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상품을 파는 이들은 많다. 인스타그램에서 물건 파는 사람들은 흔하게 볼 수 있고, 네이버 카페나 블로그를 채널로 상품을 판매하는 이들 또한 예전부터 있었다. 오죽하면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에 ‘쇼핑’ 인터페이스를 입혔으며, 네이버가 블로그 셀러를 위한 판매물품 정보 제공 슬롯 및 결제 기능을 따로 제공 하겠는가.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창작자들이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 판매 물품 정보 제공 슬롯 ▲ 결제 기능 ▲ 배송 조회 ▲ 블로그 및 댓글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 ‘블로그마켓’ 도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자료: 네이버)

소셜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판매자들은 그들의 영향력으로 물건을 판다. 그리고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팬심’이 만든다. 평소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는 사람들이 판매자들이 소개하는 상품을 믿고 기꺼이 상품을 구매한다.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가 상품 구매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미디어 커머스, 인플루언서 커머스, 블로그 마켓 등 다양한 이름으로 활동한 사업자들이 이미 검증한 일이다.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통상 구매 전환율이 일반적인 오픈마켓보다 높다. 실제 기자가 알고 있는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 업체의 구매 전환율은 약 8%다. 그 이유는 ‘신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가 올리는 상품 정보는 인플루언서에게 호감이 있는 ‘팔로워’에게 노출되고, 이들은 이미 인플루언서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 인플루언서에 대한 애정이 구매까지 이어진다.

이 때문에 많은 브랜드나 제조업체들은 마케팅을 위해서 그들의 제품 컨셉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찾는데 분주하다.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인플루언서 에이전시들, 크리에이터에게 상품을 중개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 업체들이 시장의 존재를 증명한다. 인플루언서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C2M(Customer to Manufacturer) 커머스,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확산되고 있다.


왜 인플루언서 커머스인가

‘핫트’는 인플루언서를 기반으로 한 C2M 커머스를 기지로 성장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유아용품을 만들던 제조사 ‘소셜빈’이 2019년 초부터 시작한 신규 사업이다. 갑자기 제조업체에서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이라니 뜬금없게 들릴 수 있겠다. 제조업체가 인플루언서 커머스 플랫폼이 된 이유에 대해 정대중 소셜빈 핫트 총괄 본부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소셜빈은 유아용 식판을 제조, 판매하는 업체였습니다. 우리 식판은 꽤나- 잘 팔렸고 아마 이 식판이 쭉 대박이 났다면 핫트는 탄생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소셜빈은 굉장히 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이커머스의 딜 구조는 초기화면 노출을 시켜서 구매까지 이어지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가격 할인’이라는 수단을 쓸 수밖에 없죠. 다른 행사를 하려면 또 다시 가격 인하를 하는 상황이 반복돼 결국 상품을 제값 받고 팔 수 없게 돼 수익성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고민하던 와중 인플루언서들이 소셜 네트워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혹시 하며 저희 제품을 육아를 하는 엄마들에게 협찬했는데, 반응이 놀라웠죠. 이커머스 플랫폼의 메인화면 노출보다 높은 판매량이 나오더군요. 그 때 저희는 인플루언서 커머스의 가능성을 봤습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첫 화면은 제한된 딜 숫자로 인해 모든 상품을 노출하지 못하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 커머스에서는 저희가 상품만 잘 매칭한다면 인플루언서들이 각자 자신의 취향대로 콘텐츠를 운영하면서 무제한으로 상품을 노출하는 확장이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핫트는 그들이 세웠던 가설을 검증했다. 현시점 약 8500명의 인플루언서 회원에게 600여개 이상의 제조사와 브랜드업체의 상품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약 700개의 상품 정보를 기반으로 월 평균 5000건의 판매활동이 핫트 안에서 발생한다. 특히 5% 상당의 높은 구매전환율과 1%대의 낮은 반품률이 인상적이다. 핫트의 월 방문자수는 130만명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핫트’로 보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비즈니스

핫트는 영향력이 있는 인플루언서와 콘텐츠 마케팅이 필요한 제조/브랜드사를 중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한다. 인플루언서들은 핫트 입점 제조/브랜드사로부터 제공받은 상품을 실제 사용하여 콘텐츠를 만들고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등 소셜채널을 통해 판매한다. 판매가 진행되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핫트로부터 정산 받는다. 인플루언서는 원래 하던 소셜 네트워크 운영과 ‘고객 소통’에만 집중하면 된다. 상품 페이지를 만들거나 물류와 반품 처리하는 등의 번거로움은 핫트 혹은 입점 제조사가 대신 처리해준다.

