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토, 한국에서 ‘글로벌 풀필먼트’ 사업 본격화
글로벌 이커머스 솔루션 업체 안찬토(Anchanto)가 한국에서 풀필먼트 사업 ‘셀레오(Selleo)’를 본격화한다. 안찬토코리아는 지난 19일 폐막한 글로벌 화장품 전시회 ‘인터참코리아’에 참석하여 풀필먼트 사업 셀레오를 한국 온라인 판매자 및 브랜드 업체에게 소개했다. 셀레오는 안찬토가 지난 7월 테스트를 시작한 서비스로,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찬토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OMS(Order Management System)와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를 판매하는 시스템 업체다. 그러니까 안찬토는 ‘물류’를 운영하는 회사가 아니었다. 복수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하여 판매하는 유통업체에게는 OMS ‘셀루셀러(Selluseller)’를, 나아가 체계화된 물류센터 관리가 필요한 유통 및 물류업체에게는 WMS ‘와레오(Wareo)’를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업체였다. 기존 안찬토의 OMS와 WMS를 이용하는 고객사는 알아서 주문과 물류관리를 했다. 안찬토는 물류 운영이 아닌 시스템을 고도화 하는데 집중했다.
한국에선 생소할 수도 있는 안찬토의 소프트웨어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선 많은 업체들이 이용하고 있다. 로레알, 네슬레, 디즈니, 파나소닉, DHL, 아센디아와 같은 업체들이 안찬토 솔루션의 고객사다. 한국에서도 아모레퍼시픽, 삼성SDS와 같은 기업들이 안찬토의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거나 글로벌 확장 및 구축 준비중이다. 고객사들은 안찬토 솔루션으로 연간 약 6000만건의 주문을 처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거래액(GMV)은 약 2조원 규모라는 설명이다.
한국에서 첫 선보이는 ‘풀필먼트’
그랬던 안찬토가 한국에서 처음 풀필먼트 사업을 선보인다. 안찬토가 실질적인 물류 운영의 주체로 떠오른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안찬토가 물류 운영을 직접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인천에서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제휴사가 실질적인 운영을 담당한다. 안찬토는 여전히 ‘솔루션’에 집중한다. 안찬토는 해당 업체와 한국에서 합작법인(JV)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니, 간접적인 형태의 풀필먼트 진출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안찬토가 풀필먼트 서비스를 한국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솔루션’ 사업의 한국 점유율을 끌어올리고자 함이다. 안찬토 솔루션의 경쟁력은 국내에 있지 않다. 안찬토의 본진인 동남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 100여개의 마켓플레이스의 주문 수집이 가능하다는 것이 안찬토가 내거는 경쟁력이다.
안찬토는 풀필먼트 사업 진출을 통해서 국내 판매를 넘어서 해외 마켓플레이스 확장을 고민하고 있는 한국 이커머스 업체들을 그들의 솔루션을 이용하는 고객사로 자연스럽게 유인하고자 한다.
안찬토가 언급하는 풀필먼트 서비스 셀레오의 강점은 ‘글로벌 마켓플레이스 통합 관리’다. 예컨대 국내에서 네이버 판매를 하면서 동시에 동남아시아 마켓플레이스인 쇼피, 라자다 등에서 발생하는 고객 주문을 통합해서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복수 마켓플레이스로 출고되는 상품 재고 또한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 가능하다.
안찬토는 최근 국내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 국내 OMS 솔루션 업체 ‘사방넷’과 사업 제휴를 체결했다. 국내 마켓플레이스에서 발생하는 주문은 안찬토의 WMS와 연동돼 국내주문과 해외주문을 하나의 창고에서 처리가 가능하다.
풀필먼트에 녹은 ‘소프트웨어’
안찬토의 OMS 셀루셀러와 WMS 와레오는 풀필먼트 서비스인 ‘셀레오’에서도 활용된다. 사실 셀레오라는 이름도 셀루셀러와 와레오 각각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먼저 셀레오를 이용하는 고객사에게는 기본적으로 안찬토의 OMS 셀루셀러를 제공한다. 셀레오 고객사는 셀루셀러를 통해서 각 마켓플레이스의 관리자 페이지에서 주문을 수집해서 일일이 물류 대행업체가 요구하는 엑셀 양식에 맞춰서 발주 요청서를 작성하여 보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셀루셀러라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입점 판매하고 있는 모든 마켓플레이스의 통합 주문 및 재고관리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셀레오 물류 운영사는 안찬토의 WMS ‘와레오(Wareo)’를 물류관리에 활용한다. 안찬토가 이야기하는 와레오의 강점은 ‘정물일치’다. 물류센터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화물과 정보의 흐름을 최대한 ‘일치’되게 관리한다는 뜻이다. 입고출고는 물론 피킹 과정에서 모든 흐름은 ‘바코드’로 관리돼 시스템이 재고의 입출과 변경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와레오에선 ‘셀 단위’의 재고 관리까지 가능한데, 한 선반에 놓인 박스나 조그만 바구니 단위까지 재고를 할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안찬토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출고건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셀레오 고객사의 오출고율은 ‘제로’다.
왕영호 안찬토코리아 대표는 “와레오를 통해 물류센터 안에서의 피킹과 포장 처리 현황, 오랫동안 적체된 상품 재고, 잘 팔리는 인기 상품, 결품 및 안전재고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시스템 상 재고변경 지시를 통해 서로 다른 창고에서 창고로 재고를 옮기는 것, 셀에서 셀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며, 모든 재고는 히스토리에 따라 정확하게 그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결이 만드는 풀필먼트
앞서 언급했듯 셀레오 풀필먼트 운영은 안찬토가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안찬토가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물류업체 혼자서 물류 운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셀레오와 연결된 수많은 물류업체들이 맡아서 한다. 안찬토는 풀필먼트 시스템에서 그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그 중심을 잡을 뿐이다.
여기서 국내 물류는 비교적 단순하다. 셀레오 인천 물류센터에서 피킹, 포장 작업을 마친 상품을 택배업체에 출고하여 최종 고객에게 전달하면 된다. 복잡해지는 것은 ‘글로벌’이다. 한국에서 해외까지 이동하는 국제배송과 통관, 현지 배송업체까지 연결되는 망을 구성해야 한다.
셀레오가 선택한 방법은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의 제휴 물류망을 활용하는 것이다. 예컨대 셀레오는 동남아시아 마켓플레이스 쇼피에서 들어온 주문은 쇼피의 국내 물류 협력사(배송대행지)인 두라로지스틱스까지 인계하는 방식으로 물류를 처리한다. 다른 동남아시아 마켓플레이스 라자다에서 들어온 주문은 마찬가지로 라자다의 국내 물류 협력사인 판토스의 물류센터까지 인계한다. 이후에는 각 업체가 제휴한 물류망을 통해서 동남아시아 현지 고객에게까지 발송하는 방식이다.
왕 대표는 “셀레오를 도입한다면 국내에서만 물건을 팔고 있는 온라인 판매자들이 쉽게 해외 마켓플레이스까지 연결하여 판매채널을 확장할 수 있다”며 “셀레오는 판매, 주문관리뿐만 아니라 현지 물류센터와 배송사까지 연결해 자동 처리해주는 글로벌 풀필먼트 시스템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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