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는 아저씨들의 전유물일까? 최근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잘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힙’의 대명사인 스포티파이가 국내 진출하면서, 집중 육성할 사업으로 팟캐스트를 꼽았다. ‘인싸들의 놀이터’라 불리는 클럽하우스도 오디오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이다. 비디오가 라디오를 죽인 영상의 시대에, 오디오가 슬금슬금 부활을 알리고 있다.

국내 팟캐스트 시장의 독보적인 플레이어는 팟빵이다. 팟빵은 2011년 ‘나는 꼼수다’로 시작된 팟캐스트의 인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이후 정치, 인문학, 경제, 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영역에서 인기 콘텐츠를 배출하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이 팟빵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씨와, 씨네21의 김혜리 기자가 각각 팟빵에서 매월 ‘오디오 매거진’을 발행한다. 듣는 잡지를 표방했는데, 9900원 가격표를 달았다. 매달 돈 내고 듣는 오디오 잡지라니.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TBS의 PD 출신으로 지난해 팟빵에 합류한 정경훈 팟빵 콘텐츠제작본부장이다. 두 진행자와는 TBS 시절부터 뉴스공장으로 인연을 쌓은 사이다.

공들여 만드는 콘텐츠는 듣기에 좋다. 네이버, 스포티파이 등 국내외 대형 플랫폼이 팟캐스트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품질 좋은 콘텐츠를 갖추는 것은 꼭 필요한 일로도 보인다. 하지만 팟빵은 아직까지 적자다. 돈을 벌지 못하는 콘텐츠 플랫폼이 10년을 버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새로 시작하는 오디오 매거진은 팟빵의 오리지널 콘텐츠다. 제작에 돈이 더 든다는 이야기다. 팟빵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오리지널 제작에 나서는 걸까?

궁금해서 물어보고 싶었다. 정경훈 본부장을 서울 홍대 인근에 위치한 팟빵홀에서 만나기로 했다. 상수역에서 홍대로 이어지는 골목을 걸으면서 김혜리 기자가 진행하는 매거진 ‘조용한 생활’을 틀었다. 맨부커상 수상으로 언론을 들썩이게 했던 <채식주의자>의 한강 작가가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로 김혜리 기자와 인터뷰를 나누고 있었다. 하루 한 편 에세이를 유료 발송하는 <월간 이슬아>의 이슬아 씨도 조용한 생활의 패널로 나와 김혜리 기자와 “나는 어릴 때부터 한번도 활발한 적이 없었다”며 깔깔 대고 웃었다. 뭐, 잘 만든 콘텐츠라는 것이 이런 듣는 재미를 주겠구나 생각하는 찰나에 팟빵홀에 도착했다.

정경훈 팟빵 콘텐츠제작본부장

오디오매거진을 들으면서 왔어요.

아, 들으셨어요? 빨리 결제하세요(웃음)

, 이미 결제했습니다(웃음). 반응이 좀 어떤가요?

아주 좋죠. 지금까진 아주 좋습니다. 매거진이 두 개가 나왔는데, 목표로 잡았던 것보다는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목표를 낮게 잡으신 건 아니죠(웃음)?

그런 것도 있지(웃음).

최근 팟빵이 콘텐츠적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디오매거진이 대표적인데요, 본부장님이 팟빵에 오면서 생긴 콘텐츠죠?

네, 제가 그거 하려고 왔습니다. 조직개편까지 제가 하고 있는데요. 물론 제가 오기전부터도 계속 살아남으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죠. 오디오북도 그렇고, 유료 콘텐츠도요.


이 전까지는 오디오라는 것이 거의 다 무료잖아요? 지금은 유튜브로 인해서 모든게 거의 다 무료가 됐는데, 저희는 이 와중에서 어떡해서든 돈을 벌어보려고 유료화, 고급화, 정확화를 하려는 거죠.

정확화가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 같아요

부정확한 지식이 난무하죠. 거기에 대해서 기준을 좀 세워보려고 합니다.