핫트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핫트로부터 제공받은 ‘폐쇄형 상품 링크’를 입력하여 고객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핫트에 입점한 제조 및 브랜드사는 콘텐츠 마케팅을 위한 인플루언서를 소개받을 수 있다. 소개받은 인플루언서가 브랜드 및 제품 컨셉과 맞다고 생각한다면 이후 해당 인플루언서에게 협찬제품을 발송한다. 인플루언서가 해당 제품이 마음에 든다면 실제 사용 후기를 기반으로 판매가 진행된다. 입점 제조사는 실제 판매된 상품 금액에서 수수료를 제외한 수익을 핫트로부터 익월 정산 받는다.

핫트의 정산 프로세스 및 역할. 핫트는 인플루언서(핫티스트)와 입점 브랜드/제조사를 연결해서 운영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백오피스 플랫폼이다.(자료: 핫트)

정 본부장은 “핫트는 수많은 판매자들이 백오피스에서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체계화하고 확대, 강화하고 있다”며 “인플루언서는 시간, 장소, 자본과 무관하게 팔로워들과 소통만 잘한다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 제조 및 브랜드사도 좋은 인플루언서를 만나서 콘텐츠를 기반으로 자기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 가치 ‘진정성’

핫트가 이야기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의 핵심 가치는 ‘진정성’이다. 예컨대 상품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 입장에서 질이 나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한다면 그들의 명성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아무 상품을 팔아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서 육아 일기를 사진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올리던 사람이 갑자기 전통주를 팔고 있으면 좀 이상하지 않겠는가. 가능하다면 인플루언서가 생각하는 컨셉에 맞는 상품을 소싱하여 판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핫트가 강조하는 것은 ‘검증’이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서 핫트 MD가 1차적으로 검증한다. 그렇게 1차 검증이 끝난 상품들만 인플루언서들에게 노출된다. 인플루언서들은 2차적으로 그렇게 노출된 상품들 중에서 자신의 콘텐츠 컨셉에 맞는 상품을 고른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인플루언서가 고른 상품을 실제로 협찬 받아 써봤는데 마음에 안들 수 있다. 이 때 인플루언서는 얼마든지 딜 진행을 거부할 수 있다. 핫트의 3단 상품 검증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핫트의 상품 입점 승인율은 약 10%로 매우 까다롭다.

정 본부장은 “인플루언서들의 팔로워는 어떻게 보면 그들 주변의 이웃”이라며 “이웃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상품’이 좋지 않으면 안 된다. 핫트는 상품이 좋지 않다면 사실상 판매를 못하는 구조”라 설명했다.


반대로 핫트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제조 및 브랜드업체 입장에서도 ‘진정성’은 중요하다.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주고 마케팅을 맡겼는데 상품이 팔리지 않거나, 오히려 상품 컨셉에 맞지 않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로 인해 부정적인 바이럴이 일어난다면 그만큼 난감한 일도 없겠다.

때문에 핫트는 인플루언서단의 ‘검증’도 강조하고 있다. 핫트는 기본적으로 소셜 네트워크 팔로워 1000명 이상(인스타그램 기준)의 사용자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기준으로 두고 인플루언서를 모집한다. 여기서 핫트가 보는 팔로워 숫자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좋은 콘텐츠’와 ‘소통 능력’이다. 이 때문에 핫트의 인플루언서 참여도 쉽지는 않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약 2000명이 핫트 인플루언서로 지원했으나 그 중에서 승인된 인플루언서는 15%에 불과했다는 핫트측의 설명이다.

핫트가 인플루언서 커머스 운영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사람 냄새’다. 어떻게 보면 이 또한 진정성, 다른 말로 ‘신뢰’와 맥을 같이한다. 정 본부장의 이야기로 마무리 한다.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제공하는 큰 가치는 사람 냄새입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거래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판단 조건은 믿음인데요. 이 믿음을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대면을 피할 수 없는 시대가 옴에 따라서 소통을 통해 진정성 있게 상품을 전달하는 커머스의 시대가 열렸습니다. 앞으로 훨씬 더 이 추세는 강화될 것이라 우리는 확신합니다. 해외에서는 이것을 ‘대화형 커머스(Conversational Commerce)’라고도 부르는데요. 여기에는 사람에 대한 갈증, 감성적인 가치가 녹아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