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시작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컴업2020 행사의 키노트를 여기서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오늘 열린 컴업2020 키노트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김슬아 컬리 대표가 코로나19 이후 스타트업의 방향에 대한 대승적인 큰 그림을 이야기했다. 궁금하다면 연합뉴스를 참고하자.

더 재밌는 이야기는 키노트 이후 진행한 창업자와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는 약 100여명의 청중이 참여한 가운데 김슬아 컬리 대표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김슬아 대표 또한 이 자리에서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답했다.

질문과 답변 모두에서 얻을 것은 있다. 질문과 답변 순서는 컬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2015년 서비스 론칭 이후 컬리는 어떻게 성장했고, 현재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고, 어떤 미래를 바라보고 있을까. 김슬아 대표의 생각을 들어본다.

온라인 간담회에서 청중의 질문을 살펴보고 있는 컬리 김슬아 대표(사진 오른쪽)

컬리의 과거

김슬아 대표님은 컬리 창업 전에 투자은행과 컨설팅펌에서 일을 하면서 여러 산업을 경험했습니다. 신선식품 물류유통 사업에는 어떻게 관심을 갖고 뛰어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컬리의 비즈니스는 특별한 아이디어가 아닌 누구나 고민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도 생각되는데, 그것을 실행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제가 투자은행과 컨설팅펌을 다닌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컬리의 아이디어를 생각한 계기는 전혀 전략적이지 않았고, 투자에 적합한 아이디어도 아니었습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다들 그렇게 이야기하는 데 신선식품 유통은 어렵고, 레드오션이고, 경쟁사들의 규모가 큽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안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되게 하겠다”라는 강한 생각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논리적으로 말이 되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내가 정말 좋아해서, 종교처럼 믿는 아이디어를 선택해서 되게 만드는 것이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어떤 직장을 다닐 때도 ‘음식’은 제 최대 고민이었습니다. 저는 점심메뉴가 맛이 없으면 그 날 하루 기본이 안 좋았고, 잘 먹고 잘 사는 데 필요한 음식재료를 구하는 것은 저에게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걸 죽기 전에는 꼭 해결하고 싶다는 강한 신념이 있어서 컬리를 창업했습니다. 신념이 있었으니 되게 해야 했습니다. 컬리는 저한테 너무나 필요한 서비스였습니다. 실제로 회사가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컬리가 없으면 제가 불행할 것 같다고 생각하니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본인이 간절하게 원하고,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을 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팀빌딩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서 대표님의 노하우가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처음은 사실 어려웠는지 아니었는지도 기억이 안 납니다. 너무 바빴기 때문인데, 사실 모든 것이 다 어려웠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신이 나던 때였기도 합니다. 우리가 풀고 싶은 문제를 정의하고 밤을 새가며 멤버들과 함께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했습니다. 택배 상차 작업장에 직접 가보고, 영업을 뛰는 모든 것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실은 조금 더 지나서 충격과 현타(현자타임)가 온 것 같습니다. 초기에는 다들 동아리처럼 시작하죠. 멤버들의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 알고 있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수십명씩 늘어나다보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람이 우리 팀에 합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일을 하게 되는데, 그 때 고민이 많았고 여러 실수와 실패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제나 문제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문제가 있다면 빨리 개선하고 고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은 사람 문제에서도 동일합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투자는 이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많은 분들이 비슷한 고민을 할 것 같습니다. 컬리는 이익이 안 나는 상황에서 어떻게 투자자를 설득하나요?

컬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투자자 그룹과 이익을 내기 위한 끊임없는 과정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컬리는 그 과정을 굉장히 투명하게 투자자들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달성해야 하는 핵심 운영지표가 있습니다. 예컨대 우리 유저는 몇 명이고, 그 유저는 한 달에 몇 번을 구매해야 하고, 한 번 살 때 얼마나 사야 되고, 주문한 상품들을 한 트럭에 몇 개를 실어야 하고, 배송비는 얼마를 써야 되는 것과 같은 굉장히 세부적인 여러 지표가 있습니다.

이런 지표가 이렇게 바뀌면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아주 명확하게 논리적으로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핵심 비즈니스가 어떻게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로 찍히는지 정의하고, KPI를 넘어섰을 때는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정의합니다. 그 지표를 매달 트래킹하면서 우리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줍니다.

실제 컬리는 투자 유치 전에는 더 자주, 투자 유치 후에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매달 지표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합니다. 만약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어떻게 더 잘할 것인지 공개합니다.

저는 창업자가 ‘큰 비전이 있어서 세상을 바꿀거예요’라는 식으로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은 당연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자는 숫자를 보는 사람입니다. 때문에 우리 회사의 모든 지표를 숫자로 바꾸고,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컬리의 현재

코로나19 이후 컬리의 물동량 성장세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빠르게 튀어 오른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 물류센터 운영 및 인력 모집에 있어서도 고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컬리는 어떻게 급격하게 증가한 물동량에 대응했는지 사례를 말씀 부탁드립니다.

