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보험사이지만 IT기업의 역할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술 역량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으로 많은 금융사와 대기업 등에서 이 기술을 활용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희에겐 절실하고 현재진형인 기술입니다”

한용희 캐롯손해보험 디지털혁신본부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지난 1월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은 일반 보험사와 다른 점이 많다. 영업 인력이 대부분인 기존의 보험사와 달리, 전체 직원 150명 중 절반이 IT인력이다. IT인력은 보험사 경력을 가진 사람들보다 IT기술을 주로 활용하는 빅테크, 통신사 출신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전문 IT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용희 캐롯손해보험 디지털혁신본부장 겸 최고기술경영자(CTO)

캐롯손해보험은 보험상품 곳곳에 IT기술을 녹여냈다. 대표 상품인 ‘퍼마일자동차보험’은 IoT 단말기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금을 책정한다. 또 AI 기술을 활용해 휴대폰 파손 여부를 확인한다. 이 서비스는 모두 퍼블릭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캐롯손해보험은 전사 IT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리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캐롯손해보험의 강점, ‘데이터’

캐롯손해보험의 차별점이자 강점은 바로 데이터다. 한용희 본부장은 “사고·주행 데이터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곳이 별로 없다”며 “내비게이션 서비스 기업은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그 중에서 사고 데이터를 구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캐롯손해보험은 주행 중 고객이 사고가 나면 보험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고 데이터를 구별할 수 있다. 따라서 주행 데이터와 사고 데이터를 모두 보유하게 된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많은 기술이 직접된 상품은 ‘퍼마일자동차보험’이다. 매월 기본료에 고객이 자동차를 탄만큼만 보험금을 후불로 내는 방식이다. 주행거리는 고객이 가입 시 차량에 탑재하는 IoT 디바이스인 ‘캐롯플러그’를 통해 책정된다. 캐롯플러그를 통해 생성·수집된 데이터는 캐롯플러그 IoT 플랫폼으로 전송된다.

가입 시 차량에 탑재하는 IoT 디바이스인 ‘캐롯플러그’

한용희 본부장은 “플랫폼으로 전해진 데이터는 2차 작업이 필요하다”며 “주행거리가 곧 요금으로 이어지는 만큼, 실제 주행거리보다 많이 나오면 안된다”고 말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전송받은 데이터의 노이즈(Noise)를 제거하는 ‘맵 매칭(Map matching)’ 작업을 한다. 맵 매칭은 말 그대로 주행거리와 지도를 맞춰보고 거리를 계산하거나 과속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국토개발원에서 공개한 표준링크를 활용한다. 표준링크는 링크(도로)와 링크 사이의 제한 속도를 정해놓은 값으로, 맵에 올린 뒤 캐롯플러그를 통해 전송받은 GPS 데이터를 위에 얹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캐롯손해보험이 시장에 없었던 상품을 내놓은 만큼 직면한 문제도 많았다. 실제로 퍼마일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차를 선박에 싣고 이동하는 ‘카 페리호’를 이용, 캐롯플러그가 바다를 건너간 거리까지 주행거리로 계산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캐롯손해보험은 추가 개발을 통해 캐롯플러그가 카 페리호를 인지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아울러, 데이터가 쌓일수록 캐롯손해보험은 더 정교하게 모델링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주행데이터를 통해 사용자 운전습관을 파악하고, 안전하게 운전을 하는 사람일수록 저렴한 보험료를 내는 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한 본부장은 “운전습관은 결국 자동차보험의 맹점이 될 수 있다”며 “조심히 운전을 하는 것은 그만큼 사고 위험이 적은 것으로, 퍼마일자동차 보험과 유사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AI기술은 영상판독에 적용

AI기술은 휴대폰파손보험 상품에 적용됐다. 기존 보험사들의 상품은 휴대폰이 파손되면 고객이 직접 대리점에 가서 파손 여부와 정도를 확인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반면 캐롯손해보험은 AI를 활용해 플랫폼에서 가입부터 파손여부 확인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의 휴대폰파손보험은 가입 전, 고객의 스마트폰이 정상적인 상태인지 검증하기 위해 영상 촬영을 해야 한다. 이때 AI가 영상을 분석해 휴대폰의 파손 여부를 확인한다. 흥미로운 것은 AI가 사람들의 꼼수까지 알아낸다는 것이다.

한 본부장은 “간혹 휴대폰이 파손된 상태에서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영상 촬영 과정에서 파손된 부분을 손으로 가리는 경우가 있다”며 “AI가 이 부분까지 잡아내 다시 촬영하게 하는 등 파손여부를 정확하게 가려낸다”고 설명했다.

전사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클라우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캐롯손해보험은 전사 IT시스템을 퍼블릭클라우드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를 기반으로 구성했다. 사업초기인 만큼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지 모르고, 사용자 규모를 예측할 수 없어 유연성이 특징인 클라우드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본부장은 “명절, 휴가철 데이터가 급증하는 등 특정 시기에 따라 트래픽·생성 데이터 양이 바뀐다. 서비스 수와 규모가 대략 정해지면 여기에 필요한 클라우드, 서버 규모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가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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