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왓챠, 유튜브프리미엄, MS 오피스 365, 네이버 플러스, 로켓와우… 모두 기자가 유료 이용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다. 매일 아침 기자의 자택과 사무실 앞에 각각 배달오는 중앙일보, 이데일리도 구독 서비스다. 굳이 정수기 렌탈과 우유 배달 이야기까지 꺼내지는 않겠다.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던 구독 서비스와 요즘 ‘구독 경제’라고 일컬어지는 서비스.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들까.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19일 개최한 제 69회 굿인터넷클럽 <구독의 미래>에 참가한 패널들이 논의한 주제 중 하나다.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구독 서비스는 기업이 비용 효율적인 운영을 만드는 수단이 된다. 구독자를 확보함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깔아두고, 고객의 수요에 맞춰서 필요한 만큼의 생산만 할 수 있다. 과거 기자가 잡지사에서 일했을 때도 정기구독 고객의 수요에 맞춰서 매달 잡지를 인쇄했고, 여기에 매달 평균적으로 발생하는 고객 주문 데이터에 기반하여 안전재고를 추가 주문했다. 사전 구독자를 확보함으로 과도한 생산으로 인한 비용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이는 신문이든, 넷플릭스든 동일하다.

과거와 최근의 구독 서비스의 중요한 차이점은 ‘데이터’의 활용도가 가른다. 최근에 각광받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기업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해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초개인화된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게 이 날 행사에 패널로 참석한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예컨대 넷플릭스는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취향을 반영하여 개별 소비자가 더 좋아할 법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반면 신문 배달은 신문사 편집국이 독자가 선호할 법한 정보를 큐레이션하지만, 결국 모든 고객이 똑같은 신문을 받는다. 고객 개개인의 취향에 맞출 수 있지는 않다.

심혜정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기존 신문, 우유 배달과 같은 멤버십 서비스는 최대한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여 많이 판매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며 “반면, 구독 경제로 오면서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패턴을 분석해 어떻게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하고 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독경제가 과거 대비 폭발 성장한 이유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발달에서 찾을 수 있다”며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인프라가 발전하고 오픈 알고리즘으로 바뀌어가면서 기업들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전에 비해서 용이해졌다”고 첨언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아마존 프라임은 소비자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면서 크로스셀링(특정 상품 카테고리를 구매한 고객에게 연관된 다른 상품의 구매를 제안하는 것), 업셀링(특정 상품 카테고리 안에서 구매액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것)을 유도한다”며 “아마존프라임이 소비자에게 유료 구독료의 6배 이상의 혜택을 줌에도 불구하고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이유는 크로스셀링과 업셀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을 잡아두기 위해 필요한 것

떠오르는 구독 서비스라고 모두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아이템을 선정하더라도 어떤 서비스는 잘 되고, 또 다른 서비스는 망한다. 예컨대 음악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한국에서만 멜론, 바이브, 유튜브뮤직, 스포티파이 등이 경쟁한다. 고객들은 대체재가 충분히 많은 상황에서 구독하는 서비스의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바로 경쟁 서비스로 이탈할 수 있다. 

성공적인 구독 서비스 운영을 위해서 신규 소비자를 유치하여 ‘충성 고객’으로 잡아두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기존 구독자의 만족도를 유지하여 이탈을 막는 것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심 연구원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끊임 없이 제공하지 않으면 고객은 필연적으로 이탈할 수밖에 없다”며 “왜 고객이 이탈했는지 원인을 점검해 비즈니스에 반영하고, 이탈한 고객을 대상으로 리타게팅 전략을 짜서 구독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구독 서비스의 성공 요인”이라 말했다.

구독 서비스에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하나의 방향으로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을 이해하고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화훼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 꾸까는 고객에게 꽃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이란 무엇인지 전하고, 그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무엇보다 노력한다고 한다.  

박춘화 꾸까 대표는 “단순히 돈을 내고 꽃을 받는 구독 서비스라고 한다면 생각보다 고객은 오랫동안 구독 서비스를 유지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고객이 꽃을 정기적으로 받는 행동을 멋있게 만드는 것이다. 꾸까라는 회사를 팔로우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전하고 그게 멋있어야 꽃을 구독하는 사업이 돌아갈 수 있다”라고 전했다.

박 대표는 꾸까 창업 전에 화장품 구독 서비스를 운영했던 경험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처음 우리가 화장품 구독 서비스를 하면서 강조했던 메시지는 ‘잡지, TV에서 나오는 유명한 화장품이 아닌 당신은 잘 모르는 작지만 훌륭한 브랜드 화장품을 열심히 큐레이션해서 보내드리겠다. 구매한다면 당신은 트렌디세터가 될 것’이었고 이 메시지는 파괴력이 있었다”며 “하지만 나중에 우리는 초심을 잃고 거대한 브랜드, 상품을 다루기 시작했다. 이 때 체리피커가 늘어났고, 사업모델의 매력이 확 사라졌다”고 말했다. 

김재환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국장은 “구독 서비스의 성공요인은 고객의 단발적인 니즈를 개인의 소비패턴에 기반한 서비스 혁신으로 ‘일상적인 니즈’로 바꾸는 데 있다고 본다”며 “영화, 음악, 쇼핑, 화훼 등 다양한 서비스는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한 번 쓰고 말 수도 있었다. 구독 경제의 대표 성공사례들은 이런 소비자들의 행동을 반복 소비로 이끌어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