물동량 측면에서는 한국이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처럼 ‘락다운’이 되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전국민이 방역을 잘 해준 덕분에 마트를 아예 방문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물동량도 미국과 유럽에서 그랬듯, 단기간에 3배씩 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70% 이상 증가한 것은 맞습니다.

이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컬리는 전통적인 방법과 기술을 동시에 사용했습니다. 전통적인 방법이란 현장 인력을 더 모집하는 것입니다. 이건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시에 컬리 내부의 물류혁신을 주도하는 팀에서 시스템 측면에서 어떻게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지, 동시에 방역을 위해서는 현장 인력의 밀집도를 높이면 안 되는데 어떻게 거리를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의 물류센터는 안정적 운영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번 테스트를 하고 잘 정제된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일단 빠르게 도입합니다. 실패할 것은 실패하고, 또 다시 도입하는 것을 반복합니다. 유연(Lean)하고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처우나 임금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컬리 또한 새벽배송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표님께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고자 하나요?

일단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CJ대한통운이나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과 같은 기존 택배업체와 마켓컬리 배송 매니저들이 일하는 방법이나 임금 지급 방식은 너무 다릅니다.

최근처럼 사회적 이슈가 만들어지기 이전에도 새벽배송 하는 분들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약국에서 구매하는 의약품이라던지, 자녀들이 학교에서 먹는 급식에 쓰이는 식자재는 누군가 새벽에 배송한 것입니다. 가락시장의 경매도 누군가 밤 12시에 전라도 남쪽 끝에서 배추를 픽업해서 새벽에 가락시장에 갖다 놓기 때문에 되는 것입니다.

실제 컬리가 새벽배송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 당연히 상품을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했지만, 기존 새벽배송 시장의 업무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점에서 기회를 봤습니다. 기존 새벽배송기사 분들의 큰 니즈 중 하나는 안정적으로 돈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인터뷰를 하면서 이 분들은 원래부터 새벽 시간에 일을 하시는 분들인데, 만약 이 시간에 일을 드리면서 동시에 고정급을 드린다면 윈윈(win-win)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컬리는 업계에서 최초로 배송 매니저에게 고정급을 드리면서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배송물량이 적었던 초기에는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고정급 지급으로 인해 배송 매니저 단에서 좋은 현상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 분들이 밤에 일하는 것이 괜찮을까 생각도 많이 했는데 원래부터 밤에 일하던 분이었고, 실제 밤에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기업에서는 이런 분들에게 적절하게 돈을 벌 수 있도록, 성과급을 잘 챙겨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대기업들의 진입으로 새벽배송 시장이 레드오션화 되고 있습니다. 다른 새벽배송업체와 비교해서 마켓컬리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요?

말씀주신 것처럼 대기업들이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마켓컬리하면 새벽배송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요. 하지만 새벽배송은 원래 컬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 그러니까 가장 좋은 식품을 고객에게 신선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였습니다.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지부터 고객까지의 시간을 단축해야 했는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새벽배송을 활용한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핵심 역량은 좋은 상품을 어떻게든 소싱하는 ‘머천다이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대에는 조금 더 맛있는, 건강한 상품을 드시고 싶은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런 고객의 마음을 잡고 싶은 것입니다.

새벽배송도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입니다.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성공하는 회사가 있고, 실패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성패는 실행의 완성도와 회사가 얼마나 본질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유통의 본질인 ‘좋은 상품’과 고객경험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직 빌딩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아마 큰 규모의 물류 운영을 하는 회사마다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 같은데 고객 경험에 100%란 없습니다. 배송사고란 늘 생기는 것이고, 신선식품을 배송하다보니 채소가 물러서 가는 등의 품질 사고도 생깁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매일매일 점진적으로 개선하면서 좀 더 많은 분들이 100%의 고객 경험을 느끼게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조직문화가 우리의 가장 큰 차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는 데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 과정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에 마켓컬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현재 사업을 하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요?

분명 어딘가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문제를 어떻게 발생하기 전에 대비할 수 있을까 생각해본 적도 있었지만, 결국 문제는 생기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문제가 발견된다면 최대한 성의껏 빨리 고칩니다. 컬리의 회사 가치 중에는 ‘정직’이 있습니다. 정직하게 행동하고 실수는 빠르게 용인하는 것입니다. 고객에게 실수를 했다면 숨기고 싶더라도 솔직하게 말하고 최선을 다해서 고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스타트업이 성장하다보면 여러 군데에서 문제가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 문제가 회사를 망하게 할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면 분명히 회사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우리는 ‘방역’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방역은 우리의 전문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학습이 중요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비교적 위협을 최소화하며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역이 많은 분들에게 생활화가 됐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가 갖고 있었던 습관이나 함께 만나고자 하는 행동들을 바꾸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것 같습니다. 컬리는 현재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역 수칙이 조직문화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서로 얼굴을 안 보면서 일하더라도 조직문화를 잘 유지하는 것이 새로운 고민입니다.

