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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찾는 기회

필자는 지금 캐나다에 있습니다. 한 캐나다 유통기업의 가격 최적화 컨설팅 프로젝트를 맡게 돼 이 곳에 왔습니다. 이번 기고에서는 필자가 캐나다에 머물면서 느낀 유통 환경의 변화와 한국기업들이 찾아볼 수 있는 기회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캐나다는 세계 2위의 광활한 영토를 자랑하는 국가입니다. 대한민국보다 98.4배 거대한 9억8797만5000헥타르의 영토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캐나다의 인구수는 대한민국의 그것(5182만1699명)보다 27% 적은 3806만7913명에 불과합니다. 요컨대 인구밀도가 낮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커머스의 효율성 측면에서는 당연히 대한민국이 캐나다보다 더 유리한 시장으로 보입니다.

캐나다와 대한민국의 면적, 인구, GDP 등을 비교한 표(자료: 필자 가공)

하지만 그렇다고 캐나다가 매력이 없는 시장인 것은 아닙니다. 캐나다의 GDP는 한국(1조6463억달러)보다 다소 높은 1조7346억2562만달러입니다. 대한민국보다 인구수가 적은 캐나다가 도리어 GDP가 높다는 것은 ‘높은 1인당 소비’를 방증합니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캐나다는 이커머스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유통 환경의 변화

캐나다의 유통시장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여타 국가에 비해서 이커머스 시장의 발전은 더딘 편입니다. 숫자를 보면 그 모습이 보입니다. IBS World의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이커머스 시장은 2015년 16.2%, 2016년 10.1%, 2017년 18.1%씩 성장했습니다. 이후에는 매년 연평균 7%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IBS World는 2021년 캐나다 이커머스 시장이 전년동기 대비 8.1% 성장한 119억9600만캐나다달러(약 10조3000억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4년을 기점으로는 급격한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시장 유지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캐나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상품 카테고리는 의류/악세사리(30%)입니다. 그 뒤를 엔터테인먼트 제품(18.8%), 건강미용 제품(11%), 전자제품(9.4%)이 뒤를 잇습니다. 반면, 식료품(4.7%)이나 생활용품(2.2%) 카테고리는 상대적으로 이커머스 점유율이 낮습니다. 캐나다에서 식료품과 생활용품 소비는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이커머스 상품 카테고리별 판매 비중(자료: 필자 가공)

하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변화가 관측됩니다. 캐나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필수품을 제외한 오프라인 매장 판매를 금지하는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캐나다 국민의 소비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종전까지 점유율이 낮았던 ‘식료품’ 카테고리에서도 지역 단위로 소규모의 온라인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 관측됩니다.

늘어나는 이커머스 기업

캐나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따라서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의 숫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캐나다에는 약 7500개의 기업이 이커머스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는 2014년을 기점으로 연평균 9.6%씩 늘어나고 있는 수치입니다. 2017년에는 14%, 2018년에는 13.8%의 신생 이커머스 관련 기업이 등장했습니다.

IBS World 보고서에 따르면 이커머스 기업들은 캐나다에서도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동부 온타리오주(47.6%)에 주로 입지하고 있습니다. 서부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19.6%), 동부 퀘백주(16%)까지 3개주에 이커머스 업체들이 집중 분포돼 있습니다.

캐나다 주별 이커머스 기업 분포(자료: IBS World Report 인용)

캐나다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은 대부분 미국회사입니다. 월방문 고객수 기준으로 아마존이 1위(3450만명)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이베이(2900만명), 월마트캐나다(2160만명), 베스트바이(1670만명)가 잇습니다. 모두 미국기업입니다. 상위 9개 이커머스 기업을 나열해봤을 때 5위인 캐나디안타이어(1520만명), 9위인 허드슨베이(660만명) 정도가 캐나다 기업이고 대부분의 시장은 미국 기업이 독식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이커머스 시장 주요 플레이어(자료 : 필자 가공)

이 때문인지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 기업의 이커머스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 기업이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업을 하는 것을 돕는 Trade Commissioner Service를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캐나다 기업의 디지털 전략 개발, 온라인 환경 구축, 법률 자문, 비즈니스 홍보 등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 보는 기회

캐나다 이커머스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 트렌드와 함께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함께 정리합니다. 첫 번째는 ‘모바일 커머스’입니다. 캐나다 또한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 쇼핑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하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움직임이 한창입니다. 시스템 측면에서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구축을 통한 모바일 디바이스 최적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쇼핑에 최적화된 UX/UI 적용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플페이(Apple Pay), 구글페이(Google Pay) 등 간편 모바일 결제 서비스 도입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보이스 커머스’의 확산도 주목할 만합니다. 캐나다 우체국의 2019년 보고서(Canadian e-Commerce Benchmark Report)에 따르면 다수 캐나다 온라인 소비자들이 음성 인식 기술로 상품을 검색하고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소비자들은 구글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등을 활용하여 보이스 쇼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연히 따라오는 변화로 보안, 개인 인증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보안, 인증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라면 캐나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기회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 트렌드는 ‘그로스해킹(Growth Hacking)’의 확산입니다. 비용 대비 최상의 효과를 보기 위한 그로스해킹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관련 전문가 또한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안에서 이런 추세를 지원할 수 있는 그로스해킹 관련 플랫폼이나 솔루션은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만약, 그로스해킹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있다면 캐나다 현지기업과 연계를 통한 진출이 용이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합니다.

국내 이커머스 솔루션, 플랫폼기업이 캐나다 진출을 고민한다면 먼저 현지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고, 현지에 적합하게 솔루션을 수정,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할인을 표현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현지화 전략이 필요합니다. 같은 30% 할인이더라도 국가마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미국은 ‘30% off’라고 표현하지만, 프랑스는 ‘–30%’로 표현합니다. 또 다른 어떤 나라는 판매가격에 ‘70%’를 붙여서 표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소해 보이는 할인 문구를 현지에 맞춰 최적화하는 것만으로 매출이 50% 성장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한국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조용석 프리랜서 컨설턴트> bigman35@naver.com

WHO? 조용석

(전) (미국) AT&T 통신엔지니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CJ올리브네트웍스 유통계열사 담당, 한솔로지스틱스 국제물류 기획담당, 신세계I&C 전략컨설팅 담당, 삼성 S-Core 유통 전략 컨설팅 담당이사, (캐나다) Datametrix SNS 분석 담당 부사장

(현) 프리랜서 컨설턴트(신사업 추진 및 온오프라인 유통 컨설팅 자문), 프리오 수석 고문

New Jersey State University Computer Science 학사,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Information System (AI) 석사

20년 이상 유통업계에서 일했습니다.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시대가 변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유통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다른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싶어 기고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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