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의 ‘라이브 커머스’에 B마트가 붙는다면

국내 최대 음식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배민쇼핑라이브’를 9일 공식 론칭했다. 특화된 카테고리는 ‘음식’이다.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신선/가공식품, 제철음식, 지역특산물 등 특색 있는 먹거리를 배민쇼핑라이브를 통해 소개한다는 우아한형제들의 계획이다.

배민쇼핑라이브는 배달의민족 앱 상단에 새롭게 노출되는 ‘쇼핑라이브’ 아이콘을 터치하여 접속 가능하다. 사진은 9일 오후 1시 첫 번째로 방영된 ‘경기떡집’의 라이브 방송 화면

배민쇼핑라이브는 소비자의 눈에 보이는 측면에서 먼저 론칭한 커머스 업체들의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들과 큰 차이가 보이진 않는다. 배민쇼핑라이브에 접속한 사용자는 라이브 쇼호스트와 실시간 채팅으로 소통하면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별도로 상품의 할인 정보를 노출하고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등 판매자들이 판촉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눈에 띈다. 라이브 현장 방송 송출뿐만 아니라 별도의 영상 콘텐츠를 중간에 송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결제는 ‘배민페이’와 ‘신용/체크카드’ 중에 선택하여 진행 가능하다.

배민쇼핑라이브는 라이브 현장 영상과 별도의 영상 콘텐츠를 라이브 중간시간을 활용해 송출 가능하며, 할인쿠폰도 영상에 노출 가능하다. 라이브 영상 콘텐츠 기획은 입점 브랜드 업체가 아닌 우아한형제들이 맡아 진행한다.

배민쇼핑라이브는 당장은 ‘폐쇄형’ 구조를 지향한다. 누구나 원한다면 배민쇼핑라이브를 통해 판매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오픈 초기에는 완전 개방형이 아닌 어느 정도 성장한 브랜드 업체를 중심으로 입점을 받아 상품 라인업을 구성한다는 우아한형제들의 설명이다. 아무래도 서비스 초기다보니 이 구조는 추후 일정 부분 오픈되는 형태로 변경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쇼호스트 섭외 및 콘텐츠 기획 또한 우아한형제들이 맡아 진행한다. 입점 업체가 알아서 쇼호스트를 섭외하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그립’이나 네이버 쇼핑라이브 같은 구조는 아니다. 우아한형제들 내부 조직이 자체 구축한 스튜디오에서 콘텐츠를 촬영한다. 카카오 쇼핑라이브가 택하고 있는 형태와 유사하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민쇼핑라이브 판매 수수료는 입점업체와 별도 협의로 결정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쇼핑라이브) 서비스 초반이다 보니까 우아한형제들이 먼저 업체에 접촉하는 경우가 있다”며 “채널이 열렸으니 앞으로 먼저 입점 문의를 주는 업체들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상품 품질을 신경 쓸 수밖에 없어서 심사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품 선정을 할 것”이라 설명했다.

배민쇼핑라이브의 특장점

배민쇼핑라이브의 특장점이 있다면 ‘배달의민족’의 트래픽이다. 배달의민족 앱 전면에 노출되는 배민쇼핑라이브 특성상 배달의민족의 MAU 1715만명(2020년 12월 아이지에이웍스 안드로이드OS+iOS 월사용자 데이터 기준)을 배민쇼핑라이브로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트래픽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로 시작할 수 있는 신생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과는 시작점부터 다르다. 실제 경기떡집이 진행한 배민쇼핑라이브 첫 방송에는 라이브 시작 이후 1시간 경과 시점 기준으로 1만9000명의 누적 접속자가 몰렸다.

또 하나의 특장점은 ‘음식 카테고리’와 관련된 우아한형제들의 운영 노하우와 네트워크다. 배민쇼핑라이브는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음식점 네트워크와 지난해 10월 시작한 산지직송 서비스인 전국별미에 입점한 지역 농축수산물/가공식품 업체 네트워크를 입점 업체 영업에 활용한다. 배달의민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성’이 있는 상품을 알고 있고, 이런 제품들을 배민쇼핑라이브 상품 기획까지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실제 우아한형제들은 직접 선정한 배달의민족 입점 음식점의 인기 메뉴를 밀키트 상품으로 위탁 생산업체를 통해 제작해 배민쇼핑라이브를 통해 전국 고객에게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전국별미 입점업체 상품 중에서 상품성이 높은 상품도 선정, 제안하여 쇼핑라이브에서 판매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경쟁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대비 배민쇼핑라이브의 경쟁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아한형제들은 아무래도 음식점을 중개하는 배달의민족부터 시작해서 라이더 배송까지 붙은 맛집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우리가 직접 전국을 돌며 업체를 선정한 전국별미 서비스까지 음식에 특화된 서비스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며 “배달의민족이 갖고 있는 음식점, 맛집, 지역 먹거리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음식에 특화된 푸드 라이브 커머스 측면에서는 우리가 강점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B마트 연계의 가능성