콘텐츠를 누가 검수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일반적으로 퍼블릭하게 올리는 것에 대해서는 어쩔 수가 없죠. 그것도 이제 그냥 무료 생태계의 일부인 것이고. 저희가 돈을 더 들여서, 유료화해서 정당한 대가를 받으려고 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는 그 자체만으로도 콘텐츠에 차별화를 가져오려고 하는 거죠. 무료로 만들어놓고 “진짜 좋은 거예요”라고 백날 얘기하는 것보다 100원짜리 가격표를 하나 붙이는 게 훨씬 나아요. 그것만으로도 고급인거지.

유료로 판매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품질을 책임지시겠다는 말이죠?

예. 아마 앞으로의 새로운 경향이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무한정으로 무료로 만들어낼 수는 없어요. 만들어낸 사람들도 전부 다 마음속으로는 다 대가를 바랄 겁니다. 거기에 대해서 모델을 세우고 싶은거죠.

국내에서는 스푼라디오가 오디오 관련해서 가장 유료화가 잘 되어 있죠? 스푼라디오의 타깃은 10대인데요. 팟캐스트를 많이 듣는 30, 40대는 어릴 때 라디오를 무료로 들었던 세대라 오디오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봐서 10대를 타깃으로 잡았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의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상 제대로 봤죠(웃음).

그런 인식을 깨야 하는 입장이시잖아요?

팟빵의 시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스푼라디오는 돈을 벌기 위해 제대로 된 모델을 만들어 시작한, 천재적인 해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팟빵은 시작이 돈을 벌겠다고 야무지게 시작한 모델은 아니라고 판단을 해요. 고민해야 하는 것이, 이 시장이 아직까지 야무지지 못합니다.

한 서비스나 플랫폼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자체에 대한 말씀이시죠?

그렇죠. 그래서 팟빵은 여태까지 수익을 낸 적이 없습니다. 제대로 추구한 적도 없죠.

하지만 유료 모델은 이미 도입했잖아요?

그 자체가 어떡하든 크리에이터한테 돈을 줄 수 있는, 선순환 환경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었지 팟빵이 돈을 벌기 위한 작업은 아니었죠. 이거 꼭 좀 써주세요. “팟빵이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여기에서 임대사업을 하면 돼요(팟빵의 모회사인 코리아센터는 홍대입구역 인근에 ‘팟빵홀’을 운영하는 단독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팟빵이 돈을 벌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 거죠.

홍대 인근에 위치한 팟빵홀. 1층에는 공개 녹화홀이, 지하에는 강당과 녹음실이 위치해 있다.

기업이 돈 안되는 서비스를 할 이유는 없지 않나요?

그래서 칭찬을 해달라는 거죠. 사비를 들여서 생태계를 만든거니까. 껌계의 롯데껌이 되고 싶고,


나이가 나오는데요,

자동차계의 현대차가 되고 싶고, 포털계의 네이버가 되고 싶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오디오계에서 미국 자본에 안 잡아먹히고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는 거죠. 마트계의 이마트가 되고 싶은 거지. 다 월마트에 잡아 먹혀도 우리나라에선 (이마트가) 살아 남았잖아요? 우리나라 오디오 시장에서는 팟빵이 없으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외로운 투쟁을 했죠. 대기업이 들어오고 글로벌이 들어오는 현황을 저는 아주 반깁니다.

경쟁이 세지는 걸 반긴다는 말씀이신데

경쟁 좀 세지라고 저희가 맨땅에 이만큼 때려부은 겁니다. 만 9년 동안 몇백억원을 썼죠.

창업 당시에 국내에서 팟캐스트는 상당히 생소했을 거잖아요? 당연히 돈이 되지도 않을 거고 당분간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을텐데, 시작한 이유가 뭐였을까요?

오너(코리아센터 김기록 대표)가 우리나라에도 개개인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자유로운 개인 미디어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9년 전이면 2012년인데, 때를 잘 만난것도 있겠죠?(당시 나는 꼼수다로 팟캐스트 붐이 일었다)

그렇죠. 그래서 돈이 될 수도 있었을 거라고도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잘 안됐죠. 유튜브 때문에. 그러나 환경은 항상 바뀌고 내 뜻대로 움직이기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지 않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이 시장이 굉장히 성장하고 있거든요.