요즘 스타트업 업계에선 ‘지속가능한 생태계’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단순히 현재의 이익이 아니라 회사의 이익을 어떻게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가 고민입니다. 컬리는 지속가능한 생태계와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해 어떤 도전을 하고 있나요?

지속가능성은 우리 회사 운영에 있어서 핵심 키워드입니다. 단순히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우리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데 있어서 지속가능성은 중요합니다. 지속가능성은 환경과 생태계, 사람의 지속가능성 모두를 내포하는데 환경의 지속가능성이 담보가 되지 않으면 우리 고객들이 좋아하는 많은 상품을 팔 수 없게 됩니다. 환경이 망가지면 결국 생산자가 농사를 지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고, 그래서 컬리의 운영은 최대한 환경에 맞춰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컬리는 포장재를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교체했습니다. 심지어 박스를 수거해서 그 수익금으로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육의 중요성도 인지하고 있어서 NGO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환경과 먹거리를 위한 교육 자료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먹거리를 위해서 컬리는 지속가능성과 연결되는 농산품을 대규모로 매입합니다. 국내에선 아마 최대 규모일텐데 우리는 지속가능한 먹거리의 최대 판매처가 되는 것입니다. 많은 고객이 컬리를 방문해주고, 소비가 일어나야 생산자 입장에서도 지속가능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회사도 생산자도 고객들도 지속가능한 상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컬리의 미래

더 높은 쇼핑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 컬리는 내년, 내후년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나요?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종류의 상품을 제공하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12월에 꼭 한 번 컬리에 들어와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기존에 잘하고 있던 식품에도 새로운 상품이 추가돼 있을 것이고,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상품 중에서도 좋은 조건과 구성을 잘 만들어서 선보일 계획입니다. 저는 완전한 상품쟁이이고 제가 유통을 사랑하는 이유 또한 세상에 이렇게 많은 좋은 상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서입니다.

물론 상품이 많아지면 그 상품들을 고객에게 보여주고 검색하게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 때 어떻게 고객의 마음에 쏙 드는 상품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존 컬리의 상품 콘텐츠가 글과 사진으로 만들어졌다면 앞으로는 동영상 같은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하고자 합니다. 마치 온라인이지만 오프라인에 있는 것 같은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또 ‘생산’에 관심이 많습니다. 좋은 물건이 없으면 우리가 만들면 됩니다. 이를 위해 생산자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생산자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우리가 가서 풀어주는 방향을 고민합니다. 컬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좋은 생산자가 지속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생산 컨설팅이나 상품 공동기획, 그에 따른 PB상품 출시를 가속화할 것입니다.

국가와 시장 경계가 사라졌고, 스타트업이 시장을 더 크게 보는데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이번 컴업 2020 키노트 발표에서 해주셨습니다. 컬리도 해외진출 계획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진출 전략을 짤 때 우선 순위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컬리가 한국에서 성공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걸 잘 살릴 수 있는 시장이 어딘지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만약 컬리가 상품 큐레이션을 잘해서 성공했다고 하면 한국스타일의 큐레이션이 먹히는 국가로 가야 성공합니다. 예를 들어 중동 같은 국가에는 진출하더라도 어렵겠죠? 식문화가 너무 다르고 관련한 여러 인증도 필요합니다. 반면, K푸드가 잘 나가고 있는 특정 지역에서는 잘 될 가능성이 높겠죠?

두 번째는 샛별배송, 물류역량인데 컬리의 물류는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 한정해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같은 인구밀집도가 낮은 시장에서는 컬리의 물류 역량이 활약하긴 어렵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핵심역량과 잘 맞는 시장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기업생태계, 투자 여건은 미국, 중국과 동일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유니콘 기업처럼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타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컬리는 유니콘은 아니고 준유니콘이니 개인적인 의견을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유니콘’이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안 좋아하고, 유니콘이 되는 것에도 큰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단 ‘큰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큰 시장은 곧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과 중국에 유니콘 기업이 많다고 봅니다. 그 나라는 인구가 많고, 모바일 환경 또한 확산돼 있으니까요.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기술이든, 문화든 우리 회사만 잘하는 것이 하나라도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입장벽(Entry Barrier)인데, 진입장벽이 낮다면 언제든 경쟁사가 쉽게 들어와서 회사가 망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컬리는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 시장을 선택했습니다. 시장은 크면서 동시에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은 시장입니다. 우리가 버틴다면 굉장히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시장의 진입 장벽으로는 물류 인프라가 있습니다. 컬리도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했고, 배송기사 네트워크 구축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때 쌓은 경험들이 다른 업체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장벽이 됐습니다.

생산자 네트워크 또한 큰 진입장벽이 됩니다. 산지 생산자에게 누가 찾아가서 물건을 달라고 하면 잘 안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컬리도 한 생산자를 10번도 더 찾아가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새로 진입하는 경쟁자에게는 허들이 되면서 충분한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컬리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늘 명확했어요. 고객에게 최상의 쇼핑경험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입니다. 판매할 상품의 확장이라던지 더 나은 것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적 혁신이라던지 방법론의 차이는 있을 뿐이지 우리는 늘 끊임없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개선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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