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의 바깥 나들이가 줄어들면서 모바일 게임 이용률이 크게 증가했으나, 실제 국내 게임사들의 현실은 밝지만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3년 전에 비해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에서 국산의 비중이 크게 줄고 있는데다  20~30대의 젊은 층도 국산 게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은 게임 개발자 출신의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사업실장에게서 나왔다. 전 실장은 15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연 게임포럼에 연사로 참석, 국내 게임산업의 현황을 분석하며 “위험에 빠졌으나 그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빗댔다.

전 실장의 문제 제기는 현상을 근거로 한다. 이달 들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무료 게임 이용 순위 100위 중 국내 게임은 단 17개에 머물렀다. 3년 전인 2017년 9월엔 총 55개의 국산 게임이 톱100에 들어갔던 것에 비하면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빈 공간을 채운 것은 중국 게임이다. 3년 전에는 톱100 안에 13개 밖에 들지 않았던 것이 올 9월에는 38개로 세 배나 늘었다. 국내 이용자들이 최근 국산보다는 중국 게임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여기에 젊은 층이 모바일 게임에서 이탈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 특수 상황에서도 30대 모바일 게임 이용률은 8.9%가 줄었다. 게임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진 젊은 층이 모바일 게임에서 이탈하는 것은 주로 ‘내수’를 바라보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에게는 치명적인 상황이다.

전 실장은 “20~30대 젊은 층의 게이머들이 모바일 게임에서 급속도로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젊은 게임 이용자 층에서 국산게임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이 아주 팽배한데 나는 이걸 ‘게임 포비아’라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전석환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사업실장. 전 실장은 이날 국내 게임사들이 부딪힌 현실을 조목조목 짚으며 “위험 불감증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국산 게임의 이용률이 줄어들고, 젊은 층이 외면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전 실장은 문제의 원인을 크게 네 가지로 봤다. 급격한 시장 변화 대응이 미흡했고, 양산형 모바일 게임이 주로 만들어졌으며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으로 게임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들었고, 인디게임까지 포화시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먼저, 급격한 시장변화 대응 미흡과 관련한 문제다. 최근 게임 시장은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내 게임사의 전략 변화와 대응이 미흡해 시장 선도권을 잃었다.

이 부분은 국내 모바일 게임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현황을 보면 대략 눈치 챌 수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같은 PC 온라인 게임은 글로벌 진출이 활발한데 비해 모바일 게임의 활약은 더딘 편이다. 올해 글로벌 상위 퍼블리셔를 보면 1위와 2위는 각각 텐센트와 넷이즈로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상위 10개의 퍼블리셔 안에 국내 기업은 넷마블 한 곳만 자리잡았다.

전 실장은 “중국 기업이 게임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앞지를 줄은 알았지만 저렇게까지 시장을 지배할 줄은 몰랐다”며 “그나마 위로받을 수 있는 부분은 2011년 빠르게 모바일 게임 전문회사로 탈바꿈한 넷마블이 10위 안에 들어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한 장르의 게임이 인기를 끌면 아류작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양산형 게임’의 문제와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을 바탕으로 하는 비즈니스모델(BM)도 문제의 원인으로 봤다. 게임을 하러 앱 마켓에 들어갔더니 모두가 비슷비슷한 게임만 만들어놨다면 이용자는 금새 흥미를 잃고 시장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더해 무한 과금 BM 구조 역시 20~30대 젊은 층에게는 게임에 대한 진입장벽 역할을 한다.

심지어 이전에는 게임 시장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던 인디 게임도 서로가 서로를 참고하고 베끼는 벤치마킹이 일어나고 있다.

전 실장은 “무한 과금 구조는 젊은 게임 층이 게임 안에서도 공정한 기회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면서 “양산형 게임이 많은데다 인디 게임조차 특유의 독창성과 변별력을 상실하고 있는데, 이러면 인디 게임이 있어야 하는 시장의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문제를 정확히 분석하면 해결책도 있다는 부분도 짚었다. 한국이 멀티플레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이라 불리며 쌓은 개발과 운영 경험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초고속 무선 인터넷망 같은 모바일 인프라가 잘 깔려 있다는 점, 중국 정부가 최근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 등을 기회 삼아 경쟁력 있게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멀티플레이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게임 트렌드를 이끌 오리지널 IP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이전세대 게임에서 만들어졌던 ‘리니지’나 ‘바람의나라’ ‘열혈강호’ ‘라그나로크’ 같은 게임 IP가 선전하고 있는데, 이후 게임 트렌드를 이끌어갈 국산 IP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려에서 나온 이야기다.

전 실장은 “게임사들은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과 건전한 BM을 개발하고, 인디게임사도 비주류 정신에 맞는 게임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개발자들이 잘 모르는 UA(User Acquisition)마케팅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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