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 소식이 잇따라 들려왔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는 금융전문 자회사를 설립하며 금융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세 곳의 공통점은 모두 보험 사업을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이버와 토스는 보험중개업(GA)을 계획하거나 진행하고 있고, 카카오는 직접 디지털 보험사를 설립해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세 기업이 디지털 보험업에서 경쟁구도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 NF보험서비스는 올 하반기를 목표로 ‘자동차 보험료 비교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보험사들과 제휴를 맺어 GA 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예비인가 신청에 앞서 사업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인수한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인바이유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비바리퍼블리카)도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를 통해 GA사업을 하고 있다. 보험설계사를 통한 비대면 맞춤 보장 분석을 지향한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올 연말까지 설계사 100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기존 디지털 보험사, 디지털 GA사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보험업에 뛰어드는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봤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빅테크 기업들이 이 사업에 투자하고 뛰어든다는 것은 시장이 검증됐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보험업이 비즈니스 모델로서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에서 각자 노선 걷는 빅테크 기업들

업계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각 플랫폼 특성에 맞는 사업전략을 선보이며 각자노선을 걸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알려진 토스인슈어런스의 경우 유일하게 디지털 GA 사업에서 설계사를 두고 있다. 기존 보험사들이 하던 전통적인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물론 설계사가 건당 인센티브를 받는 것이 아닌, 월급을 받는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보험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토스 인슈어런스는 설계사를 통해 고객에게 제휴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라며 “지금 토스가 송금, 증권, 인터넷전문은행 등 해야 할 사업이 많은데, 이 모든 것들을 비대면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설계사를 통해 사업하는 것이 토스에게 제일 적합한 비즈니스”라고 전했다.

네이버가 자동차 보험 사업을 노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자동차 보험의 특징은 의무보험이면서 상품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미 자동차 보험은 상당수 디지털화가 진행되어 있어, 사용자 니즈도 크다. 네이버는 기존 플랫폼 사용자들을 바탕으로 검색광고처럼 사용자 맞춤형 GA 사업을 할 것으로 점쳐진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미니보험을 만들어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과 연계할 가능성이 높다. 한 보험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 플랫폼 특성상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좋은 상품은 미니보험”이라며 “캐롯손해보험과 같이 특수하면서도 실생활에 필요한 미니보험 상품을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존 보험업 사업자들은?

캐롯손해보험은 1호 디지털손해보험사에 걸맞는 이색적인 디지털 보험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퍼마일 자동차보험은 이동거리를 측정해 매월 탄 만큼 보험료를 지불하는 상품으로, 출시와 동시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토스인슈어런스, GS홈쇼핑 등과 제휴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회사는 ‘스위칭 시스템’의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사용자가 보험이 필요할 때마다 스위치를 켜듯 버튼만 누르면 즉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스마트온 펫산책 보험, 해외여행 보험 등 다수 미니보험에 적용됐다.

지난 6월 출범한 2호 디지털손해보험사 하나손해보험은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디지털전략팀과 상품개발을 담당하는 디지털 추진팀을 뒀다. 하나손보는 앞으로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특화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 아울러 오는 28일 유상증자를 통해 디지털 종합 손보사로의 전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디지털 보험 사업에 나설 전망이다.

디지털 GA사 보맵은 보험상담, 가입절차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본격화하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 개인에게 최적화된 보험을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실손의료보험 상품군도 확대한다. 다음 달 하나생명과 함께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보맵 관계자는 “그 동안 사업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를 활용하고, 보험의 본질인 건강, 질병에 초점을 맞춰 알고리즘, 상품 등을 개발하면 더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문 열리는 디지털 보험

업계에서는 보험 사업의 디지털화가 본격적으로 촉발될 것이라고 봤다. 앞으로는 보험상품의 핵심인 비대면 건강보험, 실손보험의 상품 구색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에 설계사를 통한 대면 보험상품 판매 방식도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설계사를 통한 보험 상품 가입은 더 꺼려지고 있는 반면, 보험 가입에 대한 니즈는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맞춤형 보험상품에 대한 니즈가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보험업계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참전으로, 디지털 보험 사업이 원년을 맞을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보험 업계 관계자는 “대형 사업자들이 시장에 참여한 것은 좋은 신호로, 앞으로 시장의 파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보험상품도 이커머스처럼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