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이커머스 업계, 네이버-쿠팡 양강 구도 형성

2021년 이커머스 업계에서 네이버와 쿠팡이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라인네트워크가 5일 제조 및 브랜드, 유통, 물류, IT업계 관계자 6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네이버(총 544명 투표, 득표율 81.6%)와 쿠팡(총 495명 투표, 득표율 74.2%)을 2021년 이커머스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업체로 예측했다.

설문조사 참가자들은 네이버와 쿠팡의 뒤를 이어 카카오커머스(총 223명 투표, 득표율 33.4%), SSG닷컴(총 128명 투표, 득표율 19.2%), 11번가(총 61명 투표, 득표율 9.1%)를 2021년 이커머스 업계에서 두각을 보일 업체로 예측했다. 설문 참가자 절대다수의 득표는 네이버와 쿠팡 양사에 몰렸다.

지난 5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개최한 <2021 한국 이커머스를 지배하는 자, 누구인가> 라이브 웨비나에 참가한 667명의 업계 관계자가 ‘2021년 이커머스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 같은 업체를 꼽아달라(중복투표 가능)’는 질문에 답한 결과

네이버와 쿠팡 양사는 2020년 기준 전년도 대비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IR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는 2020년 기준 커머스 부문에서 1조897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37.6% 성장한 수치다. 비교적 최근인 2020년 4분기에는 3168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전년동기 대비 44.6% 성장했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리포트(쿠팡의 역사가 곧 한국 뉴커머스의 역사)에 따르면 쿠팡의 2020년 매출액은 11조1000억원으로 예측된다. 쿠팡이 공시한 2019년 매출액(7조1530억원) 대비 55.2% 성장한 숫자다. 삼성증권은 같은 리포트를 통해 2020년 쿠팡의 영업손실은 2150억원대로 줄어들 것을 예측했다. 전년동기(7205억원) 대비 70% 이상 개선한 수치다.

2021년의 네이버, 쿠팡

2021년의 네이버와 쿠팡은 서로가 양사가 잘하는 영역으로 침투하여 경쟁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그간 중개 중심의 마켓플레이스 사업모델과 빈약한 물리적인 인프라로 인해 약점으로 지목됐던 ‘물류’를 2020년부터 빠르게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네이버의 방법은 투자와 제휴다.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지분을 교환하며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의 물류를 CJ대한통운의 인프라를 통해 처리하기 시작했다. 위킵, 두손컴퍼니, FSS, 아워박스, 브랜디, 신상마켓 등 각 카테고리별로 물류 역량을 갖춘 업체에 투자해 물류를 고민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업체에 연결해주고 있다. 국내 최대의 이륜차 배달대행 네트워크를 갖췄다고 평가되는 ‘생각대로’에도 투자하여 마이크로 물류 인프라를 확충했다. 올해도 네이버의 물류 투자는 계속된다는 설명이다.

박성진 네이버 CFO는 2020년 4분기 네이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네이버가 구축하는 가치사슬 가운데 네이버가 자체적인 역량으로 직접 하기 어렵거나, 직접 하는 것보다 협력이나 아웃소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고 그 중에서 가장 큰 게 물류”라며 “지난해 이어진 CJ대한통운과 협력뿐만 아니라 3PL, 4PL 물류업체 투자는 올해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기존 약점으로 지목됐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쿠팡이 그간 수익성이 좋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는 역설적으로 쿠팡이 자랑하던 ‘물류’ 때문이었다. 쿠팡이 직접 물류망을 운영함에 따라 발생하는 투자, 운영비가 수천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의 근원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쿠팡은 기존 재고 부담을 쿠팡이 져야 했던 직매입 유통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로켓배송’에 더해 3자 판매자를 입점하고 수수료를 취득하는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 모델 ‘아이템마켓’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여기 더해 빠른 물류를 통제하기 어려운 마켓플레이스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3자 판매자에게 쿠팡의 물류 인프라를 빌려주고 돈을 받는 ‘로켓제휴’ 사업을 지난해 7월 시작한 것이다. 올해는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더해 강화되고 있는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와 결합하여 마켓플레이스 충성고객을 더욱 확충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3자 판매자를 쿠팡의 유료 멤버십을 이용하는 충성고객과 만나도록 유도하는 장치인 ‘풀필먼트’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두 수익성 개선과 맞물려있는 방향이고, 아마존이 10년도 더 전에 쿠팡보다 먼저 했던 방향이다.

삼성증권은 2021년 쿠팡이 매출액 15조1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쿠팡의 시장점유율 상승에 따른 매입 가격협상력 향상, 매출 상승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 마켓플레이스 및 풀필먼트, 광고 등 수익성 높은 수수료 매출 비중 확대 기대가 삼성증권이 꼽은 흑자 전환 예측의 배경이다.

한편, 번외로 진행된 2021년 카테고리킬러 커머스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업체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당근마켓이 1순위(총 328명 투표, 득표율 49.2%)를 기록했다. 그 뒤를 무신사(총 253명 투표, 득표율 37.9%), 오늘의집(총 200명 투표, 득표율 30%), 마켓컬리(총 152명 투표, 득표율 22.8%), B마트(총 90명 투표, 득표율 13.5%)가 이었다. 상위 3개 업체는 모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혹은 핵심 가치로 성장하고 있는 업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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