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판매자도 ‘쿠팡식 당일배송’ 할 수 있다

네이버의 두 번째 풀필먼트 투자사 두손컴퍼니가 오전 9시 이전에 상품을 주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오후 9시까지 당일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어디서 많이 본 타임라인인데 정확히 쿠팡이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당일배송’ 타임라인과 일치한다. 요컨대 쿠팡이 아닌 이커머스 판매자도 두손컴퍼니의 풀필먼트 서비스 ‘품고’를 이용하고 있다면 쿠팡식 당일배송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품고와 연동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도 쿠팡식 당일배송 진출이 가능하게 된다.

두손컴퍼니는 마케팅 포인트로 ‘쿠팡 당일배송’을 저격했다. 두손컴퍼니가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은 <두손컴퍼니 ”쿠팡 外 셀러들도 1990원에 당일배송 가능해진다“>다. 근데 쿠팡은 내부에서 당일배송이라는 용어를 안 쓰는 건 함정이다.

물론 두손컴퍼니의 당일배송은 쿠팡식 당일배송과 구현방법이 다르다. 쿠팡은 자체 구축한 물류센터에 당일배송에 적합한 상품군을 재고로 구비해두고, 쿠팡맨, 쿠팡플렉스 등 로켓배송 네트워크를 통해 배송을 완료한다. 두손컴퍼니는 이륜차 물류기업 ‘체인로지스’와 협업을 해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구현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기존 두손컴퍼니의 택배 출고 프로세스를 ‘체인로지스’ 출고로 바꾼 거다. 두손컴퍼니는 오전 9시까지 취합된 당일배송 주문건에 대한 출고 작업을 준비한다. 출고 준비가 끝난 상품들을 체인로지스가 간선차량을 활용하여 하루 2회 픽업하여 체인로지스 서울 용산 물류센터로 옮긴다. 이렇게 모인 여러 상품을 체인로지스 이륜차 라이더가 고객에게 순회배송하는 구조다. 기존 한 건씩 배송하던 이륜차 퀵서비스를 ‘여러 건’을 배송하는 구조로 바꿔 조금은 느리지만 건당 4000~5000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진다.

건당 1990원 당일배송, 가능해?

파괴적인 건 두손컴퍼니가 제시한 당일배송 요율이다. 프로모션 요금이긴 하지만 2020년 연말까지 건당 1990원이라는 금액에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택배보다 빠른 당일배송인데 심지어 택배보다 저렴하기까지 하다.

물론 이런 가격에 이륜차 퀵서비스를 제공하면 업체는 망한다. 체인로지스가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해서 저렴한 가격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1990원까지는 아니다. 지속적인 운영이 불가한 가격이다.

두손컴퍼니가 이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이유는 자체 프로모션 비용을 소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두손컴퍼니는 당일배송에선 비용을 쏟더라도 신규 풀필먼트 고객사를 유입하고 기존 고객사의 이탈을 막음으로 이익을 만들 구멍을 찾을 수 있다. 기존 두손컴퍼니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사만 당일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제한 사항을 참고해야 한다. 실제 당일배송 외에 물류 처리 비용은 1990원과는 별도로 고객사에 과금 된다.

두손컴퍼니 관계자는 “소비자는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퇴근길에 문 앞에 놓인 상품을 받아볼 수 있어, 택배를 통해 제품을 받을 때보다 1~2일 가량 빠르게 제품을 수령할 수 있다”며 “이로써 소비자들이 쿠팡 이외의 쇼핑몰에서도 마치 ‘로켓배송’과 비슷한 구매경험을 할 수 있게 되므로 이커머스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한편, 체인로지스는 두손컴퍼니 외에도 몇 개의 풀필먼트업체와 당일배송 서비스 연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체인로지스는 지난 5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브랜디’와 협력하여 오전 8시까지 주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오후 8시까지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동일한 맥이다. 당일배송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풀필먼트 경쟁의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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