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는 어떻게 ‘일본’을 공략할까

무신사가 1월 일본 법인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한다. 이에 따라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무신사를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판로가 열릴 전망이다. 무신사는 일본 현지기업들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한일을 연결하는 결제, 물류, CS 측면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무신사의 인력 또한 일본 현지에 파견한다.

무신사가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일본 현지에 한국 패션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K팝의 영향으로 일본 현지에 한국 패션과 관련된 니즈가 상당히 올라왔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패션 소비가 관광으로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현지 소비자들은 직구를 통해 이미 많은 한국 브랜드를 구매하고 있었다”고 일본 진출의 배경을 밝혔다.

특히 일본 고객의 국내 패션 브랜드 ‘디자인’ 수요가 높다는 무신사의 분석이다. 일본 현지 시장에서는 찾기 어려운 디자인이 한국에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글로 설명하기는 조금 애매해서 무신사에 ‘일본’에서 먹힐 것 같은 한국 브랜드 디자인은 무엇인지 사진 예시를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이 브랜드 디자인들은 그 답변으로 받은 것이다. 무신사와 실제 일본 진출을 논의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 업체와는 무관하다.

무신사가 일본 법인을 설립했다고 여러 한국 브랜드가 입점한 플랫폼인 ‘무신사 스토어’가 일본에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 무신사가 선정한 개별 한국 브랜드 단위로 일본에 진출한다. 무신사는 일본 진출에 필요한 ‘인프라’ 측면에서 개별 브랜드에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국 브랜드를 일본에 알리기 위해 결제, 물류, 운영 측면에서 필요한 인프라를 전반적으로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본에 설립한 법인은 무신사가 운영하지만, 파트너 회사와 함께 진출한다”고 말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어떤 브랜드가 일본에 진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개별 브랜드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가 일본 현지에 판로를 만드는 방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추측컨대 한국 브랜드는 쇼피파이 등으로 ‘자사몰’을 만들어서 일본에 진출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겠다. 이와 함께 아마존재팬, 라쿠텐 등 일본 현지 마켓플레이스 입점 방식을 병행할 수 있겠다.

무신사 관계자는 “브랜드 자사몰을 론칭할지, 외부 판매채널 입점을 병행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확정된 것은 무신사스토어로 일본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브랜드가 진출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일본 현지까지의 물류 방법론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무신사는 일본 법인 설립에 앞서 전국 세 군데 운영하고 있던 물류센터 운영을 ‘여주’에 입지한 하나의 물류센터로 통합했다. 통합 이유 중 하나는 일본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유추해봤을 때 한국의 물류거점을 배송대행지로 활용해 패션 브랜드 재고를 입고하여, 일본 현지 고객까지 파트너 물류 네트워크를 조합하여 배송하는 방법 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무신사는 한국 시장과 다른 일본의 고객 특성을 고려해 현지화 전략으로 일본 패션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과 달리 ‘오프라인 리테일’ 시장이 강한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모바일 커머스가 고도화된 국내와는 환경이 다르다. 예컨대 결제 측면에서도 일본에서는 여전히 ‘현금 결제’가 활용되고 있다. 무신사도 이런 일본 상황에 맞춘 인프라 구축을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이커머스, 치열한 전장으로

한편, 2021년 일본은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치열한 전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8월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의 경영통합이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최종 승인됐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Z홀딩스의 지배구조에 들어간 일본 야후재팬, 패션 전문 마켓플레이스 조조타운과 협업해 일본시장을 둔 이커머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가 풀필먼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투자한 회사들도 각각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를 위한 물류망을 구축하기 위해 분주하다. 일례로 투자사 중 하나인 신상마켓은 지난해 12월부터 큐텐, 큐익스프레스와 협력하여 동대문 패션 상품 DB의 일본시장 판매를 시작했다.

카페24 또한 한국 패션 브랜드의 일본 진출을 돕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판매를 생각하는 여러 국내 업체들에게 현지 여러 마켓플레이스를 통합하여 물류 네트워크와 현지 마켓플레이스 연동을 함께 제공하는 개념이다. 이와 함께 카페24는 자사몰 구축을 통해 일본 직접 진출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카페24의 물류자회사 패스트박스는 한국 상품의 일본향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를 지원한다.

무신사와 네이버, 카페24는 2021년 일본에서 만난다. 대표격으로 이들만 이야기했지만, 더 많은 패션 이커머스 업계의 강자들이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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