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우리가 쓰게 될 엑시노스 2100의 성능

갤럭시 S21 시리즈 출시가 10일 뒤로 다가왔다. 국내판은 엑시노스 2100 탑재가 예상되고 있다. 엑시노스 2100의 성능은 해외판 스냅드래곤 888보다 부족하지는 않을까?

CPU

엑시노스는 스냅드래곤과 마찬가지로 올해 5nm 공정을 도입했다. 같은 프로세서를 만들어도 7나노 공정보다는 성능 10% 향상, 전력 소비 20% 하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코어 설계가 변경됐으므로 실제 성능 업그레이드는 30% 수준에 해당한다.

CPU 코어는 총 8개로, Arm의 새로운 설계인 Cortex X1 기반 코어가 하나, 기존에 사용하던 Cortex A78 기반 코어가 3개, 저전력 코어는 Cortex A55를 4개 사용한다. 스냅드래곤 888과 거의 동일한 구성이다.

기존과 다른 점이라면 EUV 공정이 도입됐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만들 때 반도체 패턴은 재료인 웨이퍼에 무언가를 투사해서 만드는데, 극자외선(EUV)으로 지져서 미로 같은 패턴을 완성한다. 레이저로 새긴다고 생각해도 된다. 하나하나 쌓기엔 너무 작은 소재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만든다. 기존에는 EUV가 아닌 불화아르곤(ArF) 광원으로 지져서 만들었는데 EUV가 조금 더 정밀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스냅드래곤 888 역시 삼성에서 제조하므로 동일한 EUV 공정을 사용한다. 덕분에 두 프로세서는 높은 클럭속도와 낮은 전력 소비를 갖게 됐다.

GPU

엑시노스 2100은 Arm에서 선보이는 GPU 설계 중 가장 좋은 Mali-G78 기반 GPU를 사용한다. 자체 설계인 퀄컴 아드레노 660을 쓰는 스냅드래곤과 다르다. G78은 전작 대비 최대성능 25% 향상, 소비전력 10% 감소된 제품인데, 삼성은 G78의 조건인 최소 7코어를 기본대로 넣지 않고 14코어로 탑재했다. 따라서 성능을 40%까지 향상 가능하다.

게임의 경우 엑시노스 자체 전력 효율 최적화 솔루션 AMIGO(Advanced Multi-IP Governor)을 탑재하고 있다. 게임이나 다른 앱을 구동할 때 성능을 최적화해 전력을 덜 소모하게 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은 언팩에서 유니티와 파트너십을 맺어 적응형 성능을 선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엑시노스 2100을 사용한 갤럭시 S21 시리즈는 게임을 할 때 전력도 덜 소비하고, 폰이 뜨거워지는 것도 방지하며 그래픽 수준이 낮아지는 것도 방지하는 대부분의 솔루션을 갖추게 되었다. 물론 스냅드래곤 888을 탑재한 갤럭시 S21에서는 AMIGO 효과는 없을 것이다. 다만 비슷한 전력 최적화 방식이 존재한다.

NPU

요즘 모든 폰의 최대 화두인 AI 처리 프로세서다. 현재 NPU 코어는 총 3개이며, 처리 속도가 지난해보다 많이 높아졌다. 엑시노스 2100은 26TOPS, 이전 프로세서는 15TOPS의 속도를 갖고 있다. NPU는 인공지능을 쓰는 거의 모든 요소에 개입한다. 주로 카메라를 사용할 때나 영상을 볼 때, 음성인식 등 무언가를 인식할 때 등에 쓰인다.

ISP

엑시노스 2100의 가장 큰 장점이 ISP다. 최대 2억픽셀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갤럭시 S21 울트라에 탑재된 1억800만화소 카메라를 처리하고도 거의 1억픽셀이 남는다. 따라서 6개의 카메라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다. NPU 사용도 활발해서, 카메라로 비추면 장면 최적화를 부드럽게 처리할 수 있다.

비디오를 처리하는 멀티 프레임 프로세싱 엔진도 강력하다. 스마트폰에서의 지원 여부에 따라 실제로 사용할 수 없을 수는 있지만, 4K/120fps 녹화가 가능하며, 8K 60fps 재생이 가능은 하다. 8K 재생을 위해 8K 전용 코덱인 AV1 디코더도 기본 탑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삼성 TV의 경우 AV1 디코더를 갖고 있기 때문에 파일만 옮겨도 쉽게 재생할 수 있는데, AV1 코덱을 갖고 있지 않은 8K TV의 경우 엑시노스 2100 탑재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8K 디코딩과 재생이 가능하게 된다.

5G

5G는 밀리미터파(mmWave)와 서브식스(Sub-6Ghz) 두 방식이 있다. 국내에서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서브식스 방식을 사용한다. 따라서 이전의 갤럭시나 아이폰 12 시리즈는 국내향 제품에 밀리미터파 주파수 처리 방식을 넣지 않았다. 그러나 엑시노스 2100은 칩에서 두 방식을 모두 지원하므로 국내에서도 밀리미터파 방식 5G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통신사가 밀리미터파를 지원하지 않으므로 큰 쓸모는 없다. 대신 이 폰을 갖고 미국에 가서 밀리미터파를 지원하는 버라이존 통신사를 사용할 경우 어떤 방식이든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지만 미국에 못 간다. 스냅드래곤 888 역시 두 통신 방식을 모두 지원하고 미국에 못 간다.

스냅드래곤 888과의 차이점

스냅드래곤 888은 사실상 비슷한 설계를 쓰는 제품이다.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모두 Arm Cortex X1, A78, A55를 사용하고 코어 개수도 동일하다. 따라서 성능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최대 클럭속도는 엑시노스 2100이 2.9GHz로 조금 더 높다.

벤치마크 성능상으로는 긱벤치 5, Antutu 8에서 모두 근소하게 스냅드래곤이 더 높은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긱벤치 5 결과 싱글코어 성적은 스냅드래곤 888이, 멀티코어 성적은 엑스노스 2100이 조금 더 높다.

출처=nanoreview
출처=nanoreview

GPU는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 스냅드래곤 888이 게임에서 더 유리한 경향이 항상 있다. 이유는 스냅드래곤 탑재 제품이 엑시노스보다 많으므로 게임 개발자들이 스냅드래곤 최적화를 더 먼저, 자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도 큰 차이는 없지만 삼성의 ISP는 디스플레이 해상도 기준(외부 연결이 아니다) 최대출력이 4096 x 2160으로 스냅드래곤 888의 4K(3840 x 2160)보다 조금 더 높다. 세로로 조금 더 긴 스마트폰에서도 4K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다. 비디오 녹화 성능은 동일하고 비디오를 외부 재생은 엑시노스 2100이 8K/60fps(스냅드래곤 8K/30fps)로 조금 더 높다.

벤치마크 성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스냅드래곤 888이 약간 우위에 있는 경향이 있지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엑시노스 2100의 성능도 뛰어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관련 글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