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없어도 거래처는 많다, TSMC 실적 선방

글로벌 1위 파운드리 TSMC가 화웨이 없이도 순항했다. 미국의 제재로 TSMC는 화웨이와 결별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빈자리를 5G 스마트폰, 고성능 컴퓨팅(HPC) 애플리케이션을 찾는 수요가 채워줬다.

TSMC는 14일 실적 컨퍼런스를 통해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 연간 매출과 새해 계획을 공개했다. 지난 4분기 TSMC의 매출은 3615억3000만대만달러(약 14조1828억원), 순이익은 1427억 7000만대만달러(약 5조 5994억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14%, 23%씩 상승했다.

연간 순이익의 증가세는 더 크다. 작년 한 해 동안  TSMC가 벌어들인 매출은 1조3393억대만달러(약 52조 5392억원), 순이익 5178억9000만대만달러(약 20조3116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5%, 순이익은 70%나 늘어났다.


스마트폰, HPC가 이끌고 5나노가 뒷받침했다


지난 분기, TSMC를 둘러싼 시장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때문이다.  제재 있기 전인 2019년 TSMC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했던 비중은 약 14%였다. 그만큼 화웨이는 TSMC의 큰손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화웨이에 본격적으로 제재를 가하면서, TSMC를 포함한 파트너사들은 모두 화웨이와 결별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TSMC는 5월 이후 화웨이 신규 주문을 더 이상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크 리우(Mark Liu) TSMC 회장은 지난 해 화웨이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가운데에도 “화웨이의 주문이 끊기지 않았으면 한다”고 심경을 표현한 바 있다.

예상 보다 TSMC가 선전한 것은  화웨이 외에도 5G 스마트폰과 인프라, HPC(고성능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찾는 기업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웬델 황(Wendell Huang) TSMC CFO에 따르면 이 회사의 4분기 매출 상당수는 5나노, 7나노, 16나노를 포함한 ‘진보 기술(Advanced Technology)’에서 왔다. 또, 플랫폼 부문에서는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황 CFO의 발표에 따르면, 전체 웨이퍼 매출 중 5나노는 20%, 7나노 29%, 16나노는 13%를 차지했다. 진보 기술이 전체 웨이퍼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62%로, 절반 이상이다.

아울러 지난 4분기 수익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한 비중은 51%였으며, HPC는 31%였다. IoT는 7%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도 스마트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간 매출은 스마트폰이 48%, HPC가 33%, IoT가 8%를 차지했다.

연간 성장률은 ▲스마트폰 23% ▲HPC 39% ▲IoT 28%로, 이 세 분야가 가장 높았다. 반면, 자동차 부문에서는 공급 체인과 기술력 등의 원인으로 2019년에 비해 7% 역성장했다.

웬델 황 CFO는 “4분기는 5G 스마트폰과 HPC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의해 수익이 창출됐으며, 그 뒷받침에는 5나노미터 기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TSMC, 2021년에도 ‘청신호’ 예상


2021년에는 2020년과 비슷한 기조로 사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웬델 황 CFO에 따르면, TSMC는 2021년 1분기에 지금보다 좀 더 성장할 것이며, 나노 기술도 확보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TSMC는 지난 데이터를 토대로 2021년 예상 실적을 공개했다. 분석 내용에 따르면, 총 이익률은 50.5%에서 52.5% 사이가 될 것이며, 영업이익률은 39.5%에서 41.5% 사이가 될 전망이다. 2021년 자본 예산은 250억대만달러(약9805억원)에서 280억대만달러(약 1조982억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C.C 웨이 TSMC CEO는 스마트폰, HPC, 자동차, IoT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있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특지난 해와 동일하게 스마트폰과 HPC에서 수요가 많을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5G가 확산되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기본 기술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광대역에 저지연성을 갖춘 반도체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를 생산하는 TSMC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더불어, 코로나19의 안정세에 따른 수요 증가의 기대로, 자동차 부문의 회복도 예상했다.

CEO는 3나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TSMC는 지난 2020년 6월 3나노 공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늦은 2022년에 3나노를 양산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TSMC 측은 “현재 괜찮은 궤적에 올라와 있다”며 “좀 더 장기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3나노 기술에 대해 언급한 파운드리 기업은 TSMC와 삼성, 두 곳이다.

한편, 지난 1월 초, TSMC가 일본에 지사를 세울 예정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TSMC 측은 “일본의 생태계 파트너와 함께 3D 물질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옵션들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이 계획은 현재 평가 중이며 TSMC는 아직 최종 결정에 이르지 못했다”는 입장만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인턴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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