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생각하는 메타버스 서비스들은 주로 게임에서 출발했다. 이유는 메타버스의 정의가 VR 기기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SF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에서 등장한 메타버스의 개념은 HMD를 쓰고 가상의 세계로 진입해 실제와 다른 삶을 사는 것을 말한다. 영화 ‘매트릭스’와도 유사하다. 그런데 HMD를 사용하는 상당수의 서비스가 게임이기 때문에 메타버스는 곧 게임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VR을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 중에서도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등 현재 메타버스의 대표격으로 언급되는 것은 주로 게임이다. 물론 ‘세컨드 라이프’처럼 소셜과 업무를 결합한 서비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페이셜의 존재는 각별하다. 스페이셜(spatial)은 가상 협업 툴로 등장한 서비스로, 초창기에는 AR로 서비스하다 현재 오큘러스 퀘스트 2 용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스페이셜은 아바타를 만들어 아바타들끼리 만나 함께 협업하고, 개인 작업을 하거나, 컨퍼런스나 회의 등을 하도록 설계돼 있는 서비스다.

아바타가 이렇게까지 현실적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난 4월 6일, 페이스북 코리아는 스페이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실제로 기자간담회장처럼 대회의장에서 자유롭게 음성으로 대화하며 질문할 수 있다. 가상(회의장)에서 실제(음성대화, 제스쳐 등)의 것을 도입해 실제와 연관된 업무를 하고 있으므로 메타버스의 의미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스페이셜의 유일한 단점은 VR이나 AR 기기가 없는 사용자가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스페이셜은 모바일 앱을 서비스하고 있어 서비스에 참여는 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 조작 도구가 마땅치 않아 수동적인 역할에 그치고 만다. 수동적으로 참여한다면 협업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그런 스페이셜이 오늘 웹 버전을 출시했다. 스페이셜 사이트(https://spatial.io/)에서 가입하고 아바타를 만든 뒤 웹 브라우저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모바일과 다른 점이 있다면,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 가능하므로 수동적인 참여에서 벗어나 문서를 올리고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작 방법 역시 우리가 흔히 아는 3D 게임과 유사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빠른 적응 면에서는 어쩌면 VR보다도 쉽다는 느낌이 든다.


스페이셜은 3D 공간에서 활용하는 특성상 다양한 3D 작업은 물론 문서나 노트 등 워드프로세서에 가까운 작업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것을 다시 3D로 만들어 회전시키며 협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화이트보드, 프레젠테이션 월, 스크린쉐어링, 실시간 방송, 인 룸 웹브라우저, 다양한 3D 모델(.fbx, .gltf, .glb, .obj, .dae) 업로드, 2D 파일(images, PDF, videos, .tiff) 업로드, 검색, 셀피 촬영 등이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은 다른 사용자와 공유 가능하다. 따라서 디자인 작업을 함께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함께 영상을 보는 등 만나서 하는 업무 상당수를 대체할 수 있다.

화면 공유, 3D 모델 생성 등을 PC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공간(Rooms)은 주로 대회의장, 소회의실, 디자인 룸 등 업무에 적합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캠프파이어와 프레젠테이션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한다. 이 공간에 가면 꼭 불 위에 가서 자기 자신을 지지는 사람이 등장한다. 그게 기자다.

라운드 테이블이 있는데 아무도 시키지 않아도 저렇게 자리에 앉는다

포스트잇이나 화면, 캠 등을 틀어놓은 상태

불을 보면 달려가는 불나방

스페이셜은 웹 버전이나 앱 버전, VR 버전이 기본적으로 무료다. 따라서 현재 가장 사랑받는 메타버스 협업 툴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누적 사용량은 1000만분 이상이라고 한다.

특히 서비스가 무료로 개방되자 스페이셜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유저들이 많이 늘어났다. 스페이셜 이진하 CPO는 “무료 오픈 후 업무 협업 외에도 교육, 놀이, 가상 예술품 전시와 같은 다양한 이유로 (사용자들이) 스페이셜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창작가 만든 디지털 예술품이나 건축공간등의 3D 콘텐츠를 함깨 경험하기 위해 스페이셜을 사용하는 케이스가 최근 늘기 시작했다”며 스페이셜의 다양한 활용도에 대해 밝혔다.

최근 가장 주로 사용되는 서비스는 NFT 갤러리다. NFT는 디지털 작품에 대체 불가능 토큰을 입혀 작품의 소유권을 판매하거나 경매하는 용도로 쓰이는데, 디지털 작품 자체는 누구든지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미지 파일 하나로만 보는 것이 아쉬운 경향이 있다. 따라서 NFT를 대표하는 거래소 오픈씨(OpenSea)가 가상의 갤러리를 스페이셜 내에 열고 NFT에 올린 작품들을 감상하도록 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오픈씨의 갤러리에서 그동안 팔렸거나 앞으로 거래될 작품들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오픈씨의 갤러리 입구

오픈씨 갤러리 내부

실제 갤러리와 비슷한 느낌이다

이미지는 물론 영상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취재 목적으로 5억원짜리 집에 잠깐 입장해봤다

가상의 집을 5억원에 판매한 크리스타 김(Krista Kim)의 집도 스페이셜 내에 구현돼 있다. 단, 이 집은 들어가 보려면 소정의 입장료를 받는다.

스페이스X 드래곤 로켓의 실물 크기를 짐작해볼 수 있다

사이버트럭의 실물을 확인하고 내부에 탑승해 인테리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스페이스X관, 스타워즈 팬클럽 모임 방 등 다양한 모임 공간들이 형성되고 있다.

스페이셜이 만든 갤러리, Federico Clapis의 전시가 예정돼 있다.

영상 재생이 생각보다 고화질로 재생된다

스타워즈의 팬 공간

이진하 CPO가 라이트 세이버로 기자를 죽이려고 하고 있다

스페이셜은 이처럼 다양한 전시가 스페이셜 내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인식한 후 자체 갤러리를 만들어 서비스하기도 하고, 이벤트 탭(http://www.spatial.io/events)을 만들어 앞으로 열릴 이벤트를 공지한다.

사용자들도 공간을 만들 수 있는데, 3D 모델링이 가능한 사용자만이 방을 만들 수 있지만, 앞으로는 스마트폰의 라이다 센서를 통해 방을 만드는 서비스들을 늘릴 것이라고 이진하 CPO는 말했다.

현재의 라이다 센서로 만든 방은 아직 약간 괴기스럽다

스페이셜은 기본적으로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입장할 수 있는 사람 수를 늘리거나 개인용 룸을 만들고, 호스트 툴이나 라이브 스피치 번역이 가능한 프로 버전을 월 20달러에 서비스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룸, 기업용 서비스 등을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버전이 있다. 요금제 상세사항은 이곳을 확인하자.

웹 버전은 무료로 출시되며, 아바타를 만들어 입장할 수 있으니 지금 업무용 메타버스를 체험해보자.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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