당장 우아한형제들은 계획이 없다고 밝히지만, 업계에서 예측하는 배민쇼핑라이브에 당연히 붙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서비스는 ‘B마트’다. 우아한형제들은 B마트를 전국구로 확장하면서 마련한 ‘도심 물류거점’을 갖고 있다.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면서 확보한 라이더 인프라 또한 보유하고 있다. 말인즉, B마트 도심 물류거점에 배민쇼핑라이브에 방송할 상품을 미리 재고로 보관해두고 즉시배달을 연계해서 30분~1시간 이내 즉시 배달을 붙이는 구성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B마트는 그 자체로 유통사이기도 하다. 직매입한 상품, 혹은 PB로 자체 제작한 상품을 배민쇼핑라이브에 태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라이브 쇼핑과 연계하여 통합 물류 상품을 만들어 상품 보관부터 배송, 콘텐츠 기반의 판매까지 연결되는 ‘풀필먼트’ 형태의 물류 서비스 판매도 가능해진다. B마트는 거점배송 특성상 음식점에 비해서 ‘묶음배달’이 용이하다. 라이브 커머스의 경우 특정시간에 집중된 고객 주문이 발생하기 때문에 라이더 한 명당 수십건의 상품을 픽업해서 도심 지역을 순회배송하는 운영이 가능해진다. 규모의 경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배달 리드타임만 어느 정도 늘린다면 건당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다.

앞서 네이버가 쇼핑라이브 상품을 자사가 투자한 풀필먼트 업체와 이륜차 물류업체를 연계해서 테스트한 적이 있는데, 그런 형태의 운영을 배민쇼핑라이브는 수직 계열화된 인프라를 통해 수행 가능하다. 물류업계에서는 쿠팡도, 네이버도 쉽게 못하는 ‘즉시배달 라이브 커머스’를 배달의민족이라면 더 빠르게 론칭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B마트의 도심물류 거점과 배민라이더스의 즉시배달망을 연계한 라이브 커머스 기획 의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제 막 시작을 한 것이라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당장 즉시배달이 붙는 형식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입점업체들이 물류를 처리하는 구조라 소비자 배송 수령까지 일정 시일이 걸리는 오픈마켓 형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 대형 IT업체 이커머스 물류기획 담당 실무자는 “B마트의 거점은 그 자체로 MFC(Micro Fulfillment Center) 기능을 하고, 여기에 라이브 커머스를 연계하면 기존 B마트보다 고객 접근성이 더 좋아지는 것이 당연하다. 당연히 (즉시배달과 라이브 커머스를) 연계할 것”이라며 “네이버의 라이브 딜리버리는 시간대 배송이지만, 배달의민족은 즉시배달이니까 더욱 매력적”이라 평했다. 그는 “다만, 즉시배달로 인한 물류비로 부담되는 높은 비용을 상쇄할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아한형제들의 딜리버리히어로 매각건도 이슈라서 그 전까지는 준비만 하다가 최종 매각 승인이 나올 때 관련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 예측했다.

한 이륜차 물류업체 대표는 B마트의 도심거점과 배민라이더스의 배송망, 라이브 커머스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 ‘가장 강력한 놈’이 온다고 평했다. 그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사람들이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구매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장에서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결제 이후 고객의 손에 물건이 들어오는 간격이 매우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기존 온라인 구매는 택배가 아무리 잘 돼 있어도 하루 이틀의 배송시간은 필요했기 때문이 이 시간 간격을 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판을 쿠팡과 마켓컬리와 같은 업체들이 당겨서 빠른 배송, 정시 배송을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라이브 커머스는 그 자체로 고객에게 오프라인 현장 경험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여기에 B마트가 라이브 커머스와 붙으면 정시배송이 가능해지고, 더 나아가 실시간 배송이 돼 버립니다. 실시간에 가까운 30분~1시간 이내 배송이 구현 가능하고, 아무리 오래 걸려도 3시간 이내의 배송이 완료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당연히 SKU(Stock Keeping Units)는 제한되겠지만, B마트에서 고객들이 주로 구매하는 SKU가 1500개 안쪽에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이런 상품을 중심으로 라이브쇼핑에 출품한다면 정말 무서운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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