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의 오피셜 유튜브 계정이 갑자기 맥북과의 비교를 시전했다. 서피스가 먼저 때렸으니 팩트로 좀 때려본다.

왜 풀스크린이 안돼?

서피스 계정의 배우는 “왜 풀 터치스크린이 안돼냐”고 묻는다. 맥북에서 풀 터치가 되지 않는 이유는 필요가 없어서다. 조니 아이브는 애플에 몸담고 있을 때 “맥의 터치스크린이 특별히 유용하지 않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팔이 아프다”

스티브 잡스는 “유저 테스트를 수천번은 해봤는데 수직 스크린에 터치를 넣는 건 쓸모가 없었다(We’ve done tons of user testing on this, and it turns out it doesn’t work. Touch surfaces don’t want to be vertical.”)고 말한 바 있다. 팔이 아프고 피로해 인체공학적으로 별로라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노트북 스크린에 터치를 하려면 팔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느낄 수 있다.

이 방식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윈도우, 애플과 맥 OS와 iOS의 차이에서도 기인한다. 일단 기능을 다 때려 넣고 골라서 쓰라고 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터페이스를 정확하게 지정해 의도한 바대로 사용하도록 만드는 철학 차이 때문이다.


서피스는 고유의 킥스탠드로 인해 거의 눕힌 상태에서도 터치스크린과 펜을 쓸 수 있다. 즉, 이 차이점은 노트북(맥북)과 태블릿(서피스)의 지향성 차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이 차이점은 다음 문구로도 이어진다.

이렇게 사용하는 건 장점이 맞다

특정한 포지션밖에 수행할 수 없다

배우는 서피스의 킥스탠드를 언급하며 맥북은 지정한 용도로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지정된 용도 때문에 사람들은 노트북을 쓰는 것이다. 노트북을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심지어 대중교통을 타고 가면서도 쓸 수 있는 이유는 폼팩터가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고정돼있기 때문이다. 서피스 역시 킥스탠드를 붙이면 비슷하게는 쓸 수 있는데 노트북처럼 단단하게 고정되진 않는다. 특히 키보드와 본체의 이음매 부분이 불안하고 전철을 타면 흔들리는 박자에 맞춰 속절없이 흔들린다.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X호선을 탄다면 유난히 덜컹거리는 특정 구간에서 무중력을 느끼며 타이핑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특정한 포지션밖에 수행할 수 없는 건 서피스도 마찬가지다. 눕히는 것 외에 세로로 돌리는 것은 할 수는 있어도 쓸모는 없다. 태블릿의 강점은 가로와 세로 어떤 모드에서도 앱 사용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웹브라우징, 전자책, 웹툰 소비 등에서 다른 기기가 따라올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문서를 작성할 때는 종이 모양대로 편리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윈도우를 장착한 태블릿과 폰은 대부분 망했고 제대로 된 생태계 구축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윈도우 장착 기기에서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과 더불어 가로 모드를 활용하는 윈도우 앱들을 사용하길 원했고 결국 윈도우10 태블릿은 이도 저도 아닌 모양만 태블릿인 랩톱 제품이 됐다.

태블릿 PC는 원래 MS가 먼저 발명했다. 그에 맞는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뿐(출처=yahoo! finance)

추후 아이패드 프로가 키보드와 포인터를 도입하며 터치스크린의 필요성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패드 프로는 태블릿 앱과 데스크톱 앱을 모두 아우를 수 있을 만큼 생태계가 발전했으며 서피스는 그렇지 않다.

디태처블 키보드

이 부분은 서피스의 강점인 것이 사실이다. 아이패드 프로가 존재하지 않는 시절부터 터치패드까지 장착한 훌륭한 키보드를 선보였고, 이 키보드로 인해 서피스는 가장 훌륭한 투인원 기기가 되었다. 그러나 윈도우10 태블릿 모드가 전혀 쓸모가 없었으므로 무쓸모해짐에 따라 다시 원인원 기기가 되었다. 윈도우10 태블릿 모드는 신도 살릴 수 없다.

