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 자동차 업체들은 어떤 제품을 내놓았을까

아우디 – e-tron GT Concept

완전 전기차 콘셉트 카인 아우디 e-tron GT Concept를 메인으로 내세운 아우디는 SUV 형태가 아닌 승용차 형태의 제품을 선보인다.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의 거리)가 넓고 세단과 고급차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해치백과 유사한 뒤태를 갖고 있다. 전면의 싱글프레임은 아우디 그 자체다.

아우디는 이외에도 탄소 중립성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205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지키려고 하며, 2025년까지는 2015년 대비 탄소 배출을 30% 줄이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미 일부 공장은 탄소 중립을 실행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것보다는 그냥 차가 멋있다.

BMW – iDrive와 ix

BMW의 페이지는 2001년에 출시된 7시리즈의 iDrive와 2021년형 iDrive가 싸우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iDrive는 콘솔의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포함한 BMW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특히 콘솔의 휠 하나로 모두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1년의 iDrive는 노인의 목소리로 “넌 장난감 차”라며, “나는 CD를 6개나 넣을 수 있다”, “너는 마케팅용이다” 같은 말로 공격하고, 2021년의 iDrive는 차분한 여성 비서의 목소리로 “감성”, “인텔리전스” 같은 말을 한다. 이상한 점은 클래식 iDrive를 구닥다리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IT 기업들에게는 흔한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첫 매킨토시를 ‘클래식’이라고 말하지 구닥다리라고 언급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할배 iDrive는 삐지게 되고 2021년생 iDrive가 달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중엔 화해하며 “기름 맛을 가르쳐달라” 같은 말을 하기도 한다.

2021 iDrive는 기능 수가 많은 것에 착안해, 음성 명령을 최대한 활용한다. 음성 명령의 인식율이 뛰어나다는 것을 슈퍼카 블론디 등의 인플루언서를 섭외해서 이야기하는데 이것이 대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다. IT 기자 입장에서는, 어떤 키노트에서도 음성 명령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실제의 인식율은 저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iDrive는 센서를 많이 탑재해 주변을 인식한다. 360도 카메라로 사람이 직접 보던 것을 음성 비서가 알려주는 식이다. 주차 자리 여부 등도 알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iDrive는 올해 말 국내 출시될 전기차 iX에 탑재될 예정이다. iX의 특징은 더 넓은 실내 공간, 600km 이상의 주행 거리, 주요 센서와 레이더 등을 그릴이나 차량 하단에 위치시켜 자율주행차처럼 보이지 않는 점 등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MBUX 하이퍼 스크린

메르세데스-벤츠는 차량보다는 차량 전체에 적용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개했다. 시스템의 이름은 MBUX이고 스크린은 하이퍼스크린으로 부른다.

우선 키노트 영상에 앞서 벤츠의 영상 심미성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IT업계에서는 2010년대에 사라진 스펙나열형 콘텐츠다. CTO는 예수처럼 물 위를 걸으며 등장하기도 했다. 영상미가 거의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1980) 느낌이다. 덕분에 17.7인치 OLED, 24GB 램, 8코어 CPU를 탑재했다는 것을 잘 알게 됐다.

MBUX 시스템은 새롭게 출시될 전기차 EQS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화면은 크지만 AI가 최대한 사용자의 집중력을 방해하지 않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시스템은 사용자가 뭘 원하는지를 알고 있다. 기존 조작 경험을 학습해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파악하는 식이다. 음성 명령으로 특정 지형에 대한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 트래블 날리지로 부르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보는 이 화면은 평형계를 3D로 표현하는 느낌인데 실은 G-force(중력가속도)를 표현하는 것이다.

한 스크린에서 내비게이션, 음악, 메시지, 전화 등을 모두 볼 수 있는 구조다. 센터페시아 부분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표현한다.

인터페이스의 형태에서 또 다른 충격을 느낄 수 있다. 전위적인 형태의 스크린을 만들어놓고 GUI의 형태는 2011년도에 머물러 있다. 기능적으로 뛰어나지도, 예쁘지도, 파악이 쉽지도 않은 충격적인 아이콘 디자인이다. 어떤 곳에는 이제 고대 유물 같은 스큐어모피즘이 적용돼 있고, 어떤 곳에는 픽토그램이 적용돼 있다. 버튼들은 하나같이 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2021년 벤츠의 새 스크린에서 왠지 모를 향수가 느껴진다.

요즘 세대는 저 모양이 왜 전화인지를 모를 가능성이 높다. 벤츠를 만드는 것이, 그리고 벤츠의 타깃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도 기능 자체는 괜찮다. 조수석에서 운전자처럼 대부분의 사양을 조종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코-드라이버(Co-Driver)라고 한다. 영상, 음원, 내비게이션, 공조 장치 등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 운전자가 아이콘 디자인을 보고 충격받을까봐 넣은 기능이다.

출처=uxmag
출처=uxmag

이것은 테슬라의 2013 스크린 디자인이다. 8년 후의 벤츠보다 낫다.

테슬라 스크린은 현재 더 미니멀하면서 동시에 어떤 기능인지도 쉽게 알 수 있도록 변화했다.

FCA 그룹 – 3D 전시장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iat Chrysler Automobiles) 그룹은 테크 제품을 선보이기보다 주로 신차 소개에 집중했다. 다른 제조사가 차량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 것과 달리 다양한 차를 3D로 감상할 수 있다. 가상 전시관 내부에 3D 조명을 잘 사용하고 완벽하게 모델링해 보는 즐거움을 준다.

신차 외에도 지프 그랜드 왜거니어 콘셉트, 알파로메오 스텔비오 콰드리폴리오, 구글과 협업한 지프 랭글러 4xe의 모델을 제공하고, 가상 큐레이터가 녹화된 설명을 읽어주는 방식이다. 혁신적이라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기존 기술을 잘 활용하고 있다.

왜거니어 콘셉트 카는 바로 출시해도 될 정도의 외관을 갖고 있다.

알파로메오 스텔비오는 3D로 보기에도 좋지만 중간에 있는 실물 영상을 볼 때 더 아름답다. 이탈리아 디자인이라는 말이 와닿는 형태다.

지프 랭글러 4xe는 플로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전기차 특유의 과도한 퓨처리즘이 전혀 보이지 않고 그야말로 지프, 랭글러, 루비콘이라는 이름 그대로다.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구글과 협업해 AR을 통해 여러 컬러를 입혀볼 수 있다고 했는데 QR코드가 읽히지 않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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