본부장으로 오고 나서 보니, 팟빵의 현황은 어떻던가요?

수익을 못내니까 심각하죠. 그런데, 그 자체가 좋은 회사임을 방증하는 것 같아요. 사람을 계속 뽑고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투자액을 계속 늘리거든요. 적자폭이 증가하는데도 굳건한 걸 보면 회사가 좋은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투자 제안도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미 30% 정도는 투자를 받기도 했고요.

콘텐츠를 책임지는 역할로 왔는데, 지금까지 팟빵의 콘텐츠적인 면은 어떻게 보셨나요?

경쟁력이 없는 줄 알았는데, 있더군요. 기존의 라디오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팟빵의 콘텐츠가 퀄리티 면에서 차이가 안 난다고 봅니다. 팟빵은 전국 톱5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회사라고 봅니다.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플랫폼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기 때문인 거고, 그 안에서 오리지널 전략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지금 시장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은 이미 많은 이용자를 갖고 있는 곳들 이잖아요? 네이버도 그렇고 스포티파이도 그렇죠. 요즘은 클럽하우스도 빵 떴잖아요?

경쟁자, 동종의 경쟁자가 많이 생기는 것이 회사의 철학과 일치하죠. 저희는 우물 안에서 개구리가 되고 싶지 않아요. 넓은 호수에 잉어가 되고 싶습니다. 호수가 커져야죠.

호수가 커지면 뭐가 좋습니까?

호수가 커야 저희도 잉어가 되든 고래가 되든 커질 수 있지, 아무리 저희가 일등이라고 해도 우물 안에서 일등은 소용이 없죠.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의 참여는 저희도 되게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리지널 경쟁이 심해지면, 팟빵에서 인기 있는 창작자들을 어떻게 잡을 계획인가요?

철저한 수익의 환원이죠.

지난해 발간된 DMC리포트에서 팟캐스트 생태계 성장이 어려운 점 중 하나로 수익 배분의 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는데요,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오해가 있었다고 봅니다. 투명한게 문제가 아니고 저희는 그냥 수익을 남기지 않고 거의 다 주고 있습니다. 유료 수익을 발생시키는 크리에이터한테는 저희가 비용을 제외하면 거의 남는게 없을 정도로 다 주고 있죠. 아마 거기에서 저희가 수익을 챙겼으면 10년 중에 1년은 흑자가 났을 수 있어요.

적자를 감수하고 수익을 배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렇게 잘해주면 더 많은 사람이 올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많이 올 시점에 유튜브가 생겼죠.

유튜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는 바가 좀 있겠어요

안타깝기도 하고 한 때는 라이벌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은 유튜브는 자연이고 환경입니다. 그걸 잘 적응하고 이용할 뿐입니다.

팟빵의 대표 콘텐츠들도 유튜브를 같이 활용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전략을 취한 이유가 있나요?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튜브에서도 보여주면 팟빵이 아니라 유튜브로 가서 보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죠. 그런데 방금 말했듯이 유튜브는 넘어야 할 산이 아니라 이용해야 할 환경입니다. 지금 네이버하고 구글을 경쟁상대로 놓지 않잖아요? 저기를 이용해서 광고를 할 생각을 하는 것처럼 유튜브도 그 단계가 됐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떡하든지 유튜브를 통해 저희를 알리고, 유튜브를 통해 조금이라도 (청취자가) 유입이 된다면 그걸로 족하죠.

경쟁자가 많아지면 팟캐스트도 많이 알려질테고 홍보도 되겠지만, 사람은 자기가 쓰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어떤 콘텐츠 플랫폼으로 갈지 선택을 해야 하잖아요? 청취자를 잡을 수 있는 전략은 뭘까요?

