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반도체 생산을 발표했다. 이유는 애플이 M1 칩셋을 만드는 것과 같다. 특정 업체의 점유율을 줄이고, 수급 문제를 줄이면서 생산 가격도 줄일 수 있다. 특히 데이터 센터의 숙제 중 하나인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ARM 기반 칩은 x86(인텔, AMD) 칩 대비 항상 저전력 소비에 강점이 있었다. 따라서 작고 가벼워야만 하는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좋다. 다만 성능이 PC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 있었는데, 최근 애플이 낸 M1 프로세서의 벤치마크 성능(CPU, GPU 등 부품 성능의 일반적인 테스트 결과)이 2017년 아이맥 프로 성능에 준하는 것을 보여주며 ARM 기반 프로세서로도 고성능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비록 구형이긴 하지만 2017 아이맥 프로는 인텔의 서버용 프로세서인 제온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MS가 애플을 따라서 처음으로 ARM 기반 프로세서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애플과 비슷한 시기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MS는 2017년 3월, 퀄컴과 칼비움(Calvium)과 협력해 ARM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서버용 윈도우 운영 체제를 개발하고 칩셋을 테스트해온 바 있다. 프로젝트명은 올림푸스로, 비용을 절감하고 유연성을 높이고 아마존이나 알파벳과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즉, MS 실리콘은 최근이 아닌 몇 년 전부터 추구해오고 있던 프로젝트다.

MS는 서버 OS를 꾸준히 만들어오고 있는데, 서버 OS 점유율은 기준에 따라 MS가 가장 높을 수도 있고 리눅스가 가장 높을 수도 있다. 서버용 OS의 경우 OS 위에 가상화로 OS를 또 올리는 만큼 점유율 측정이 쉽지 않다. 또한 리눅스는 오픈 소스 기반이므로 MS가 사용할 수도 있다

x86과 ARM은 구동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OS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구동이 어렵거나 가상화를 통해 구동해야 한다. 애플이 인텔 맥용 소프트웨어가 M1 프로세서 맥북에서 돌아가지 않을 것을 고려해 새롭게 개발하기를 장려하거나 가상화 구동이 가능한 Rosetta 2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서버는 기본적으로 가상화로 구동되는 것에 가까우므로 이러한 문제가 적다. 또한, 사티아 나델라 CEO 부임 이후 MS 역시 클라우드에서 서버 OS의 40~50%는 리눅스로 구동되게 하고 있다. 소비자용 OS를 칩셋에 최적화시키는 것보다 복잡한 문제지만 반대로 반도체 전환이 쉬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리눅스 기반 OS인 EC2를 사용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는 ARM 계열 칩셋을 이미 도입한 바 있다. AWS는 서버용 반도체인 그래비톤2(Graviton2) 프로세서를 연구해 출시한 상태다.

아마존에 따르면, 그래비톤2 프로세서는 1세대 그래비톤 프로세서보다 성능과 기능 면에서 크게 향상됐다고 밝히고 있다.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Arm 기반 인스턴스인 Amazon EC2 A1 인스턴스로, 웹 서버, 컨테이너식 마이크로서비스, 데이터/로그 처리 등이다.


자체 서버(온프레미스라고 부른다)가 아닌 클라우드를 사용한다면 이야기가 더 쉬워진다. 모든 인터넷 회사는 자체 서버를 구축하거나, 도메인 서버만 빌려쓰거나, 각종 기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면 OS나 기능을 클라우드 서비스의 것을 사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AWS를 사용한다면 AWS의 OS를, 애저를 사용한다면 애저의 것을 사용할 수 있다. 그 뒤에 처리되는 작업들은 기업이 아닌 MS가 인터넷을 통해 보내주는 것이다. 즉, MS가 ARM 칩셋을 적용하고 최적화하면 기업 사용자는 클라우드에 가입해 사용하기만 하면 될 뿐 서버 하드웨어가 인텔인지 ARM인지 궁금해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하드웨어를 선택해도 되지만 기능상 강점을 선택할 뿐 ARM 기반 칩셋을 선택한다고 해서 클라우드가 구동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점유율 1위는 AWS, 2위는 MS의 애저가 기록하고 있다. 1위와 2위가 모두 ARM 기반 프로세서를 직접 개발해 사용하겠다고 한 것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은 약 45%, MS 애저의 점유율은 17.9%다. 두 서비스를 합하면 클라우드 서비스 전체의 약 63%인 셈이다.

인텔은 현재 서버용 반도체 점유율 중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97% 수준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즉, 서버용 반도체의 절대자 중 하나다. 그렇다면 점유율 63%에 달하는 AWS와 애저가 ARM 기반 칩셋을 도입하면 인텔 칩셋은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될까? 그렇지 않다.

AWS는 C6g 인스턴스 공개 후 인텔 칩 기반 인스턴스보다 비용 대비 성능을 40% 이상 끌어올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올해 AWS의 기술 행사인 리인벤트에서 ARM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비슷한 행보가 MS와 애저에서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된다.

그러나 세계에는 수많은 온프레미스 서버가 있으며, AWS 역시 인텔 칩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인텔의 서버용 칩셋이 맥북처럼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AWS의 사례로 볼 때 MS가 클라우드에 도입을 시작하면 점유율이 하락할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이것은 당장은 큰 변화가 아니라도 인텔 독주 시장에 균열을 내기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MS의 이 같은 발표로 인해 인텔의 주가는 주당 약 3달러 이상 하락 중이다. 약 6~7% 정도 하락한 수준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