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실리콘 맥북 출시 전 사용성에 대한 관건은 세가지였다. 1. 성능과 가격이 보장될 것인가 2. 앱 호환이 될 것인가 3.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이 중 2번은 당장은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 났고 3번은 얇고 가벼운 것보다는 배터리 타임 보장으로 애플은 결론을 내렸다. 2번과 3번 모두 추후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다. 인텔 맥과 달리 애플이 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든 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성능에 대해서는 2020년형 맥북 에어 정도의 성능은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것은 기우였다. 맥북 에어 2020년형 M1 칩의 성능은 2020년형 16인치 맥북 프로를 상회한다.

2020 맥북 에어의 성능은 뛰어난 편이 아니다. 기본형은 1.1GHz의 클럭속도에 듀얼코어 i3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보다 높지 않은 수준이다. 또한, 설계 문제가 있어 발열이 심하고, 따라서 열이 발생하면 CPU 성능이 떨어진다. 스마트폰에 쓰는 프로세서로도 충분히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2019-Late 맥북 프로 16형은 다르다. 컨슈머용으로 쓰는 제품 중 상위 라인업인 i7부터 시작하며 최대 i9까지 구성할 수 있다. GPU도 CPU 내장 제품이 아닌 외장 GPU를 사용한다. 그러니까, 맥북 에어가 감히 이 성능을 넘으면 안 된다.

그러나 벤치마크 결과 M1 칩의 성능16형 맥북 프로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실리콘 맥북 에어 벤치마크 점수

맥북 프로 16형 벤치마크 점수

긱벤치의 벤치마크 결과 M1 칩 탑재 맥북 에어의 싱글 코어 점수는 1687점, 멀티 코어 점수는 7433점이다. 2019-Late 맥북 프로 16형 제품의 싱글 코어 점수는 1095점, 멀티 코어 점수는 6869점이다.

2019 맥북 프로 16형


벤치마크는 전자기기의 연산 성능을 단순 시험하는 도구를 말한다. 따라서 정확한 성능과 정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연산능력 자체를 검증하는 것이므로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특히 벤치마크는 OS가 다른 경우나 제조사가 다른 경우 문제가 생긴다. 실제 성능보다 벤치마크에만 유리하게 제품 성능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있고, 벤치마크도 회사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 그러나 이 두 제품은 같은 회사의 같은 OS를 달고 있다. 따라서 두 제품이 별도로 벤치마크 성능 조작을 특별히 더 했다고 보기 어렵다.

세부 항목을 보면 HDR, 텍스트 렌더링, 레이트레이싱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M1 칩 맥북 에어의 성능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며, 싱글 코어 머신 러닝에 한해서만 맥북 프로 16형이 근사치 값을 가진다. 그러나 이것도 멀티 코어 점수로 가면 M1 맥북 에어의 점수(4305)가 맥북 프로 16형(2663)의 점수를 압도한다.

애플은 11월 이벤트에서 M1 칩셋의 클럭속도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벤치마크 결과 M1 칩의 기본 클럭속도(베이스 클럭)은 3.2GHz이며, 16형 맥북 프로의 베이스 클럭은 2.4GHz다. 기본 클럭속도에서도 M1 맥북 에어가 더 높은 성능을 내는 것이다. 물론 인텔 칩은 터보 부스트를 통해 폭발적인 성능을 낼 수 있는 특징이 있으므로 이 숫자는 직접 비교는 어렵다. 또한 애플 실리콘 맥북 에어는 팬을 탑재하지 않아 성능을 길게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2017 아이맥 프로

애플 실리콘 맥북 에어의 벤치마크 점수는 제온 프로세서를 탑재한 2017 아이맥 프로 수준에 달한다. 2017 아이맥 프로의 싱글 코어 점수는 1032점, 멀티 코어 점수는 7820점이며 머신러닝 점수는 싱글 코어 1146점, 멀티 코어 4380점이다.

2017 아이맥 프로 벤치마크 점수

물론 이 점수는 CPU 성능만을 단순 비교한 것이고 GPU 성능은 빠져 있다. 따라서 외장 GPU를 탑재한 16형 맥북 프로보다 M1 맥북 에어가 더 빠르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벤치마크 자체의 한계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용’으로 치부하던 저전력 프로세서가 랩톱용 프로세서를 상회하는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정표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성능 비교는 클럭속도 비교와 벤치마크 비교 외에도 TDP 비교가 있다. 애플은 이벤트에서 TDP 비교는 공개한 바 있다. TDP 비교 역시 벤치마크 성능과 마찬가지로 맹신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의미는 있다.

새 맥북은 아이폰·아이패드와 같은 계열의 칩셋을 사용해 아이폰과 패드의 앱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이 앱들은 곧 맥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앱 수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유일한 단점은 기존의 맥 앱을 가상화를 통해 사용해야 하므로 당장의 속도 저하는 감수해야 한다는 것 정도이며, 새 맥에 맞춘 앱이 나오면 이러한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다만 이 시점이 몇 달 뒤 수준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다만 이벤트에서 발표한 대로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포토샵, 프리미어 등 앱의 경우 애플이 개발사를 독려해 내년이면 전용 앱이 등장할 것이다.


애플은 아이폰 X 등장 이후 몇 년 동안 스마트폰에서는 큰 변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 아이폰의 프로세서를 꾸준히 가다듬은 결과 129만원짜리 거물 PC를 만들어내게 됐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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