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커머스는 ‘네이버’, ‘쿠팡’과 경쟁할 수 있을까(feat. 여민수)

많은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대로 2020년의 카카오커머스는 성장했다. 9일 카카오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카카오의 톡비즈 거래형 사업(커머스)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성장했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선물하기와 메이커스 서비스 거래액은 같은 기간 각각 52, 60% 성장했다. 같은 기간 톡스토어 거래액은 292%라는 특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최근 1년 실적 요약. 카카오의 커머스 실적은 카카오 톡비즈 사업 매출에 카카오톡 광고와 함께 합산돼 계상된다. 톡비즈 사업은 2020년 4분기 기준 전체 플랫폼 부문 매출에서 55%를 차지한다.

카카오커머스의 최근 성장세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4분기 기준 카카오커머스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분야별로는 ‘선물하기’가 전년 동기 대비 61%, 톡스토어가 3배 이상, 카카오 쇼핑라이브가 전분기 대비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에 따라 커머스 사업이 포함된 카카오 ‘톡비즈’ 부문의 2020년 4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7% 증가, 전년 동기대비 64% 증가한 3603억원을 기록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카카오커머스가) 지난해 고무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는 폭넓은 고객 취향을 만족시킨 상품 라인업 강화, 톡딜 마케팅에 기반한 톡스토어 플랫폼의 성공적 시장 안착, 차별화된 커머스 경험에 기반한 이용자 저변확대에 기인한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의문은 있다. 과연 카카오커머스가 시장에서 먼저 자리 잡은 선도업체, 예컨대 네이버나 쿠팡 같은 업체와 비교해서 유의미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커머스가 가진 채널은 ‘특별’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커머스가 보다 넓은 영역의 공급자와 소비자를 포괄하는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비즈니스 모델로 더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은 예전부터 나오곤 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9일 카카오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장의 이런 의문에 답했다. 컨퍼런스콜에 참석한 투자업계 관계자가 “커머스 영역의 마켓리더들이 격차를 벌려나가는 양상”이라며 “(카카오커머스의 경우) 기존 선물하기와 톡딜도 좋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지 않나”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여 대표가 답했다. 여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커머스 영역에서 성장을 만드는 핵심 요인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면 크게 세 가지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얼마나 많은 활성이용자수를 플랫폼이 보유하고 있는가. 이용자 규모의 영역입니다. 두 번째는 그렇게 플랫폼에 방문하는 이용자들이 얼마나 상품을 자주 구매하는가. 구매 빈도에 관한 영역입니다. 마지막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객단가, 얼마나 폭 넓은 취향의 객단가가 형성돼 있느냐에 따라서 플랫폼이 커머스쪽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12월 기준 선물하기 2173만명, 톡스토어 1289만명, 메이커스 606만명의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를 기록했습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우리가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메이저 커머스 플랫폼의 월간활성화 이용자수와 비슷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넘어가는 이용자 저변을 우리가 갖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구매빈도 측면에서도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커머스는 품질을 신뢰하고 구매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모두 고객 만족도와 재구매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톡스토어와 톡딜에서 한 달내 재구매하는 고객비중은 각각 62%, 73%로 매우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향후 톡스토어의 매스영역 진입도 꾸준히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객단가 측면에서 선물하기는 이용자의 넓은 취향을 커버할 수 있는 명품, 프리미엄 브랜드 라인업이 추가됐고 향후 지속적인 객단가 상승이 예상됩니다. 톡스토어는 생활필수품에서 패션, 리빙, 가전까지 상품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객단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메이커스 역시 식품 매출 비중이 높긴 하지만, 최근 객단가가 높은 가전 카테고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모든 플랫폼에서 객단가 상승이 순조롭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카카오커머스 성장의 큰 가능성을 보여준다 생각합니다.

따라서 카카오커머스는 이 세 가지 요인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다양한 형태의 커머스적 실험을 잘 수행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돌아와서 카카오가 꼽는 카카오커머스의 경쟁력은 역시나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의 국내 MAU는 2020년 4분기 기준 4598만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이용하는 퍼스트앱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카카오측 평가를 부인하기 어렵다. 그리고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서 상품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이커머스 업체들이 가질 수 없는 경쟁력이 된다는 카카오측 설명이다.

배 수석부사장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서 2800만명 이상의 고객에게 도달할 수 있다. 카카오쇼핑 회원 3500만명이 별도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상품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카카오는 이커머스 시장의 후발주자이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침투율은 50% 이하로 여전히 남아있는 규모가 상당하고 온라인에서도 유저 취향을 반영하는 하이엔드 상품 같이 이용자 관여도 높은 영역이 많기에 이런 사업영역에서 카카오커머스가 경쟁우위를 가질 것”이라 평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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