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롤스타즈의 흥행에도 슈퍼셀이 웃지 못하는 이유는

핀란드의 대형 게임사 ‘슈퍼셀(Supercell)’의 인기 모바일 게임 ‘브롤스타즈(Brawl Stars)’가 누적 매출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를 달성했다. 그러나 슈퍼셀을 향한 업계의 관측은 엇갈린다. 회사 전체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게임 산업의 부흥을 가져온 만큼, ‘제2의 브롤스타즈’를 찾아 기세를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적 매출 10억달러 달성…‘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등에 이은 역대 다섯 번째


지난주 슈퍼셀은 자사의 인기 모바일 게임 ‘브롤스타즈’가 누적 매출 10억달러(약 1조1100억원)를 달성했다고 알렸다. 브롤스타즈는 핀란드의 대형 게임업체인 슈퍼셀이 개발한 모바일 슈팅 게임이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이후 2년 만에 이 같은 금자탑을 쌓았는데, 슈퍼셀이 개발한 게임으로는 ‘헤이 데이’,  ‘클래시 오브 클랜’, ‘붐비치’, ‘클래시 로얄’ 에 이은 역대 다섯 번째 기록이다.

업계는 브롤스타즈의 성공이 ‘모바일’에 있다고 보고 있다. 브롤스타즈는 브롤러라는 캐릭터로 대전을 벌이는 슈팅 게임이다. 그동안 PC 환경에서 강점을 보인 슈팅 장르를 모바일에 접목시킨 셈인데, 상대의 움직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톱뷰 시점(Top view)’을 채택한 것이 주효했다. 또한 3분이라는 짧은 시간과 단순한 플레이어 룰을 적용시켜 사용자가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지금까지도 2억회 이상 다운로드 될 만큼 브롤스타즈를 향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의 자료를 보면, 브롤스타즈는 중국에 서비스를 개시한 작년 6월 첫 주에만 1750만달러(약 195억원)를 벌어들였다. 이어 500만번이나 다운로드되며 큰 기대감을 불러 모았는데, 게임즈인더스트리는 “클래시 로얄이 중국에서 큰 성과를 이뤘기에, 브롤스타즈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출 감소세 슈퍼셀…“브롤스타즈 효과는 없었다


브롤스타즈의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슈퍼셀의 미래는 예측이 어렵다. 슈퍼셀이 발표한 2020년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은 전년에 견줘 7% 하락한 15억달러(약 1조6700억원)로 나타났다. 세전수익은 4억6300만달러(약 5135억원)로 전해졌는데, 전년보다 19.7% 감소한 수준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는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슈퍼셀의 하락세는 다소 흥미로운 대목이다. 세계적인 봉쇄 조치로 실내 활동이 크게 늘어나면서 모바일 게임 업계가 큰 수혜를 입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뉴주가 조사한 결과, 2020년 모바일 게임 산업 규모는 870억달러(약 96조8000억원) 규모로 예년에 견줘 26% 성장했다. 이는 PC와 콘솔 게이밍 시장 규모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다만, 슈퍼셀 측은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슈퍼셀의 대표 게임인 ‘클래시 오브 클랜’은 9년 전인 지난 2012년 출시됐지만 아직까지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상태다. ‘클래시 로얄’이 고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브롤스타즈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슈퍼셀의 일카 파나넨 대표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전세계가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우리 사업은 꽤 안정적인 상황”이라면서 “340명의 직원이 낸 성과로는 훌륭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심화하는 모바일 게임 산업…‘2의 브롤스타즈찾아라


업계는 슈퍼셀이 주목할 만한 신작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보고 있다. 슈퍼셀은 지난 2018년 브롤스타즈를 출시한 이후, 전투게임 ‘러시워즈’를 시장에 내놨지만 별다른 관심을 얻지 못한 채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 1일에는 모바일 퍼즐게임 ‘헤이 데이 팝’ 운영을 중단했는데, 코로나19 국면에서 형성된 대규모 모바일 게임 수요마저 확보하지 못한 셈이 됐다.

하지만 슈퍼셀은 계속해서 ‘제2의 브롤스타즈’를 찾아 나서고 있다. ‘러시 워즈’나 ‘헤이 데이 팝’처럼 차라리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베타 버전을 통해 잠재적 유저들을 탐색하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슈퍼셀의 일카 파나넨 대표는 “우리는 더 많은 베타 버전을 공개하기를 희망한다”라면서 “곧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사 간 치열한 경쟁은 넘어야 할 한계라는 지적이다. 리서치 회사 옴디아가 조사한 결과, 2020년 소비자 지출 기준 앱마켓 순위에서 슈퍼셀은 전년보다 두 단계 하락한 8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어몽어스’ 등 ‘단순함’을 무기로 한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승패의 향배는 더욱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옴디아의 조지 지지아쉬빌리 전문가는 “슈퍼셀은 여전히 인기 있지만, 개발사 끼리 경쟁도 심화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호준 인턴 기자> nadahoju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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