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많아지고 종류도 다양해졌다면,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의 역할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세상을 혁신하는 것이 스타트업이라면, 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하도록 투자하고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 역시 혁신해야 하지 않나?

8년차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가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놓았다. ‘플랫폼’ ‘SaaS’ ‘AI’라는 키워드를 엮었다. 스타트업이 흔히 말하는 단어지만, 액셀러레이터가 스스로에게는 잘 쓰지 않는 말들이기도 하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11일 서울 성수동 신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퓨처플레이 2.0은 ‘기업 육성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 전략은 플랫폼이 붐비도록 더 많은 창업자나 혁신을 원하는 기업을 확보하고, 이들이 어디에 있든 각자의 상황에 맞는 액셀러레이팅을 받을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로 서비스(SaaS)하겠다는 것이다. 적확한 지원을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하며, 이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를 고도화하는데 AI가 필요하다.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오른쪽)와 석종훈 파트너. 배경에 새로 바뀐 퓨처플레이의 로고가 보인다. 로고는 9초짜리 영상으로, 2D라는 기존 로고의 고정관념을 깨는 의미를 담았다.

넓어진 고객 저변에는, 스타트업 외에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또는 개인이 포함된다. 퓨처플레이는 이미 기업들과 ‘테크업플러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내 신사업을 발굴하고, 더 나아가 합작 지원 스타트업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

퓨처플레이가 2.0을 발표하며 타깃한 새로운 고객군은 ‘개인’이다.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르는 여러 요소 중 중요한 것이 창업자의 역량이라면, 일을 낼 만한 자질을 가진 개인을 선별하고 맞춤한 교육과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프로덕트 오너(po)’의 자질을 가진 이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퓨처플레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개인이 창업을 하고, 혁신 스타트업으로 성장 시키는 것외에, 다른 스타트업이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워 공급하는 역할도 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개인이 서울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SaaS와 같은 형태의 액셀러레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명, ‘Accelerating as a Service’다. 구체적 프로그램은 하반기 공개 예정인데, 브랜드 이름은 ‘퓨처플레이스닷에이아이(futureplace.AI)’다. 10년 후의 미래에는, 액셀러레이팅이 이뤄지는 공간 자체가 AI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지은 이름이다.

대략적으로는 사람들이 성격유형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듯, 자신이 하려는 사업의 유형을 객관적 테스트를 통해 진단하고 그에 맞춤한 경험을 지원한다는 전략이 세워졌다. 각 성장의 단계마다 생기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지원이 달라진다. 이 외에 퓨처플레이가 투자한 미디어를 통해 마케팅을 지원한다.

창업에 나선 역량 있는 개인을 각 분야 선두 기업과 매칭한다는 실험도 진행중이다. 공유미용실로 시작한 ‘퓨처살롱’을 강남에서 알려진 미용실 프랜차이즈 ‘꼼나나’와 합병시켜 ‘퓨처뷰티’를 만들었다. 오프라인 기업은 경영 노하우를, 퓨처플레이는 데이터를 통한 상권 분석과 고객 관리를 위한 자원관리프로그램(ERP)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퓨처플레이는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석종훈 전 대통령비서실 중소벤처비서관을 파트너로 영입했다. 젊은 세대와 문화 자본이 풍부한 성수동으로 사옥을 이전한 것도 창의력 있는 개인을 더 많이 확보하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류중희 대표는 “10년 후의 미래를 생각하며 세계 인재들과 세상을 바꿔나갈 ‘퓨처 비즈니스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구축에 힘쓰겠다”며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발맞춘 액셀러레이터 산업이 진화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사업 역시 독자적 영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