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손컴퍼니가 동대문 패션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물류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9일 발표했다. ‘동대문 품고’라는 이름이다.

두손컴퍼니는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지 않는 소규모 판매자, 동대문부터 물류센터까지의 물리적 거리로 화물운송 비용이 부담되는 지방 입지 판매자를 동대문 품고의 주타깃으로 정했다. 동대문 사입 물류는 직접 수행하고 있지만, 이어지는 상품 분류 및 포장, 출고가 고민인 판매자 또한 잠재고객이 된다는 설명이다.

사입 이후의 동대문 물류 대행

두손컴퍼니가 서로 다른 도매상가에 방문하여 소매상의 상품을 ‘사입’하는 물류 프로세스를 직접 하진 않는다. 여기까진 소매상이 기존 쓰던 사입 대행업체를 알아서 이용하면 된다.

‘사입삼촌’이라 불리는 쇼핑몰 사입자들은 여러 도매상을 돌면서 고객 주문 상품이 담긴 작은 봉투(소봉)를 모아 큰 봉투(대봉)에 담는다. 이 대봉이 전국에 있는 쇼핑몰 사무실, 혹은 물류센터까지 이동하는데 두손컴퍼니는 이 과정을 대체하는 서비스를 만든 거다. 여러 사입자들이 모아온 대봉은 쇼핑몰 물류센터가 아닌 두손컴퍼니 남양주 물류센터까지 이동하고 개별 고객을 대상으로 포장 및 택배 출고하는 과정도 두손컴퍼니가 맡는다.

두손컴퍼니의 업무는 동대문 도매상에서 소매상 사입자가 모아온 상품 픽업부터 시작된다. 두손컴퍼니 간선차량을 통해 동대문에서 픽업한 상품을 자체 운영하고 있는 경기 남양주 물류센터까지 입고시킨다. 이후 두손컴퍼니는 입고된 상품을 검수, 분류하고 택배 출고까지의 업무를 대행한다.

요컨대 동대문 품고를 이용하는 온라인 판매자는 굳이 자사 운영 사무실이나 물류센터에 동대문 상품을 픽업하고 분류, 포장, 출고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진다. 새벽 도매상 방문 사입 물류만 해결하면 당일 오후 택배업체를 통해 두손컴퍼니 물류센터에서 물량이 각각의 상품 주문 고객에게 택배 출고된다. 고객 입장에선 택배업체의 물류가 터지거나 동대문 도매상에 재고가 결품인 상황이 아니라면 D+2의 속도로 주문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3PL 하기 어려운 동대문

동대문은 오랫동안 3PL업체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혔다. 주문후 생산 방식이 일반적이라 물류센터에 ‘재고’를 보관하기 어렵다는 이유가 첫 번째다. 기존 동대문 패션 소매상의 물류센터는 입고와 분류, 출고 작업이 거의 동시에 이어지는 크로스도킹(Cross Docking) 센터로 활용됐다. 물류센터에 선입고, 보관된 재고를 고객 주문이 발생한 후에 피킹, 포장, 출고하는 3PL업체의 방식과는 맞지 않았다.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바코드를 생성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화’가 어렵다는 이유가 두 번째다. 동대문 패션시장은 도매상이 판매하는 같은 상품을 여러 소매상이 이름과 모델만 바꿔서 판매하는 구조다. 요컨대 상품 이력관리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풀필먼트의 핵심으로 꼽히는 여러 소매상의 상품 데이터와 실물 재고의 일치를 만들기 힘들다.

문제를 풀어낸 방법

두손컴퍼니도 같은 문제를 인식했다. 두손컴퍼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대문 특화 풀필먼트 시스템 ‘DFMS(Dongdaemun Fulfillment Management System)’를 개발, 도입했다. 핵심은 ‘데이터’의 시작점을 전환하는 거다. 기존 두손컴퍼니의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는 데이터의 시작점이 판매자가 상품을 두손컴퍼니 물류센터에 입고할 때부터였다. DFMS는 데이터의 시작점을 ‘판매’에 맞췄다.

그래서 두손컴퍼니의 DFMS를 이용하는 판매자는 물류센터에 상품을 선입고하지 않아도 된다. 두손컴퍼니 시스템은 고객 주문 발생 이후 풀필먼트 이용 고객의 특정 상품 판매 데이터를 입고 요청 데이터로 변환한다. 이 데이터를 실제 소매상의 사입 요청 데이터와 비교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후 사입을 거쳐 물류센터에 실입고된 상품 재고와 사입 요청 데이터의 숫자가 다르다면 소매상에게 알람이 전송된다. 사입 실패에 따른 재고 불일치를 소매상이 사입 당일 아침 확인하여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박찬재 두손컴퍼니 대표는 “두손컴퍼니가 사입 물류를 직접 하지 않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판매 데이터에 집중한 것”이라며 “데이터의 흐름을 판매부터 시작한 게 중요한 레시피였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입고 정보를 거꾸로 받거나 사입 샘플 정보를 별도로 받아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됐을 것”이라 설명했다.

두손컴퍼니는 산발적으로 입고된 여러 동대문 패션 상품을 ‘데이터’화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마련했다. 데이터 크로울링 혹은 사전 시스템 등록을 통해 확보한 ‘상품 이미지’를 통해서다. 두손컴퍼니는 이 이미지를 기준으로 입고 상품이 실제 판매 상품과 일치하는지 분류 과정에서 확인한다. 문제가 없다면 시스템은 상품의 바코드를 자동 부여하여 크로스도킹 물류에 적합한 변동 로케이션 체계를 통해 상품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박 대표는 “우리는 사입물류를 직접 수행하는 업체(신상마켓)처럼 앞단의 데이터를 갖고 오기 어렵다. 그래서 바코드화의 핵심 포인트를 ‘이미지’라 봤다”며 “미리 등록된 판매단의 이미지를 시스템이 식별하고 사람이 검수하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된다. 쇼핑몰에 등록된 상품 이미지와 맞는 실물 상품을 이 과정에서 찾는 것”이라 말했다.

[참고 콘텐츠 : 신상마켓 동대문 바코드 프로젝트, 그 의미]

앞으로 바뀌는 것

앞으로 동대문 품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온라인 판매자들은 종이 장표로 확인하였던 상품 정보를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시스템에서 자유롭게 데이터 추출이나 판매량 분석 또한 가능하다. 시스템에는 미송(주문 예약), 샘플 구입 등 동대문 판매자에게 필요한 부가 기능도 구현됐다. 미송은 상품 재고 데이터와 실물 입고 데이터의 불일치를 확인한 판매자가 직접 도매상에 연락하여 수행한다. 샘플 구입은 두손컴퍼니 물류센터에 입고된 샘플 상품을 재차 온라인 판매자의 사무실이나 물류센터까지 전달하는 과정을 거친다.

동대문 품고 서비스의 단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존 두손컴퍼니의 풀필먼트 처리 비용인 1000원을 그대로 동대문 물류에 적용하기에는 입고 과정에서 추가 요청을 하고 있는 판매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두손컴퍼니는 테스트 과정을 거쳐 동대문 품고 서비스의 단가 체계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두손컴퍼니가 사입 물류를 직접 할 계획은 없다. 때문에 기존 사입 물류 프로세스를 잘 구축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있다면 두손컴퍼니와 협업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만약 동대문 패션 상품 중심으로 판매하는 유통채널이 있다면 그들이 수행하는 사입과 유통 영역이 두손컴퍼니가 수행하는 물류 영역과 겹치지 않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