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24가 8일 페이스북의 커머스 플랫폼 ‘숍스(Shops)’와의 첫 번째 제휴 성과를 발표했다. 카페24는 페이스북이 지난 5월 숍스를 론칭하면서 발표한 8개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파트너 중 하나다. 동아시아에서 페이스북의 이커머스 파트너로 선정된 업체는 현재까지 카페24가 유일하다. 나중에 다른 업체가 페이스북의 파트너로 추가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까지는 카페24를 통해서 페이스북 커머스가 한국에서 뭘 하고 있는지 관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페이스북 커머스의 의미

먼저 페이스북 숍스가 뭔지 모를 독자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한다. 페이스북 숍스는 지난 5월 페이스북이 론칭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무료’로 온라인 상점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한국에도 6월 서비스 론칭을 했는데, 아직 페이스북 인앱 결제나 물류 연동이 돼 있지 않다. 말인즉, 복수 상품정보가 등록된 카탈로그를 페이스북 숍스를 통해 꾸밀 수는 있지만 결제는 외부 상품상세 링크로 유도하여서 처리해야 된다는 뜻이다. 물류도 판매자가 알아서 보내야 한다.

내친김에 기자도 페이스북에 ‘숍’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는 고기를 올려봤다. 메신저로 상품 구매가 가능한지 묻는 고객(사실 기자 본인이다.) 문의에 응대해야 하는데 아날로그스러움이 돋보인다.

카페24는 페이스북 숍스의 의미로 ‘사업자와 고객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짐을 꼽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DM으로 고객과 더 자유롭고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판매채널로 페이스북 숍스의 의미를 찾은 것이다. 위 사진에서 나왔듯 기자는 고기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 문의에 “네이버 가서 사세요”라고 쓸 수 있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페이스북 메신저’다. 순간, 나의 사생활이 이렇게 사라지나 싶었지만 원래 페북은 업무용으로 쓰고 있었지.

또 하나 페이스북 커머스의 특징은 ‘연결’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추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온라인 사업자가 보유한 상품과 콘텐츠를 가장 좋아할만한 전 세계 소비자에게 큐레이션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요컨대 내가 올린 고기를 가장 좋아할만한 고객을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찾아준다는 뜻이다. 이게 페이스북이 자랑하는 ‘발견형 커머스(Discovery Commerce)’다. 물론 페이스북이 그냥 노출을 해주지는 않을 거다. 숍스 이용까지는 ‘무료’지만 노출은 돈을 내야, 그러니까 광고를 돌려야 해줄 거다. 얘들도 먹고 살아야지.

요약하자면 페이스북 숍스를 만드는 건 공짜니까 광고 없이 콘텐츠만으로 승부가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새로운 판로에 도전해볼 만하다. 뒤에서 설명할 카페24도 부가 서비스 이용을 안 한다면 쇼핑몰 개설은 공짜니 기왕 카페24를 통해 쇼핑몰을 만들었다면 속는 셈 치고 페이스북 숍스를 이용해 봐도 되겠다. 이제부터 본론이다.

이번에 바뀌는 것 ‘데이터 연동’

카페24가 페이스북과 그간 준비한 첫 번째 성과는 ‘실시간 데이터 연동’이다. 이번 데이터 연동으로 카페24로 쇼핑몰을 구축한 180만개의 이커머스 사업자는 동일한 관리자 페이지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온라인 상점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 카페24 관리자 페이지에 상품을 올리면 자동으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데이터가 반영되는 개념이다.

카페24는 한국에서 오늘 공식 론칭한 페이스북 숍스와의 데이터 연동을 일본에서도 동시에 선보인다. 카페24가 지난 2018년 10월 론칭한 카페24 일본 플랫폼과 연동하여 여기 가입한 일본 쇼핑몰 사업자 역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손쉽게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카페24에 따르면 기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상품 전시 공간 ‘숍(Shop)’을 꾸미기 위해서는 두 플랫폼을 오가며 수많은 수작업을 거쳐야 했다. 시행착오 없이 절차를 밟더라도 이 단계를 모두 수행하기까지 최소 수십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실제 해보니 일일이 몇 개 상품을 올리는 것은 간단하지만 여러 상품을 올리는 것은 번거로운 것이 맞았다. 외국계 솔루션 특유의 번역문도 거슬린다. 페이스북 녀석은 기자가 업로드한 상품에 대한 승인 불가 메시지를 한 번 날렸는데, 왜 승인 불가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기자의 페이스북 숍스 상품 승인불가 메시지. 왜 우삼겹은 올라가고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안 올라가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알 수 없다. 승인 불가 이유를 설명한 페이지는 분명 노출됐지만, 두 번 읽어도 잘 모르겠다. 뭐가 문젠지 알고 있는 분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린다.

카페24는 이렇게 혈압이 오를 수 있는 상품 업로드 단계를 기술적인 연결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오가며 여러 단계의 정보를 입력할 필요 없이 카페24 하나의 관리자 페이지에서 몇 번의 클릭으로 페이스북 숍스 상품 세팅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까지.

페이스북 숍스의 재고 정보 또한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 가능하다. 카페24 관리자 페이지에서 상품정보를 등록하거나 삭제를 하면 실시간 현황이 즉각 숍스에 업데이트 된다. 이를 통해 숍스의 상품 판매 재고 현황을 최신으로 유지하고 품절 상황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노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희연 카페24 페이스북숍스 프로젝트 담당은 “누구나 손쉽게 1분만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숍을 개설할 수 있다”며 “카페24는 페이스북과 협력하여 상품의 가격, 색상, 사이즈 등 여러 정보가 달린 카탈로그와 카페24 쇼핑몰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라 설명했다.

정말 하고 싶은 것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카페24와 페이스북의 연동은 ‘글로벌’까지 이어지고, 사실 이게 핵심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보유한 31억명의 글로벌 고객을 타깃으로 상품을 노출하고, 카페24의 글로벌 서비스를 연결하여 현지화 된 CS, 물류 서비스를 사업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카페24는 올해 국내와 일본 데이터 연동을 시작으로 내년 글로벌까지 이어지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성장을 공략하는데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본시장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공략은 페이스북과 함께 내년 본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카페24가 기존 제공하던 9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쇼핑몰을 구축한 온라인 사업자라면, 페이스북 숍스와 연동을 통해 최적화된 구매 페이지를 해외 소비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 페이스북 숍스에는 국가별로 별도의 온라인 상점을 만들고 노출을 원하는 국가에만 노출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기능이 존재하는 데 이를 활용하는 것.

여기 더해 전 세계로 상품을 판매하는 데 필요한 글로벌 물류, CS, 상품 정보 및 프로모션을 연동하는 방향으로 카페24는 나아간다. 글로벌 물류와 CS라고 해서 새로운 것은 아니고 카페24가 2012년부터 고객사에게 제공하던 해외 운영대행 사업이 여기 들어간다. 물론 더 많은 국가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카페24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카페24와 페이스북은 매우 중요한 한 가지를 기업의 가치로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비즈니스를 기술로 끊임없이 초연결 한다는 것”이라며 “카페24와 페이스북의 협력은 한국기업의 전자상거래 수출을 지원할 기대주다. 간편한 설정만으로 북미, 일본, 동남아시아 등 페이스북이 진출한 여러 국가에 상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되고, 글로벌 각지에 최적화된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측면에서 의미를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