정공법으로, 우수한 콘텐츠. 저희만의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자는 아주 정석적인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기초 체력이죠? 기초 체력이 아직은 부족하다고 느껴서 적극적으로 체력을 키워야 하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진짜 우수한 크리에이터를 끌어들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전략은 체력이 갖춰지고, 양적으로 무언가 기반이 있은 다음에 짜야죠. 잔머리는 나중에 쓰고, 지금은 정직한 성장이 전략입니다. 지금도 한달에 400, 500개씩의 신규 방송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어요.

킬러 콘텐츠 얘기를 해보고 싶은데, 2012년에는 정치 콘텐츠가 인기였고 최근에는 경제 관련 콘텐츠를 사람들이 많이 듣는거 같아요

트렌드를 무시할 수는 없겠죠. 팟빵에는 거의 모든 분야 콘텐츠가 있어서 유행에 따라 어떤 것이 부각되느냐의 문제인데 저희는 두 가지를 병행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만드는 것과 발굴하는 것. 발굴한다는 것 자체가 제작 환경을 유튜브처럼 생태계가 돌아가도록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죠. 킬러 콘텐츠라고 하지만 모든 방면에서 발굴을 하고 있어요. 직접 만드는 것에 절반, 나머지 절반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자발적 크리에이터를 도와주는 것, 모든 파트에 투자하고 있어요. 이번에는 우연하게 경제가 걸린 거죠. 그 앞에는 인문학, 책소개가 한참 인기가 있었죠. 그래서 플랫폼 입장에서는 그걸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돌아오는 유행의 수레바퀴를 넉넉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있는 거죠.

오리지널에 절반을 투자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최근 트렌드가 꼭 오디오가 아니더라도 오리지널로 가고 있잖아요? 오리지널 전략이 얻는 것만큼 투자해야 하는 것도 많아서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팟빵은 어떤 방향으로 보고 있나요?

오리지널은, 곧 투자죠. 영상 만큼은 아니지만, 달에 몇천만원은 들죠. 만드는 게 쉽지는 않은데, 그래도 저희가 대기업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투자를 하려고 작정한 회사인데요, 저희가 만드는 오리지널은 흥행도 중요하지만, 일반 크리에이터들이 보기에 일종의 ‘스탠다드’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에요.

아까 기초체력을 말씀하셨는데, 그 기초체력이 어느 정도 갖춰져야 제대로 수익화를 생각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사실은 거기에 대해서 프로그램 몇 개, 이렇게 양적으로 정해놓았던 적은 있어요. 그런데 그건 별로 의미가 없고. 유튜브가 처음 창궐했을 때,

역병인가요?(웃음)

(웃음)창궐했을 때, 팟캐스트가 확 정체가 되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 다시 서서히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모든 콘텐츠를 놓고 보면 특유의 ‘몰빵 정신’ 같은 것이 있습니다. 뭐 하나 생기면 다 그리로 가는 그런 현상이 있는데, 이제는 그 현상이 좀 수그러드는 것 같아요. 콘텐츠의 발전 단계상 성숙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판단이 들어요. 그러니 유튜브가 발전을 하면서도 다른 것이 같이 발전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향후 2년 정도.

어느 플랫폼 하나가 전체를 시장을 잡아먹는 일은 있지 않을 것이고, 각자의 영역을 갖고 갈 거라는 말씀이신데, 유튜브 같은 케이스는 영상이지만 오디오끼리의 경쟁은 어떻게 보시나요?

저희가 그래도 업계 1위이기 때문에 빨리 들어와서 파이를 키워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지금 저희는 남한테 신경 쓸 겨를이 없어요.

팟빵의 타깃을 누구라도 보면 될까요? 3040 세대인가요?

하아… 타깃 이야기를 좀 할게요. 제가 이 회사 와서 PD들을 모아놓고 한 이야기가 뭐냐면, 타깃에 대한 환상을 좀 버리라고요. 투자자, 방송사 관계자, 프로그램을 만들어 본 사람이든 아니든 타깃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데, (한 층 높아진 목소리로) 타깃은요, 아무도 몰라요. 30년동안 생각해도 모르는 타깃을 당장에 어떻게 압니까? 타깃은 존재하지 않아요. 좋으면 와서 듣고, 안 좋으면 안 듣습니다. 타깃은 정말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이제는 모든 트렌드가 나이하고는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그런 세대입니다.

