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가 30일 상반기 중 기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국한됐던 새벽배송 가능 지역을 수도권 바깥까지 확장한다고 밝혔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올 상반기에 기존 새벽배송 지역 대비 서비스 권역을 훨씬 넓힐 것”이라며 “당연한 이야기지만 컬리의 물류센터는 전부 수도권에 있으니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구밀집 지역부터 새벽배송 지역을 확장할 예정”이라 말했다.

컬리는 새벽배송 지역 확장의 거점으로 우선 지난 2월 17일 가오픈한 김포 물류센터를 활용한다. 컬리에 따르면 김포 물류센터는 총 2만5539평 규모로 일 최대 22만 박스의 주문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전 동남권 물류를 담당했던 장지 클러스터(장지-1만5494평, 화도-7280평, 죽전-1443평)가 현재 하루 평균 9만건의 주문(박스 숫자 기준 22만개)을 처리하는 것을 봤을 때 김포 물류센터도 비슷한 수준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컬리는 보고 있다.

자동화 설비로 인력 효율성 20% 올려

기존 장지동에 입지한 컬리 물류센터와 비교하여 김포 물류센터에 차이가 있다면 자동화 설비에 대한 투자다. 김 대표에 따르면 약 3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가 김포 물류센터에 들어갔다.

대표적으로 컬리는 LG CNS의 GTP(Goods To Persons) 방식 피킹 지원 시스템 QPS(Quick Picking System)를 김포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장지동에 도입된 DAS(Digital Assorting System)와 비교하자면 물류현장 작업자가 상품을 픽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동선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상품 목적지별로 자동 분류하는 분류기(Sorter)가 QPS에 결합되기도 했다. 컬리에 따르면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인해 종전보다 20% 적은 숫자의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같은 주문숫자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컬리 김포 물류센터에 도입된 QPS 설비 모습

김 대표는 “김포 물류센터는 이커머스 물류 중에서도 최강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곳”이라며 “컬리는 완전 자동화가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취급 카테고리의 다변화와 고객의 구매패턴 등 여러 변수에 최대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적정 자동화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완전 자동화 설비의 한 예로 노르웨이의 그리드 방식 물류 로봇 자동화 솔루션 기업 ‘오토스토어’와 아마존의 AGV(Automated Guided Vehicle) 솔루션 ‘키바(KIVA)’를 예시로 들면서 컬리의 물류 방식과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김 대표는 “오토스토어의 단점 중 하나는 모든 상품을 그리드에 적재하거나 로봇이 적재된 상품을 피킹하는데 입고와 출고에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라며 “1주일에 한 번 들어오는 회전율이 느린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식료품 회사는 (오토스토어를 사용해도) 괜찮겠지만, 우리는 매일매일 상품이 입고되고 대부분은 하루 단위로 회전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키바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보이지만 한국처럼 국토 면적이 좁아서 물류센터를 고층으로 올릴 수밖에 없는 나라에서는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서 컬리는 입출고 횟수 상관없이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고 냉장, 냉동, 상온 삼온도 운영도 가능한 QPS 시스템을 설계했다. 컬리는 늘 주문 마감 시간 직전 3~4시간 사이에 폭발적으로 고객 주문이 증가하는데 QPS는 여기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고, 시스템 구축에 드는 비용도 가성비가 좋았다”고 신선식품에 최적화된 가성비가 굉장히 높은 물류 시스템으로 QPS를 소개했다.


새벽배송 권역 확장 어떻게?

컬리가 김포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새벽배송 권역을 확장하는데 숙제가 있다면 고객까지의 물리적인 거리다. 김포 물류센터에서 차량을 출차하여 경기도 밖에 있는 고객까지 배송한다면 물리적인 이동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컬리가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지방 권역의 물량까지 처리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을 고안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컬리가 기존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경기도 권역 바깥의 고객까지 배송하기 위해서는 결국 주문마감시간을 종전 대비 앞당기는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결국 지역 확장을 위해서는 별도의 지역 물류센터를 확충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 지방에 충분한 물류 효율을 만드는 새벽배송 주문 밀도가 나올지 의문”이라며 “컬리 입장에서는 이미 전국 새벽배송망을 확충한 쿠팡과 경쟁해야 하는 숙제도 넘어서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업계 한 편에서는 컬리가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3자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과 협의를 하여 새벽배송 전국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포 물류센터 오픈 전 컬리는 서울 동남권역을 담당하는 장지동 클러스터에서 서울 서부의 주문을 미리 처리, 취합해서 간선차량을 활용 서부권역으로 옮기고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컬리가 이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하여 CJ대한통운의 네트워크를 결합해 새벽배송 권역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는 게 업계에 돌고 있는 이야기의 맥이다.

컬리는 새벽배송 확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과 확장 지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3자 물류업체와 협력하여 새벽배송 확장을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미뤘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가 새벽배송 확장을 위해서 직접 배송을 견지할 것인지, 물류 파트너와 제휴를 선택할 것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논의 중인 사항이고 오픈 동의를 받지 못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조만간 정리해서 확장된 지역과 함께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 와중 컬리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가치는 ‘풀콜드’다. 컬리는 새벽배송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또 다른 경쟁사 쿠팡이 상온 택배차나 자가용(쿠팡플렉스)을 통해 배송하는 것과 달리 종전 냉장차량으로 모든 새벽배송 권역을 처리하고 있었다. 산지부터 물류센터, 소비자까지 신선함을 지켜나간다는 것이 컬리가 강조하는 풀콜드의 맥이고, 이는 3자 물류업체와 협력하여 새벽배송을 확장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컬리의 강조사항이다.

김 대표는 “(새벽배송 권역 확대를 위해서) 우리가 직접 하든, 파트너와 하든 풀콜드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단순한 예를 들자면 풀콜드가 안 된다면 전복을 살려서 소비자에게 보낼 수 없게 되는 중요한 이슈”라며 “종전에도 컬리가 풀콜드를 포기했더라면 더 빠른 성장이 가능했을 것인데 그러지 않은 이유는 풀콜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강조했다. 컬리 관계자는 김 대표의 답변에 “컬리는 신선식품을 승용차로 나르는 것을 용인할 수 없는 회사”라 첨언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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