와 유사한 구조로 이뤄졌지만, 나머지 시스템은 스케일 아웃인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이뤄졌다. 이때 서버의 갯수를 늘릴 경우 여러 서버에서 병렬적으로 프로세스를 처리하기 때문에 중복 판매 혹은 중복 매매 등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합성을 유지하는 트렌젝션 분산처리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토스증권은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 또한 고려하고 있으며,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를 개념증명(POC)하고 있다. 민감하지 않은 시세 관련 데이터는 클라우드를 사용할 계획이다. 나중에는 원장시스템도 스케일 아웃 분산 환경으로 이전하려고 한다.

클라우드 전략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조직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다. 시스템만 스케일아웃을 한다면 분산 환경이 적합하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원장서버 한 대를 100대로 늘린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원장서버 안에는 매매, 계좌, 권리, 회계, 감사 등이 하나로 뭉쳐졌다. 이 시스템은 결국 다른 시스템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클라우드로 가려면 모든 것을 분리해야 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필요한 것이 개발자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토스에서 기능별 사일로를 나눈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토스에서는 사일로의 리더인 프로젝트오너(PO)가 회사 대표보다 결정권을 쥐고 있다. 사일로에서 결정된 것을 바꾸고 싶다면, 회사 대표도 PO를 설득해야 한다. 구성원들 모두가 프로이자, 책임의식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토스증권의 기술적 목표는 무엇인가?

하이테크 관련 기술을 안정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하이테크 기술이라 하면 여러 가지가 포함되는데 데이터를 예로 들면, 토스증권에서는 모니터링, 로깅을 실시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하둡에서 가공하고 적재적소에 마이그레이션하면서 필요한 데이터를 확인,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만약 목표한 것을 잘 하게 된다면, 향후 오픈소스처럼 금융 생태계에 기여하고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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