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는 게임 콘솔인 XboX Series X와 Xbox Series S를 공개하며 놀라운 정책을 내놨다. 바로 게임 콘솔 할부에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포함시킨 것이다.

Xbox의 게임기 할부 겸 게임 구독 서비스는 월 금액을 내면 콘솔을 주고 MS가 따로 파는 게임 패스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다. 게임 콘솔을 할부 구매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거기에 끼워주는 엑스박스 올 액세스가 굉장하다.

콘솔을 제외한 모든 기기에서 접근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의 이름은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Game Pass Ultimate)이다. 여기에 콘솔 할부를 더하면 엑스박스 올 액세스가 된다. MS가 출시한 두 콘솔 중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갖고 있는 XSX를 선택하면 월 3만9900원, 드라이브가 없고 내장 디스크 드라이브만을 사용하는 XSS를 선택하면 월 2만9900원의 비용이 든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이 포함된 가격이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는 콘솔용과 PC용, 그리고 이것을 포함한 얼티밋이 있다. 얼티밋의 경우 게임 패스용 100여개 게임과 자신이 구매한 별도 게임을 Xbox, PC,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스트리밍형이므로 설치 없이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위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으면 어디서든 실행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 국내에서는 SKT가 서비스하고 있지만 다른 통신사 가입자도 2021년부터 문제없이 가입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게임 패스 얼티밋 혹은 올 액세스를 iOS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iOS는 현재 정책상 클라우드 게이밍 앱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웹 브라우저를 통해 서비스를 우회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 애플도 클라우드 게임을 무조건 거부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므로 비교적 까다로운 조건을 지키면 앱으로 실행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다만 이 정책은 확실하게 실행될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은 웹 브라우저를 통해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웹 브라우저에서 사용하지만 설치한 앱(네이티브 앱)처럼 사용하는 것을 웹 앱이라고 부른다. 아마존 역시 자사의 월정액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인 루나를 iOS에서 웹 앱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웹 앱의 형태 혹은 화면만 미러링해주는 형태라고 해도 제대로 작동한다면 굳이 네이티브 앱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웹에서 게임 스트리밍이 제대로 동작할 경우 전체화면으로 만들면 게임 앱을 실행하는 것과 동일하게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기본 개념이 ‘서버에 있는 것을 내 것처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MS가 애플 기기에 우회 접근하면서 생기는 장점은 두가지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반도체 설계를 사용하는 M1 칩 탑재 맥북에서도 무난하게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실행할 수 있다. 또한, 웹 브라우저를 탑재한 다양한 다른 제품에서도 실행할 수 있다.

각 기기마다 파편화된 앱과 달리 웹은 어느정도 표준을 지키며 만든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하거나, 반대의 경우는 별로 필요없지만, 웹은 기본적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W3C 등의 웹 표준 협회는 매년 여러차례 만나거나 인터넷 포럼을 통해 웹 표준을 만들고 이 표준에 맞춰서 웹 서비스를 만들어낼 것을 권고한다.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지키지 않을 경우 특정 기기에서만 특정 웹사이트가 열리게 된다. 그렇다면 굳이 웹사이트를 만들 필요가 없어진다. 따라서 웹은 앱과 다르게 어느 기기에서 어떻게 접근해도 대강 비슷한 형태의 레이아웃과 사용성을 보장한다.


우리가 웹에 들어가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기기는 스마트폰과 PC지만, 웹 브라우저를 갖고 있는 기기는 몇가지가 더 있다. 저 두 범주를 제외하면 보급율이 가장 높은 제품은 스마트 TV다. 요즘 대부분의 TV는 자사 TV OS를 탑재하고 있다. TV 강국인 한국 제품(LG와 삼성) 역시 웹 OS와 타이젠이라는 훌륭한 OS를 갖고 있다. 그리고 삼성과 LG는 모두 W3C에 가입해 웹 표준을 열심히 지키려고 하는 업체기도 하다. 따라서 웹 브라우저용 구동이 가능하다면 스마트 TV에서 콘솔 없이 콘솔 게임을 할 수 있다.

스마트 TV를 지원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몇가지 더 있다. 웹 브라우저가 아닌 삼성용, LG용의 별도 네이티브 앱을 사용할 수도 있다. TV 보급율이 높은 OS부터 차차 지원하다 안드로이드 TV까지 지원하면 거의 모든 스마트 TV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MS는 엑스박스 게임 패스를 위해 삼성전자와 파트너를 맺은 상태다.

만약 사용자가 보유한 TV가 스마트 TV가 아닌 경우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Xbox의 대표이자 MS 게임 부문 부사장인 필 스펜서(Phil Spencer)는 Xbox를 활용할 수 있는 스트리밍 스틱을 준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트리밍 스틱은 크롬캐스트와 같은 제품이다. MS는 이미 2016년 경량화 버전의 엑스박스를 고안한 바 있는데, 이 작은 버전은 콘솔을 작게 만든 것이었고 개발에 한계가 있어 취소한 바 있다. 그러나 스트리밍 스틱은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지 않고 단순히 인터넷에서 화면만 받아서 뿌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2016년의 경량 엑스박스와 다르게 실제 발매 가능성이 높다. 이보다 앞선 2013년에 윈도폰을 이용한 스트리밍도 선보였지만 윈도폰은 잊어버리자.

더 버지와의 인터뷰에서 스펜서는 1년 내 TV에서 게임을 실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순서상으로는 iOS와 웹 브라우저 지원이 먼저, 그 다음이 TV다.

MS의 이 폭발적인 확장 전략은 넷플릭스와 유사하다. 넷플릭스는 초창기 웹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다 모바일로, 스마트 TV로, IPTV로 범위를 확장하다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와 아무 관련 없는 케이블 TV에서도 넷플릭스를 볼 수 있게 했다.

넷플릭스가 영상을 압축해 뿌려주는 기술(코덱)을 완성도 있게 제공한다면, MS는 더 잘할 수 있는 회사다. 애초에 클라우드 센터를 갖고 있고,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져(Azure)로 몇년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해왔으며, 게임 생태계에도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다. 따라서 스트리밍 게임에 쓰이는 코덱 등의 기술에 대해 해박하며 게임을 실행할 때 하드웨어 자원을 얼마나 몰아줄 것인지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력 모두 갖고 있다.

TV에서 게임을 바로 할 수 있다는 것은 게임 콘솔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콘솔이 필요없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MS는 게임 서비스의 본질을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재정의했다고 봐야 한다.

현시점 엑스박스의 가장 큰 문제는 PS5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전히 PS5의 독점공개 게임 타이틀은 매력적이며 다양한 사용자를 유입할 계기가 된다. 그러나 MS의 행보를 보면 PS가 독주하고 엑스박스가 따라가는 시장에서 MS가 균열을 낼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소니도 클라우드 게이밍을 준비하고 있을까? 소니는 PS4에서 PS5를 스트리밍할 수 있다. PS5 구입자가 PS4 보유자에게 월세를 받고 스트리밍해주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PS1부터 PS4까지의 게임들을 월 정액 형식으로 제공한다. 외부 확장에 대한 소식은 별로 없다. 게임 타이틀의 매력에서는 여전히 PS가 앞선 모양이지만 기술적으로는 너무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MS는 ‘이것이 미래의 게이밍이다’라고 온 몸으로 말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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