재미있는 걸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이게 재미가 60점이다 70점이다, 그런 판단을 누가 합니까? 그런 거 없어요. 뭐냐하면, 만드는 사람이 좋아서 만들잖아요? 그러면 누군가는 와서 듣습니다. 타깃을 정한다는 건 “누가 들을 것 같으니까 그런거 만들어야지”하는 건데, 그런게 어딨습니까? 타깃을 짤 시간에 재미있는거 하나 더 만들어볼 궁리라도 하라는 거죠.

그 재미의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할까요?

개인. 당신이 좋아하는 거. 당신이 맛이 없는데 남들은 맛있어 할 거라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저는 제가 만든 걸 가장 좋아합니다. 남이 만든 건 관심도 없어요.

팟빵 합류전에 TBS의 PD였는데요, 유명한 PD로 일하다가 이제는 사업을 해야 하잖아요? 너무 다를 것 같은데요

다르죠. 너무 다른데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고, 저는 이런 민간 기업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여기가 조금 더 필사적으로 일해요. 굳이 돈 벌어오라 이런 문제가 아니라, 내 거를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어보겠다는 자세가 여기가 조금 더 날이 서 있는 것 같아요.

여기 오셔서 오디오 매거진을 만드셨는데, 제작을 하면서 어디에 가장 초점을 맞추셨나요?

잘 적어주세요. “지식이 너무 난무하니 정제된 지식이 여기에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거랑 똑같잖아요? 그래서 정확하고. 흡수력 좋고, 재미있고. 기꺼이 시간을 쓸만한게 여기에 하나 있다고 표시하고 싶어서 그래서 ‘가격표’를 붙인겁니다. 유료라는게 돈을 벌려고 하는게 아니라, 여기에 차별화 되는 콘텐츠가 있다. 명품이다. 1000만원 붙이려고 하다가(웃음), 만원을 붙였죠.

9900원이라는 가격이 콘텐츠의 질에 비해서는 매우 싸죠. 하지만 최근에 월정액 상품이 많아졌다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돈을 지불해야 하는 콘텐츠가 많아져서 경쟁이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맞습니다. 잘하느냐, 못하느냐의 싸움이라 자신있습니다.

김어준 씨와 김혜리 기자가 매거진 오디오를 시작했죠. 그렇게 모객을 할 수 있는 파워를 가진 사람이 흔치는 않잖아요? 섭외는 어떻게 하셨어요?

어렵죠. 너무 바쁜 사람이라. 그렇지만 저하고 한 번 터트린 경험이 있잖아요(웃음)? 김혜리 기자는, 일반인은 잘 모를 수 있는데 대단한 분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머지 않아 김혜리 기자의 매거진이 김어준 기자의 매거진을 능가할 겁니다. 완전 자신있습니다. 김어준은 내실도 있지만  딱 치고 나가기에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요,  김혜리 기자는 오로지 100% 퀄리티로만 승부를 합니다. 그 진짜 승부가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었어요.

본부장님을 스카웃하느라, 팟빵이 오고초려했다고 하던데요. 본부장님이 팟빵에서 와서 오디오 콘텐츠로 그리는 그림은 어떤 걸까요?

제가 밖에서 크리에이터로 있을 때는 팟빵이 고마웠어요. 한때는 모든 방송사에서 팟빵에 올리기 위해 편집을 새로 했던 적도 있어요. 그날그날 팟빵 등수가 라디오 국장에 대한 보고사항이었어요. 그때는 팟빵이 모든 방송사를 대신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죠.

팟캐스트 자체가 변치 않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은 원하는 걸 책을 쓰고, 어던 사람들은 인스타를 하고, 이런 것이 하나의 도구이자 문화이자 장르가 되었잖아요? 팟캐스트도 생활에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장르가 되었으면 하는게, 팟빵이 추구하는 가장 큰 철학이죠. 2년 안에 팟빵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 아는 친숙한 플랫폼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잠시라도 심심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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