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 1분기에만 생산에 차질을 빚는 자동차 규모가 세계적으로 약 10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지난 2월 3(이하 현지시각)일까지만 해도 “1분기에 67만2000대의 차량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2주일이 흐른 지난 16일에는 그 수치를 100만대로 재조정한 보고서를 발행했다.

IHS마킷은 “3월 말에 차량용 반도체의 핵심인 MCU(마이크로컨트롤러) 반도체 부족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4월부터는 공급이 개선되겠지만, 누적된 수요를 채우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MCU는 기기의 조작과 제어를 담당하는 반도체로,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탑재돼 있다. 특히 최근 개발되는 자동차에는 MCU가 다수 탑재되기 때문에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유진투자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와 관련 부품에 대한 공급 부족으로 가격 인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현상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 산업군으로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상반기부터 세계적인 국경 봉쇄가 이어졌고, 연말에 반도체 회복기가 찾아오면서 가전과 자동차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따라서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가속화됐다.

IHS마킷에 따르면, MCU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발주부터 OEM에 도달하는 데까지 12~16주의 리드타임(Lead Time, 물품 발주부터 조달까지 발생하는 시간)을 가진다. IHS마킷에 따르면, OEM 업체들은 현재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인해 리드타임을 기존보다 크게 늘어난 26주로 잡고 있다.

세계 각국은 부랴부랴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우선 독일은 지난 1월 24일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 장관에게 “TSMC 측에 차량용 반도체를 추가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해 주길 바란다”고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뒤이어 2월 6일에는 EU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투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에서도 자국 내 반도체 공장 건립을 위해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부족의 여파는 실제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퀄컴은 4분기 실적 컨퍼런스를 진행하면서 매출과 공급부족 영향에 대해 언급했고,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애플도 반도체 공급부족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 현상에 대해 언급했다.

다만 하반기에 손실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은 1분기에 공급 물량을 감소시키는 것보다 좀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해 손실을 내더라도 적정량을 생산하고, 이를 연말에 상쇄하는 방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현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예상 부족 규모가 점점 커지고 세계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손실을 완전히 메우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파운드리와 반도체 후공정 기업(OSAT, 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은 반도체 부품 가격 인상으로 인해 수혜를 입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딜로이트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으로 파운드리 제조설비가 부족해 호황이 일어나고 있으며, 팹리스 고객사들이 중국을 벗어나고 있다”며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인턴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