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나사도 쓴다는 협업툴 ‘아사나’를 아시나요

[뜨는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페이스북 창업자가 설립한 아사나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 있다고 해서, 그 시간을 모두 ‘본업’에만 쓰는 것은 아니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개발자나 엔지니어, 과학자, 변호사 같은 지식 노동자들은 전체 근무시간 중 40%만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나머지 60%의 시간은 대체로 이메일을 주고받거나 정보를 취합하고, 내부 임직원과 소통하는데 쓴다. 핵심업무와 부가적인 업무에 쓰는 시간이 역전된 것이다.

기업은 직원들이 최상의 효율을 내길 바란다. 따라서 불필요한 업무 과정을 단축해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협업툴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아사나’는 이 비효율을 풀기 위해 창업한 곳이다. 팀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관리 협업툴을 개발, 서비스한다. 아사나에 주로 붙는 수식어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가 만든 협업툴’이다. 아 물론, 마크 저커버그는아니다. 저커버그의 룸메이트이자 페이스북의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는, 페이스북에서 일하며 느낀 협업툴의 필요성을 또 다른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아사나는 지난 9월 직상장 방식으로 미국 증시에 데뷔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관심 덕에 첫날 주가가 37%가량 올라 관심을 받았다. 포브스가 선정한 100대 클라우드 기업 중 17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현재 구글과 나사 등 세계 7만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아사나를 아시나(요)


아사나는 SaaS(Software-as-a-Service) 기반 프로젝트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므로, 기업은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지 않아도 아사나의 웹 플랫폼 안에서 조직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최근 원격 근무가 증가하면서 협업 툴 시장에서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아사나 측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자사 서비스의 강점이라 설명한다.

– 팀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협업 툴
특정 부서의 관리자를 예로 들면, 업무 설정과 분담을 아사나 플랫폼에서 직접 설정할 수 있다. 또 그렇게 진행된 업무에 대해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교환할 수 있으며 마감 기한을 부여해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 상황도 추적할 수 있다. 멘션 기능으로 다른 부서에게 협업을 요청할 수 있고 주석과 코멘트를 남겨 추가적인 업무수행과 자료 제공을 유도하는 식이다.

아사나 서비스 화면

– 방대한 통합 기능
아사나는 드롭박스, 슬랙, 깃허브, 메일침프 등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와 연동가능하며, 자체 API를 제공한다. 경쟁 협업 툴 ‘먼데이닷컴’이 40개 정도의 통합 기능을 제공하는 것에 비하면 많은 숫자다. 다른 공간에서 진행중인 업무도 아사나로 불러와 효율적인 협업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대시보드 제공
표와 리스트, 타임라인과 달력 형식 외에도 칸반 보드(Kanban borad, 간판 형식의 시각화), 간트 차트(Gantt chart, 프로젝트 일정관리를 위한 바(bar)형태의 도구)를 포함한 다양한 시각화 템플릿을 구비했다. 이를 통해 부서 전체의 작업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진행 중인 팀 프로젝트 안에서 드래그와 클릭으로 업무를 변경하거나 순서를 조정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 업무 관리 플랫폼
목표 설정, 부서별 회의, 개별 업무 관리 및 분담, 자료 및 피드백 제시 기능을 제공한다. 대면 결재를 기다리고, 일일이 메일을 확인하며, 부서별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치는 동안 생길 수 있는 비효율성을 아사나로 인해 해결할 수 있다고 이 회사 측은 주장한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가 만든 아사나, 가파른 성장과 전망


아사나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중 한명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페이스북 엔지니어 매니저 출신의 저스틴 로젠스타인에 의해 설립됐다.

아사나 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츠는 19살이던 당시 마크 저커버그와 룸메이트 생활을 함께 보내며 페이스북을 공동 창업했다. 2011년 이후 다년간 세계최연소 백만장자에 오르기도 했던 그는 페이스북 엔지니어로 스카웃된 로젠스타인을 만나며 아사나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답한 바 있다.

모스코비츠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에서 근무하던 몇 달 동안 부서별로 진행중이던 업무들을 로젠스타인과 함께 추적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서 그는 자신들이 원하는 협업 툴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 페이스북을 떠날 필요가 있었다며 아사나 창립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왼쪽 더스틴 모스코비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그는 “우리들은 근무시간의 상당한 부분을 일을 명확히 하고 사람들을 모으는데 사용되는 것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면서 “만일 우리가 아사나를 만들지 않더라도, 미래에는 아사나 같은 협업 툴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사나는 설립 이래 놀라운 성장을 거듭해왔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아사나는 현재 8만명 이상의 유료 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연간 기준 5000달러 이상 지출하는 고객은 7800여명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으며, 5만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은 280명으로 전년 대비 160% 증가했다.

아사나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은 1억4200만달러(약1620억원)로, 작년 7600만달러(약870억원)에 비해 86%가량 상승할 걸로 보인다. 아사나의 발표가 맞다면, 소프트웨어 업계 최상위 수준이라 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15억달러(약1조7000억원)에 그쳤던 시가 총액은 2020년 두배 이상 오른 40억달러(약4조5000억원)로 평가받으며 확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커져가는 아사나의 존재감에도 전세계 협업 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업무관리 시장 규모가 2020년 230억달러(약26조1000억원)에서 2023년 320억달러(약36조3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아사나의 경쟁사는 먼데이닷컴,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 노션, 지라 등 업무 관리 툴을 지향하는 기업들은 다들 각각의 특성에 맞게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아사나 측은 “협업 툴 관련 시장이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고 세분화되면서 기술 발전, 사용자 및 고객의 욕구의 변화, 새로운 경쟁자, 새제품의 도입은 급속히 진행된다”며 “우리는 다변화된 소비 자원을 가진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경쟁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아사나를 향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미경제지 포브스는 아사나의 이번 3분기 순손실이 전년 동기 대비 138%가량 증가했다고 보도하며 “아사나는 앞으로 주목해야할 성장주임에 분명하지만 현재 아사나의 가치가 5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상황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아사나를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한편 아사나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른 모든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아사나는 우리 주주들에게 많은 보상을 안겨주도록 할 것이다”라면서 “그러나 그 결과는 아사나의 궁극적 목적을 위한 부산물이며 촉매제일 것”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이호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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