최고의 노트북

예쁜 쓰레기


이후 아이패드 역시 훌륭한 키보드를 선보였다. 특히 스위치를 직물의 탄성만으로 구현하는 키보드는 정말이지 대단했지만 현재는 일반적인 나비식 키보드로 바뀐 상태다. 따라서 사용성은 높아졌지만 예전처럼 가볍지 않다. 서피스 프로 키보드의 단점까지 닮아가는 중이다.

모든 앱을 구동할 수 있다

윈도우 제품인 서피스 프로는 윈도우 기반 모든 앱을 구동할 수 있다. 맥 OS 제품인 맥북은 맥 OS의 모든 앱을 구동할 수 있다. 이 단순한 이야기가 왜 자랑거리가 돼야하는 걸까. 윈도우 앱이 더 많은 건 사실이니 자랑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 다만 윈도우는 ARM 기반 앱을 ‘전혀’ 실행할 수 없고, M1 맥북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앱을 실행할 수 있다. 태블릿같이 생긴 서피스 프로는 태블릿 앱을 실행할 수 없고(태블릿 앱이 없고), 노트북처럼 생긴 맥북은 태블릿 앱을 실행할 수 있는 다소 이상한 결론이 나온다.

게임이 가능하다

이부분에서 크게 웃어도 좋다. 윈도우는 물론 최고의 게임 플랫폼인 건 사실이다. 다만 서피스 프로 7에 탑재된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i3-1005G1, i5-1035G4, i7-1065G7에 내장된 GPU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3D 게임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 반면 M1 맥북에서는 수많은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다만 서피스 프로는 올해 7+를 내놓았고 이 제품군에는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내장 GPU인 아이리스 Xe가 탑재돼 있다. 아이리스 Xe로는 3D 게임을 어느 정도는 실행할 수 있다. 문제는 7+가 기업용 및 교육용으로만 출시됐다는 것이다.

맥북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게임은 사이버펑크 2077, 배틀그라운드(PUBG), 데스 스트랜딩 등의 초대형 트리플 A급 게임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모바일에 맞춰져 있으므로 3D 게임이라고 해도 고사양 게임으로 보기엔 애매하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퍼즐 게임을 추천하는 MS가 할 이야기는 아니었다.

물론 클라우드 게이밍을 도입한다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MS에는 훌륭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인 Xbox Game Pass가 있다. 클라우드에서 하드웨어 자원을 끌어와 사용하므로 모바일에서까지 초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다만 애플에서도 클라우드 게이밍을 허용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으며, 구글 스태디아의 경우 iOS 기기의 웹 브라우저 사파리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다만 국내 서비스는 xCloud만 하고 있으므로 국내 상황은 조금 다르다. 클라우드 게임을 갖고 싸우면 승자는 왠지 안드로이드 폰이 된다.

가격

마지막으로 서피스 유튜브에서는 가격을 언급했다. 서피스 프로는 890달러인 반면 맥북 프로는 1299달러라는 것이다. 이 가격 비교는 잘못됐다. 899달러짜리 서피스 프로는 i3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맥북 에어(999달러, 국내 가격 116만원)와 비교해야 하는데, 현재 i7을 탑재한 서피스 제품의 성능(약 220만원) 도 116만원짜리 맥북 에어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 영상을 공개한 이후 서피스 공식 계정은 해당 영상의 댓글을 막아놓았다. 이유는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이런 자충수를 둔 것일까.

서피스는 훌륭한 기기다. 비교적 비싼 가격을 제외하면 단단하고 강하며 작은 매력적인 제품이다. 그런데 굳이 기기 분류가 다른 맥북과 비교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대로라면 더 싸고 더 젖혀지고 펜도 있고 윈도우10도 구동할 수 있는 요가 제품군이 마이크 잡을 준비를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원한 것

유머러스하게 서피스의 강점 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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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