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 기반 클라우드를 생각한다는 KB국민은행

지난 8월, KB국민은행이 흥미로운 사업공고를 내놨습니다. ‘KB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 코어뱅킹 혁신 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이라는 사업입니다. 컨설팅 사업자를 선정해 국민은행 클라우드 전환 정책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코어뱅킹 혁신방안을 마련하는 내용입니다.

만약 컨설팅 결과대로 진행된다면 제1금융권 가운데 코어뱅킹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첫 사례가 되기 때문에 업계에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국민은행이 메인프레임을 유지할지 여부입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15년 전부터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로 전환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리눅스로 도입(U2L)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은행은 여전히 메인프레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때 유닉스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추진했다가 심각한 내홍을 겪은 바 있기 때문에 변화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도입을 목표로 하는 이번 컨설팅 사업이 공고되면서,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메인프레임을 다운사이징할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국민은행 측은 부인했습니다. 국민은행의 한 IT실무자는 “메인프레임을 다운사이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원하기 위해 코어뱅킹의 방향성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이 목표가 아니다”라고 완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국민은행이 컨설팅 사업자로 한국IBM을 선정한 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국민은행은 “코어뱅킹 혁신 전략의 방향성을 컨설팅하기 위한 사업자로 한국IBM을 선정했다”며 “내년부터 민첩성과 혁신성을 위한 최적의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민은행이 메인프레임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클라우드 전환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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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하는 메인프레임의 인프라를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실무자는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이 전제된다고 하면, 메인프레임을 클라우드 환경에 맞게 전환하는 인프라 구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인프레임 기반 클라우드라는 놀라운 기획이 구체화 되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비싸고 폐쇄적인 메인프레임을 이용해 저렴하고 개방적인 환경인 클라우드를 구축한다는 것은 마치 ‘뜨거운 얼음’이나 ‘싸구려 명품’ 같은 모순적인 표현처럼 들립니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사실 현재 클라우드의 역사를 따라 올라가면 메인프레임이 등장하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필요에 따라 자원을 할당하고, 가상 머신을 배포하는 건 클라우드가 메인프레임에게 배운 기술이죠. 이 때문에 IBM은 메인프레임이 클라우드의 조상이라며 메인프레임 기반 클라우드가 가능하다고 오래전부터 외쳐왔습니다.

AWS나 애저, 구글 클라우드와 똑같은 방식은 아니겠지만 메인프레임 위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장점인 확장성과 유연성을 구현하는 것은 실제로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수백, 수천만건의 트랜잭션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성능과 해커가 감히 넘보지 못할 보안성도 갖췄다면 금상첨화겠죠. 이 경우 국민은행이 메인프레임 기반 클라우드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다만 이를 실제로 구현한 기업은 적어도 국내에는 없습니다. 또다시 IBM이라는 기업에 묶인다는 단점도 무시 못할 것입니다. 국민은행은 유닉스 마이그레이션을 꿈꿨다가 IBM 지사장의 이메일 한통 때문에 엄청난 파장에 휩싸인 경험도 있습니다.

이 사업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코어뱅킹 클라우드 전환 사업 수행은 오는 2025년부터 이뤄질 계획입니다. 이는 국민은행의 IBM 메인프레임 사용 종료계약 시점과 맞물립니다. 이때 국민은행은 다시 한 번 IBM과 손을 잡을까요? 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가능성이 낮은 것 같진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메인프레임 환경을 지속했을 때 비즈니스 민첩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이번 컨설팅은 다운사이징이 목표는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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