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장애난 도쿄거래소와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차이는?

지난 1일 도쿄증권거래소(JPX)가 하루 동안 중단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조사 결과, 시스템 설정 오류로 비롯된 문제로 나타났다. 도쿄증권거래소는 매매정보를 보존하는 메모리가 고장났을 때 백업용으로 자동전환하는 설정이 안되어 있었던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도쿄증권거래소의 IT시스템인 ‘애로우헤드(Arrowhead)’는 x86 기반의 후지쯔 서버(PRIMERGY RX2540 M4) 약 400대로 구성됐다. 당시 문제가 된 것은 매매체결시스템. 이 시스템 중 ID와 비밀번호와 같은 사용자 정보 등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유디스크에 오류가 발생했다.

1호 공유디스크 장치가 고장났으나, 제어기구의 전환설정이 되어 있지 않아 2호 공유디스크장치가 활성화되지 못했다.(자료=도쿄증권거래소)

원래대로라면 백업용 공유디스크로 자동 전환돼야하지만, 설정이 되어있지 않아 자동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스템이 중단된 것이다. 도쿄증권거래소 측은 현재 설정을 변경해, 메모리가 고장나더라도 백업용으로 자동 전환되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의 책임소재는 아직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도쿄증권거래소와 제조사인 후지쯔 양측 모두 책임이있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는 제조사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업무 프로그램 운영의 문제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있다”며 “시스템 개발 시 모든 상황에 대한 테스트를 해야 한다. 시스템 안정성을 100% 보장할 수 없으니 거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IT인프라, 도쿄증권거래소와 닮은 꼴 

한국거래소(KRX)와 도쿄증권거래소의 IT인프라는 구성 측면에서 같다. 서버,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등의 하드웨어(HW) 인프라 장비를 기반으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으며, 각 시스템은 만일을 대비하기 위해 중복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거래속도 개선에 초점을 두고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한 목적도 같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4년 3월, 차세대 시장거래시스템 ‘엑스추어플러스’를 정식 가동했다. IT인프라는 HP의 x86서버, 레드햇 리눅스를 기반으로 구축했다. 스토리지는 히타치, 바이올린메모리  등의 올플래시를 도입했다. 성능 향상을 위해 선재소프트의 메모리 기반 DB도 도입했다.

한국거래소 IT시스템 구성도

한국거래소의 정보시스템은 크게 매매체결시스템을 비롯해 시장감시, 상장공시, 시장정보, 경영정보 등으로 나뉜다. 보안을 위해 각 시스템마다 3중 백업 시스템을 마련해 시스템이 중단되지 않도록 구성했다.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다른 디스크로 자동 전환하는 ‘페일 오버’가 이뤄진다.

한국거래소 IT인프라 담당자는 “디스크에 문제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설정하고 테스트를 수행했다”며 “개발 당시뿐만 아니라, 업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자동 전환이 이뤄지는지 종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도쿄증권거래소 중단 사건의 중심이었던 매매체결시스템의 스토리지는 히타치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도입했다. 또 3중 백업 시스템으로 구성돼 페일오버가 두 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한국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차세대 시스템 프로젝트 돌입

현재 한국거래소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인 ‘넥스트 엑스추어플러스’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14년 가동한 ‘엑스추어플러스’와 마찬가지로 거래처리 속도를 개선하는 ‘로우 레이턴시’에 초점을 맞췄다. 사업 규모는 약 1000억원 안팎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매매체결, 정보분배, 청산결제 세가지 시스템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재 매매체결시스템에만에만 거래처리 속도 개선이 이뤄졌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머지 시스템에도 거래처리 속도를 향상할 계획이다.

차세대 시스템은 두 차례에 걸쳐 가동된다. 1차적으로 오는 2023년 1월 설연휴에 매매체결시스템, 정보분배시스템을 가동, 2차적으로 같은해 9~10월 추석연휴에 청산결제시스템을 가동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한국거래소는 제안요청서(RFP)를 발행하지 않고, 코스콤과 수의계약을 맺는다. 이번달 안으로 코스콤과 계약을 체결, 곧바로 프로젝트 수행에 돌입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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