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분야에서 에듀테크라는 단어를 자주 들을 수 있다. 기술을 통해 교육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학습이 활성화되면서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데 IT를 활용해 교육을 혁신하려는 시도가 최근에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7~8년전까지만 해도 이와 같은 시도를 ‘e러닝’이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e러닝 대신 에듀테크라는 단어를 쓴다. e러닝과 에듀테크는 말만 바뀐 것일까, 아니면 접근법이 달라진 것일까?

에듀테크 컨설팅 기업 러닝스파크 정훈 대표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정 대표는 한국교육학술원(KERIS), SK C&C 등에서 교육정보화 관련 일을 해온 전문가다.

“e러닝이 기존의 오프라인 강의를 온라인에 옮겨놓기 위한 접근이라면, 에듀테크는 단순히 학습을 효과적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기술로 교육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달리 하는 것입니다”

정 대표는 e러닝과 에듀테크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강의를 동영상으로 찍어서 단순히 온라인에 올려놓는 것은 과거 e러닝의 모습이다. 반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서 학습의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학생들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 구글 엑스페디션에서 VR로 학생들이 남극이나 우주를 간접적으로 탐험하는 것은 에듀테크다.

정 대표는 앞으로 10년 후에는 교육 자체를 AI가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생님은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이 아니라 AI를 모니터링 하다가 시그널이 이상하면 알고리즘을 바꿔본다거나 학생들의 정서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학생들의 행동과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 대시보드를 보면서 학생들의 지식수준, 행동패턴을 데이터로 분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의사의 역할과 비슷하다. 현대의 의사들은 의료정보시스템에 등재된 데이터와 각종 사진을 보면서 진단하고, 처방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는 에듀테크에 대한 관심을 더욱 극대화했다. 이제 온라인 수업, 원격수업은 아이들의 일상이 됐다. 단순히 인강(인터넷 강의) 수준을 넘어 에듀테크로 발전할 기회다.

“오프라인에서 하던 수업을 그대로 줌(ZOOM)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는 하지 못했던 다양한 수업 방법이 등장하는 것이 에듀테크입니다.”

일례로 최근 남양주의 한 학교 선생님과 제주도 학교 선생님이 공동 수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한 선생님은 남양주에 있고 다른 선생님은 제주 유채꽃밭에서 수업을 했다. 경북의 한 고등학교는 제2외국어 선생님을 구하기 힘든 주변학교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수업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일단 (온라인 수업을) 해봤다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한 경험입니다”

정 대표는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도 각종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IT기술은 존재했고, 학교에도 그런 것들을 도입할 수 있는 구매비 운영비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불확실한 행동, 튀는 행동을 싫어하는 학교의 보수적인 문화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경험으로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것이 더이상 튀는 행동이 아니게 됐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특히 기존의 정부기관이 새로운 에듀테크 시대에 앞에 나서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시기에는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툴을 이용해 온라인 등교를 진행했다. KERIS의 e학습터나 EBS의 온라인클래스 이외에도 구글 클래스, 줌, 네이버 밴드 등 다양한 도구가 활용됐다. 이 툴을 써보다가 부족하면 저 툴을 쓰기도 하고 이 툴과 저 툴을 융합해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급한 불을 끄자 ‘원플랫폼’ 이야기가 나온다.정부가 하나의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만들어 각 학교에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공성이 중요한 교육을 좌지우지할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민간 기업의 것에 의존하면 안된다는 접근이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완장 찬 조직이 나서면,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 과거와 같은 모습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잡아주고 선생님들이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더 재미있는 수업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오프라인 수업을 온라인화 하는 방식을 넘어 각 수업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다양한 방식의 수업이 실험돼야 하는데, 이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도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구글 같은 거 만들테니 다 들어와서 함께 하라고 한다면 들어갈 기업이 많지 않을 겁니다. 정부의 무수한 실패를 봤는데 거길 왜 들어가겠어요. 그냥 영어, 수학 하는 게 낫죠. 정부는 지원만 하고 거버넌스 체계만 만들면, 기업들이 그 안에서 경쟁하고 솔루션을 만드는 방식이 되어야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