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편인증 속속 도입하는 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사설 간편인증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크게 ▲오픈뱅킹 계좌 등록 ▲비대면 계좌 개설 ▲농협 전계열사 통합 로그인 부문에서 간편인증을 도입한다. 그 중 오는 9월, 오픈뱅킹 계좌 등록 간편인증 서비스가 첫 결과물로 공개될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이번 달 초 이동통신사 간편결제 앱 패스(PASS) 도입을 위해 이통사, 핀테크 보안기업 아톤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모바일뱅킹 올원뱅크에 패스를 도입해 회원가입, 인증절차 등 편의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도입 시기는 9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통합 간편 본인확인 서비스인 패스는 앱에서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고 비밀번호, 지문, 홍채 등 생체인증 등으로 본인인증을 할 수 있어, 편의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다만 패스는 올원뱅크의 모든 인증에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회원가입, 오픈뱅킹 출금이체 동의 시에만 사용할 수 있다. 패스는 농협은행 모바일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인증 수단 중 하나인 셈이다.

농협은행의 올원뱅크센터셀 기병석 차장은 “오픈뱅킹 계좌 등록 시 ARS 통화에만 몇 분이 소요되는데, 패스를 사용하면 빠르고 간단하게 인증을 할 수 있다”며 “또 올원뱅크에 가입할 때 패스로 인증하면 고객 동의 하에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되어 간편하게 회원가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농협은행이 인증 수단 중 하나로 패스를 선택한 것은 ‘범용성’ 때문이다. 이통3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패스 가입자는 3000만명 이상이다. 사용률이 높고 이통사에서 직접 고객지원, 보안 서비스를 하고 있어 농협은행 측에서는 범용성과 고객지원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패스 외에도 농협은행은 다양한 사설 인증수단 도입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블록체인 기업 아이콘루프의 탈중앙화신원인증(DID) 플랫폼인 ‘마이아이디’의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DID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원증명, 신원인증 서비스다. 중앙 시스템에 통제받지 않으며, 블록체인에 개인정보를 저장해 필요할 때 개인키를 입력해 본인을 증명하는 기술로,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규제샌드박스에 지정된 마이아이디는 최초 1회 비대면으로 금융기관의 실명확인을 거쳐 사용자 단말기에 개인정보를 저장해, 비대면 계좌개설 시 저장된 정보를 제출한다. 마이아이디는 농협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은 전 계열사의 회원가입과 인증을 통합하는 간편인증 서비스도 도입한다. 농협 계열사 수만큼 앱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사용자 편의성과 관리 측면에서 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농협의 모바일 앱 가입자 수는 중복을 포함해 NH스마트뱅킹 1600만명, NH콕뱅크 600만명, 올원뱅크 500만명이다. 또 구글플레이 스토어에만 등록된 농협 계열사의 앱만 30개가 넘는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범농협 계열사, 관계사 등의 인증·회원가입을 연동을 위해 간편가입 인증 서비스 ‘NH 원패스-인’을 구축해 적용할 계획이다. ‘NH 원패스-인’에는 국내 보안기업 라온시큐어의 개방형 인증 통합 플랫폼 ‘원억세스’가 도입된다. 원억세스는 분산된 개별 업무 시스템에 사용자 인증수단을 표준화해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인증서, 지문·안면, 핀번호, OTP 등 다양한 인증 수단을 지원한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원억세스는 개방형 국제 표준기술 ‘오쓰(OAuth) 2.0’을 기반으로 해 여러 앱 호환이 가능하다”며 “사용자들은 농협 계열사 서비스를 하나의 아이디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농협은행은 이번 패스(PASS) 도입에 대해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를 폐지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올원뱅크센터셀 기병석 차장은 “현행 전자서명법 2조2항(“전자서명”이라 함은 서명자를 확인하고 서명자가 해당 전자문서에 서명을 하였음을 나타내는데 이용하기 위하여 해당 전자문서에 첨부되거나 논리적으로 결합된 전자적 형태의 정보를 말한다.)에 따라 지금도 사설인증을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협은행 측은 자체 간편인증 도입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본인인증을 위해서는 문자 인증처럼 통신사를 거칠 수밖에 없다”며 “이번 패스 앱 도입도, 통신사 서비스의 확장 개념”이라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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